맥베스 보고 왔습니다.

2015.12.06 17:20

지루박 조회 수:1954

아마 다음주 어느 정도 지나면,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춰버릴것 같기에

어제 보고 왔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2시간 동안 좋은 연극 보고 온 느낌이었어요.

광활한 스코틀랜드 (원작처럼 촬영 장소가 스코틀랜드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의 풍경을 담은 뛰어난 영상미

그리고 original score도 처연하니 마음에 들었습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좋았구요.

특히 맥베스역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정말 어떤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그 표정 하나하나, 광기와 두려움에 사로 잡힌 이 배우의 연기력에 정말 반했습니다. 

뭐 보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도 좋긴 했는데, 마이클 패스벤더 처럼 몰입이 느껴지지는 않았었고

레이디 맥베스가 아니라, 레이디 맥베스처럼 보이려고 하는 느낌? 악하게 보이려는 느낌을 좀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던컨왕을 죽일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맥베스에게 결단력을 부여해주는 부분에서도 와닿지가 않았었어요.

그렇다고 영 연기가 별로였다거나 미스 캐스팅이라는건 아니구요. 그냥 기대했던 만큼의 열연은 아니었어요. 

제 귀가 막귀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프랑스 억양도 좀 남아있던 거 같아서 몰입이 안되었던것도.. 


뭐 전체적으로는 꽤나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현대극이나 어설프게 각색하는 것 보다 차라리 이런 정공법의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보니까 클래식함이 절절히 묻어나더군요. 

특히, 명대사들이 많았는데.. 원작을 거의 그대로 따라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죽음이나 반란, 정치적 결단력등 이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행위나 대화의 무게감이 꽤나 무거운 편인데

이런것들을 다루는 대사 하나하나가 어쩜 저런 단어들과 비유력으로 점철이 된걸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더군요. (결론은 셰익스피어 만세?)

엔딩 부분에서 뒤의 한 여성분이 풋~ 하고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만 안들리게 해주셨다면

그 감흥은 몇배가 되었겠지만요..

영화 보고 나서 itunes로 접속해서 영화 ost를 들으면서 집으로 왔어요.

스산하고 처량한 초겨울 날씨와 너무 잘 맞아서 종종 들으려고 합니다.

좋은 선택이었어요. 

어떤 분이 극장 홈피에 1점짜리 별점 주며 잠오는 줄 알았다고 혹평을 써놓으셔서

어제 보러 갈까 되게 망설였었는데 잘 본거 같애요.

나중에 시간되면 집에서 맥주 홀짝 홀짝 마시면서 한번 더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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