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북한과 오토바이

2015.06.12 11:15

말하는작은개 조회 수:1338

오늘의 꿈에서는... 누군가에게 쫓겼어요. 재벌들이였죠. 신데렐라처럼 재벌3세 아가씨들에게 미움을 받아 쫓기고 있었어요. 이유를 까먹었는데 그녀들은 저를 아니꼬워했고 죽이고 싶어했어요. 현실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재벌이 주목할 만큼 커다란 일을 한적도 없다는게 문제지만요. 꿈에서 재벌2세와 재벌3세들을 여럿 만나고 재벌4세 남아의 베이비시터를 해주었었는데 그 남아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만한 연령대의 아이여서 같이 놀아주었고 재벌3세가 저의 공을 치하하며 왕이 하는 것처럼 상을 내리고 저는 그것에 기뻐하고 그런 꿈이였는데 어쩌다가 쫓기게 되었는지 원 모르겠어요. 저는 열심히 도망쳤어요. 하지만 도망쳐도 도망쳐도 그들이 따라왔어요. 숨을 곳을 찾다가 어느 로드샵 옷가게를 발견하여 들어가서 옷장속에 숨었는데요. 옷장속에 숨는순간 이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현실이요.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몸이 투명해지고, 관전하듯이 현실을 볼 수있었어요. 해리포터의 터널역할을 하는 옷장과 비슷해보이지만 조금 달라요. 옷장에 특별한 능력이 있는게 아니라 제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거였어요. 저는 드디어 세상에서 숨을 수 있었어요. 재벌3세 아가씨가 와서 뾰로통하게 옷장을 열어보더니 "뭐야, 여기 없잖아"하고 나갔어요.


저는 현실로 돌아와서, 아직 재벌들이 저를 쫓고있으니 몸을 숨길 수 있는 개체를 찾으려 했어요. 사람 속에 숨으면 현실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현실과 이어져 있을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볼드모트처럼, 사람의 몸에 붙어있으면 현실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현실을 벗어날 수 있어 아무도 저를 찾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한몸에 영혼이 두개 담겨있다고나 할까요? 정신이든, 뭐든. 두개의 정신을 가진 하이브마인드가 되는 거에요. 제가 하이브마인드를 가지게 된 것을 알자 재벌들은 생각을 바꾸었어요. 현실에서 재벌의 투자를 받아 활동하는 아이언맨같은 히어로가 있었는데 그 히어로의 몸안에 들어가서 하이브마인드의 기능을 하면 훨씬 히어로의 성능이 올라갈 거라는 이야기였어요.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을 할수있으니까요. 그래서 제안을 받아들여 히어로의 하이브마인드가 되었어요.


그런데 뒷 이야기가 있어요. 제가 하이브마인드를 할 수 있는 걸 알게된 북한의 한 종교교주가 있었어요. 그 종교의 교리는 뭐냐면 단군신화가 사실은 예수였다 같은, 한국신화와 기독교를 적절하게 섞은 것 같은 거였는데 현실에도 이런 종교가 있을법한데 진짜로 있는지는 모르겠고요, 그 종교교주가 저에게 자원봉사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북한에 한 계곡인지 은신처에서 수련을 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사람이 북한에서 종교가 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고있다, 같이 구하러 가자, 당신이 있다면 좀 더 든든할 것 같다, 그래서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 그와 하나가 되었어요. 우리는 날아서 같이 북한으로 갔는데 은신처로 다가가다가 북한군인들에게 총을 맞아 죽고 말았어요. 저는 그의 몸에 기생한 존재였기 때문에 죽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그는 피를 흘리며 절벽으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정말 안타까웠어요.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빛을 찾으려 했는데.

저는 하늘을 날아 대한민국으로 돌아왔어요.

하늘에서는 어디가 한국이고, 어디가 북한인지 몰라 방향을 못잡아 북한군과 마주치기도 했고 중국으로 가기도 했어요.


여기까지 꾸고 다시 일어나서 벽지를 바라보다가 다시 잠들었는데


가족들과 뷔페를 먹으러 가는 꿈이였어요. 중식부페같았는데. 중식부페라고 중식만 나오는 게 아니라 중식에 중점을 둔 부페요. 가족들과 심드렁하게 앉아서 부페를 먹고 있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았어요. 짜증과 침울한 분위기 속에 애써 분위기를 돋구려 하는 몇몇 사람의 애드립이 이어지고 그래도 우울한 공기는 바뀌지 않는거죠. 뷔페에 왔으면서... 저는 기쁜 것을 찾으려 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새로운 맛있는 음식을 찾으러 뷔페음식이 산처럼 쌓여있는 쪽을 향해 걸어갔어요.


샤브샤브, 중국의 간장치킨 같은 것, 뷔페쪽에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했다고 싸놓은 계란과 참치 샌드위치... 많은 음식들이 쌓여있어서 접시 하나를 집어들어 담았어요. 꿈에서는 접시를 집기 어려웠는데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려 해서 그랬어요. 고기바 쪽으로 걸어갔는데 뜬금없이 그곳에서 국내 운동선수가 코치와 함께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김연아인지 아사다마오인지 급의 한 소녀였는데 새침하고 무서워보이는 이미지였어요. 그녀는 훈련에 방해가 된다고 지나가는 저를 귀찮아하며 쫓아내려했는데 훌라후프를 던지고 받았던 걸 생각해보니 리듬체조 선수였던 거 같아요. 아무튼 그곳에서 리듬체조 훈련을 한다는 게 말이 안되지만 저는 일단 그녀가 먼저 공간을 차지 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려워하며 비켯어요. 후프를 맞지 않게 조심하면서. 그리고 뷔페를 한바퀴 돌아 뷔페의 끝자락으로 가니 짜장면이 있었어요. 이 뷔페의 짜장면은 맛있다 했어요. 짜장면만 팔기도 했지만 뷔페시간에 들어오면 짜장면을 무제한 먹을 수 있다는 규칙이 있었어요. 하지만 조금 담았어요. 가족들에게 "여기 짜장면이 그렇게 맛있다면서!" 하고 맛보여주려고 조금 기대하면서 가족들에게 걸어갔는데 가족들은 이미 다먹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젓가락이 아닌- 엄지와 검지로 짜장면을 집어 비빔밥 버무리듯 양념과 버무린다음 한사람한사람의 입에 짜장면을 넣어주었어요. 아기에게 하듯이. 가족들은 과연 맛있다는 반응을 보여서 기뻤어요. 저는 기뻐했어요.



우리는 뷔페 입구에서 몇가지 이야기를 나누다 조금 다툼이 있었고 아버지가 먼저 차로 가있겠다 했어요. 우리는 다시 뷔페로 들어갔다가 못먹었던 음식을 먹고 다시 나가기로 했어요. 현실에서는 이미 계산을 마치면 그럴수야 없지만. 아무튼 먹고 나와서 아버지가 차를 대었다는 쪽으로 걸어가니 인사동거리의 느낌이 나는 골목 사이 깊은 길에 차를 대두었어요. 누군가가 대놓은 오토바이 두대때문에 우리들은 힘들게 그곳을 지나갔는데 나오려고 보니 오토바이 때문에 차가 나올수가 없어서. 오토바이를 들어서 건너편 골목으로 임의로 옮겨놓았는데 주인이 왔어요. 세일러문의 새턴같은 느낌의 냉미녀 여자애였는데 오토바이가 긁혔다고 화냈어요. 그녀가 긁혔다고 주장한 곳을 보니 원래 그랬던 거 같았어요. 저는 꿈에서 진짜로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네가 원래, 네가 원래 오토바이 막 굴려서 오토바이에 흠집이 많은걸 나한테 떠넘기면 어쩌자는 말이야!" 솔직히 속으로 반은 의심이 갔어요. 내가 정말 오토바이를 긁게 한건가? 싶어서요. 오토바이를 골목에서 들고나올때 벽에 조금 스치긴 했는데 기스가 날정도는 아니였다고 생각했어요. 사실은 오토바이의 재질이 얼마나 연한지 몰랐기 때문에 제가 긁었을 수도 있다고 아차 생각했어요. 그런데 소녀가 오토바이를 막 굴리는 타입은 맞는거 같았죠. 원래 기스가 많던 것도 맞고. 오토바이를 타고 사고가 몇번 났던 거 같았어요. 소녀는 기가 막혀 하면서 저를 위아래로 훑어봤어요. 그녀는 교복을 입고 있었어요. 코웃음을 쳤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정말 네 말이 맞다고 생각해? 그래?"


저는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다고 네 착각일뿐이라고 싸웠어요. 그리고 오토바이가 나때문에 기스난 걸 증명해보라고 했어요. 그럼 믿어주겠다고 했어요. 증명할 수가 있나요. 오토바이를 이전에 찍어놓지 않은 이상 어떻게 증명할 수가 있겠어요.


결국 그녀는 포기했는지, 경찰서에 가려고 했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자기 매니저와 함께 떠났어요. 여기서 매니저라는 건, 그녀가 연예인이였거나 재벌3세라서 붙어있었던 어떤 사유가 있었던 거 같아요. 그녀가 앞에 타서 운전을 하고 매니저가 뒤에 타서 그녀의 허리를 잡았죠. 그렇게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끼쳤어요. 그녀는 제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갔는데 그 눈의 깊이가 심연같고... 올빼미 같은 눈빛이였어요. 사람이 숨을 쉬면 눈빛이 오락가락하는데, 숨을 쉬지 않고 눈빛을 쏘는 거 같아 무서웠고 저의 내부까지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어요. 마음을 들킨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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