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0 14:56
인생에 좋은(?) 변곡점이 생길때마다 한번씩 듀게에 글을 썼어요.
트위터를 하게된 이후로는 예전만큼 자주 들어오지 않습니다만 그 트위터도 요즘은 거의 안하는지라
다시 가끔씩 듀게에 들어옵니다.
듀게는 자기검열을 많이 하게 되는 게시판이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몇배는 허접한, 자다가 이불을 걷어찰만한 이야기도 쓴적이 많으니
오늘도 가벼운 마음으로 신변 잡기를 늘어놔봅니다.
미국에 와서 살게된지도 어느덧 2년이 넘었습니다. 시간이 참 빨리가요.
그동안 한국에서의 삶과 미국에서의 삶을 개인적으로 비교해보는 글도 몇번 쓰려고 시도해봤지만
게으르기도 하고 막상 미국에 와보니 수십만의 한인들이 이미 다 겪고 아는 일을 내가 얼마나 안다고 쓰나 싶기도 헤서
포기하게 되더군요. 그냥 신변잡기가 제일 편하네요.
사람이 참 간사하다고 느끼는게 고작 2년만에 이곳의 풍경이 더 이상 이국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냥 평범한 동네 같아요. 10년을 산것도 아니고 2년만에 이렇게 되다니 누가 들으면 비웃을 이야기지만
간사하게도 그렇습니다.
이주 전쯤 영주권이 나왔어요.
한국을 떠날때 해외에서 살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떠나긴 했지만
흔히 말하듯 이 나라가 답이없어서, 지긋지긋해서 떠난것은 아니었는데
막상 떠나서 사니 조금씩 이곳이 편해집니다. 박근혜, 세월호, 메르스로 이어지는 사건 사고들 때문이기도 한것 같구요.
트위터에서 유명한 한인 1.5세 분은 이방인으로 주변부에서만 맴도니 미국의 문제를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어서 편한거라고 말씀하시던데
어떤 의미에서는 이방인으로 내맘대로 이기적으로 사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이곳의 한인분들 중에는 영주권이나 시민권등 신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엄청난 벼슬이라도 되는 양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해 하면서도 좀 우습기도하고 속으로 난 한국가도 상관없다며 쿨내 풍기며 뿌듯해 했던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주권이 나오거나 말거나 시큰둥했던것도 있었는데 그래도 막상 나오니 삶에 옵션이 더 다양해진것도 있고
이곳에서의 생활이 자리잡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사실 영주권보다 몇배 뿌듯한 일은 내집 마련입니다. 그것도 마당 넓은 이층집이구요.
양가 부모님께 물려받은거 없이 결혼 7년만에 내집마련했다는게 자랑스럽습니다.
8살때부터 마당 넓은 이층집에 사는걸 로망으로 생각했었는데 24살 즈음에는 현실을 깨닫고 반쯤 포기했던 꿈이에요.
어쩌다 미국에 오게되어서 평생의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 집 열쇠를 받았어요.
할일이 많지만 오늘은 듀게에 자랑이나 하고 온디멘드코라아에서 밀린 한국 프로나 보고 잘까 합니다.
듀게는 알아서 잘 굴러가겠죠. 몇년만 더 지나면 20년쯤 되지 않나요?
앞으로도 간간히 신변잡기나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여기아님 어디가겠어요.
둘째가 3살 되어가니 시간도 여유있어지네요. ㅎㅎㅎ
2015.06.20 15:12
2015.06.20 15:15
평생의 꿈을 이루셨다니 축하드려요:) 저는 한국에 있을때도 항상 속해있지 못한 느낌이었어서 여기서 저를 이방인으로 보든 어떻든 겉으로는 오지랖 덜 한 미국이 조금 더 편하긴 하더라구요. 개인마다 다르고 친해지면 또 다른얘기지만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제가 서부에 살아서 그렇게 느끼는건지...또 동부에서 온 사람들 말로는 동부는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2015.06.20 15:24
2015.06.20 15:41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래된 신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15.06.20 15:42
이제 집을 가꾸고 유지하는데 사용 할 갖가지 공구들을 차고에 들여놓게 되겠군요. 축하 드립니다. ^^
2015.06.20 17:23
오랜만에 로그인했어요. 레옴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벌써 2년이나 되었나요.. ;ㅁ; 마당넓은 2층집이라니, 참 부러워요 ^^
건강하게 지내셔요!
2015.06.20 18:09
애 많이 쓰셨습니다. 누군가는 뭔가를 이루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기쁘기도 하고 반성도 됩니다 :)
다른데 비슷한 글들이 많다 할지라도 듀게에는 없으니, 부디 종종 올려주십시요 ^^
2015.06.20 18:41
2015.06.20 20:06
2015.06.20 20:31
부럽부럽
2015.06.20 20:59
2015.06.21 09:54
영주권도 새집도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어서 그런지 매우 부럽습니다..
(캐나다도 힘든데 그 힘든 미쿡에서.. ㅎ)
여름이라 야드에서 바비큐 구워먹고 아기 위해 풀장이랑 미끄럼틀도 마련해 놓고 햇빛 쬐면서 책도 읽고... 아우 좋으시겠어요!
행복한 하우스 생활 만끽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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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행복을 차근차근 쌓아 올려가는 사람을 보는 것은 참 흐믓한 일이기도 하고 부러운 일이기도 하네요.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