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만 해도 펍크롤러라 할만큼 신규펍이 생기면 막 가보고 그랬는데, 이젠 따라잡지를 못하겠네요. 그 와중에 얼마 전 문을 연 경리단 길 위쪽에 생긴 남산 케미스트리라는 곳을 다녀왔었습니다. 


남산 케미스트리는 무엇이냐. 펍입니다. 

이 곳에 대한 이야기는 허핑턴포스트 블로그에 적었으니 그쪽을 한 번 읽어보시고요, 

http://www.huffingtonpost.kr/sungkwan-yoo/story_b_7930814.html

맥주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그런데 왜 여기에 또 글을 쓰느냐. 허핑턴에 글 쓰는 거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 그런 거라기 보다는... 저 글을 적다보니 맘에 드는 맥주 목록을 만들었는데, 그 이유를 적지를 않았어요. 그리고 간만에 듀게에 글을 남기고 싶은 것과 임시 휴일 전 날, 퇴근 직전에 월급 도둑의 욕망이 함께 작용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적은 맥주는 4개입니다. 아래와 같아요. 괄호 안은 맥주를 만든 곳입니다. 


프린셉스 바닐라 스타우트 Princeps Vanilla Stout(밴드 오브 브루어스)

남산 케미스트리에서 선보였던 많은 스타우트/포터들 중 단연 좋았습니다. 진했어요. 끝! (솔직히 기억이 이미 희미합니다)


트로피칼 페일 에일 Tropical Pale Ale(파이루스)

굉장히 향긋해요. 트로피칼이란 이름이 딱 어울리는 상쾌한 느낌입니다. 그 향이 거세지 않고, 적당하게 균형을 맞추면서도 다양한 열대과일, 꽃향 같은 홉향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여름에 시원하게 먹기 딱 좋은 맥주예요. 탄산도 강한 편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파이루스는 녹사평 역에서 이태원 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나오는, 예전에 로비본드라고 했던 펍이 이름을 바꾼 곳입니다. 


점촌 IPA Jeomchon IPA(온탭)

사실 IPA라고 부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향이 강하지 않고, 마시기 좋은 맥주입니다. 그냥 쉽게 '드링커블'이라고도 말하던데, 아무튼 그런 맥주인데... IPA의 강한 향이 이젠 지겹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역시 여름에 마시기 좋은 맥주. 온탭은 남산 케미스트리에 입점한 펍 중 유일하게 홍대권역에 있는 곳입니다. 부부가 모두 맥주를 좋아해서 미국에 맥주 여행도 다녀오고, 그런 애정으로 만들어진 펍이에요. 점촌 IPA를 론칭하던 날에는 단골 손님 이한철이 와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배추찜이 이 곳의 잘 나가는 안주. 


필소굿 IPA [Phil] So Good IPA(펑키 탭하우스)

해방촌의 (늘 이름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락스프리츠 주인장이 강남 쪽에 또 오픈 한 펍이 펑키 탭하우스 입니다. 이 곳은 예전부터 서래마을의 크래프트브로스와 함께 갤럭시IPA, 퍼시픽IPA 같은 훌륭한 맥주를 만들었던 곳으로 지금은 크래프트브로스와 연결점이 끊어진 것 같은데요, 기존의 맥주를 개발했던 양반과 여전히 함께 일하는 곳입니다. 거기서 비교적 새롭게 만든 맥주가 필소굿IPA인데요, 이거 묘합니다. 언뜻 스타우트 같은 향도 나고요, 물론 IPA스럽기도 하고, 좀 묘한 하이브리드의 느낌이랄까. 제가 이 맥주를 마신 게 아주 여러 맥주를 마신 다음이라 정확할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평범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 균형이 잘 맞아있고!


이 외에 번외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펍이 하나 있는데요. 


용산의 레아입니다. 

나름의 자체 맥주도 있고, 그리고 이 곳에 위에 언급한 프린셉스 바닐라 스타우트가 있던데... 그걸 어디서 받아오는 지는 모르겠네요. 암튼, 이 곳의 하일라이트는 (맥주도 좋지만) 노가리입니다. 아아 그 반건조 노가리는 직접 드셔보셔야 해요. 일하시는 분들이 직접 와서 해체(?)를 해주시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숙대입구 역에서 가까워요. 그리고 이 곳은... 모두 알고 있는 용산 참사와 관련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를 참고하세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5531.html


그럼 즐거운 맥주 생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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