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인적으로 픽사 모든 작품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이 <토이스토리 3>입니다. 훌륭한 탈옥 영화이자 종교 영화에요. 예, 종교 영화입니다. 앤디가 자신들을 버렸다고 오해한 상황에서 장난감들 사이에 오가는 격한 논쟁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과 대단히 닮아있어요. 논란 끝에 결국 ‘우리도 우디를 버리고 우리 살 길 찾자’며 향한 서니사이드 탁아소는 명백히 ‘지옥’의 모습이고요. 장난감을 험하게 가지고 노는 어린 아이들 방에서, 아늑한 ‘다 큰 아이들 방’을 그저 바라보아야하는, 바라보면서 무한의 고통을 느껴야하는. 우디는 이들에게 ‘너희가 오해한 것’이라며 ‘복음’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사실상 다 죽은거나 다름없었던 소각장에서 살아나와 앤디가 맺어준 따뜻한 새 주인과 함께하도록 하는 건 구원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탈옥 장면은 죄수들끼리의 ‘합’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합을 맞춰가는 과정도 재밌었고, 종교 영화로서의 기호를 발견하는 재미도 상당한데다, 무엇보다 전혀 합쳐질 수 없는 이 두 장르가 완벽히 융합돼있어서(그것도 애니메이션으로!)아주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건, 결말이었죠. 많은 이들이 짙은 여운을 느낀 건 꾸미고 꾸민 결말, 포장된 결말, 어줍잖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결말이 아닌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너무나도 현실적인 결말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20년을 이어온 시리즈의 거대한 끝을 찍는 아름다운 마지막이었죠.

 

그래서 그렇게 끝났으면 했는데…음. 4편이 나오네요. 이미 작년에 제작발표가 있긴 했지만 ‘진짜로’찍나 봅니다. 다행인 것은 그렇게 잘 마무리된 3편을 도로 끌어내 무슨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 1, 2, 3편의 이야기를 거대한 이야기 한 줄기로 아예 끝맺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는 결정. 역시, 감각있어요. 명불허전입니다. 그렇게 새로 시작될 이야기는 우디와 보핍의 사랑 이야기라네요. 예, 2편에 잠깐 나와서 우디랑 은근한 연정을 뿜어냈던 그 보핍 말입니다.

 

관련해 기사 붙여봅니다. 17년 개봉이라고 합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5/08/14/story_n_7990948.html?ncid=tweetlnkkrhpmg00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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