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한지 이번 달로 11개월 째입니다. 원래 우리 부부가 출국할 공동 블로그를 운영해볼까 생각해봤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그러하지 못해 따로 체류기를 기록하지 않았습니다(아마 체류기는 우리가 나눈  수많은 밤의 대화와 맥주 속에 남아 있겠지요)

 

근데 이틀 듀게 어느 분이 쿠바 가기  제가 남긴 글을 보고 쪽지를 보내오셨는데  그분도 쿠바 여행 생각이 있다고 대화를 요청하셨습니다. 그래서 쪽지로 말씀드릴까 하다가 번거롭기도 하고 무엇을 말씀 드려야 할지도 몰라서 그냥 일괄적으로 글을 쓰기로 합니다. 글에서 부족한 실용적 정보는 댓글이나 다른 사이트를 참고하셔서 구할 있으리라 보고 제가 이야기는 일종의 간단한 인상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1. 쿠바에 가는가

 

사람들이 쿠바에 가 이유는 다양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어느 작가는 단지 한가지 증상만 지적했습니다. 여행이라는 스펙을 쌓거나 유명한 곳을 찍는 식의 여행은 적어도 쿠바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비용과 복잡함을 감안해보면 위의 이유로는 가격대비 성능이 너무 나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칸쿤 밑에서 만난 쿠바를 몹시 사랑하는 어느 분은 흔히 쿠바 여행에 대한 정보를 묻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제일 먼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젊은 여행자의 경우 대부분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지 않는데 그럴 경우 이런 식의 말을 해주곤 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쿠바에 이유가 없고 따라서 정보도 필요 없다고.

 

2. 쿠바에 가야 하는가

 

사람들이 쿠바에 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저에게 가장 이유는 쿠바 사회 시스템에서 미래의 대안을 있을까라는 궁금증과 미국과 수교가 이루어진  시점에 쿠바 사회의 변화를 조금이나마 현지에게 느껴볼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위의 작가분은 저와는 조금 다른 측면(문화나 여행)에서 쿠바 사회를 연구해보고 싶다고 했고, 칸쿤에서 만난 여자분은 살사와 음악에 빠져서 곳을 그리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저는 풍광과 음식 흔히 여행에서 거론되는 것들을 생각해볼 쿠바가 그리 유니크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3. 실제로 우리가 여행했던 지역들

 

11일을 있었는데 아바나(구시가지, 신시가지:베다도지역) 4, 서부에 있는 비날레스 3, 동부에 있는 트리니나드 2, 바라데로 2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날레스가 산간지역이라 서늘하고 좋았고 바라데로는 우리가 가본 쿠바 지역들 중에 가장 개발이 잘된 곳이라 쾌적했습니다. 나머지 지역(아바나 구시가지 트리니나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소위 삐끼와 적어도 여행객에겐 대단히 불합리한 시스템에 시달려야 합니다(그래서 흔히 상당수가 쿠바에 들어온 직후 감옥에 갇혔다라는 표현을 쓴다고 합니다)

11 동안을 대부분 하루를 제외하고 까사에서 숙박했고 전반전인 물자부족과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의 혹서, 그리고 스페인어가 어느 정도 되지 않으면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을 여러 경험하였습니다. 통화체계, 까사시스템, 지역간 이동 구체적인 상황은 쿠바관련 카페에 가시면 쉽게 접하실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쿠바 여행에 대한 나름의 평가

 

미국으로 복귀하고 나서 쿠바가 어떠했냐는 지인들의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답은 좋고 나쁘고가 아니고 복잡하다입니다. 이유는 쿠바 자체도 복잡하지만 여행하는 자신도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좋고 나쁘고 불편하고 편하고 관능적이고 퇴폐적이고 사회주의이면서 욕망에 그득한 자본주의의 초기 형태를 보이는 이런 복잡함을 견딜 있는 분이라면 쿠바는 한번 볼만 합니다. 사실 우리 부부가 여행한 수많은 빠져 나오자 마자 뭔가 모르게 다시 그리워지고 분명히 물리적으로 당분간은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같은 예감이 곳은 여기가 유일했습니다.

 

5. 슬픈 열대를 돌아본 가지 단상

 

쿠바 여행은 11일이었지만 우리의 이번 전체 여행은 한달 간이었습니다. 멕시코 밑에 있는 벨리즈라는 조그만 나라에서 시작하여 멕시코와 쿠바를 보고 왔지요. 확인한 것은 슬픈 열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많은 서양 여행자들로 뒤덮힌 휴양지 열대나라들의 그늘입니다.

 

우리가 머무는 어느 숙소에서나(쿠바제외) 말도 되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현지인 여행업 종사자들을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무슨 의미일까라는 질문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비할 없이 아름다운 열대의 바다를 앞에 두고 뒤로는 그들의 혹독한 삶을 느껴야 하는 비애감. 물론 이것들을 보지 못하거나 혹은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식으로 여행을 하면 일이긴 하지요.

 

그래서 저희는 이젠 가난한 나라로 여행을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부자나라의 가난한 여행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의미 있었던 것은 이번 여행에서 친구로 만나 동무가 되는 귀한 사람들을 셋이나 만났고, 저의 모히또(?) 쿠바에서 찾아 왔다는 것입니다. 역시 투어리즘은 인간을 만나지 못하면 그냥 부박한 트랜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소의 지론을 다시 확인한 셈입니다.

 

보잘 없는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을 떠난 이후 모두가 여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견문을 넓히고 서로 다른 사회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풍광을 접하면서 돌아가야 이유와 돌아가서 해야 것들이 조금씩 명확해지는 듯합니다. 결국 새로운 비젼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거나 스스로 찾는 답이겠지요.

 

ps) 한달 뒤면 유럽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 그전에 미국에 계신 듀게분 뵙고 싶습니다. 남은 미국 내의 동선은 엘에이 근처, 요세미티, 솔트레이크시티(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뉴욕이 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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