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무비 순례 - 부활의 날 Virus

2015.06.20 00:21

amenic 조회 수:743

이 난리통에 엉뚱한 글을 자꾸 올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전쟁 중에도 밥은 먹어야하고, 사랑도 해야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포탄이 날아다니는 작금의 듀게에서 영화 이야기를 시리즈로 해 보려 합니다. 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올드 무비 위주가 될거예요. (올드 무비라 해야 7-80년대 영화가 되겠지만요. 제가 요즘 이 시절 영화에 좀 꽂혔거든요)

오늘 첫 스타트로 끊을 영화는 일본 작품 부활의 날(復活の日)이에요. 1980년 6월에 일본에서 개봉했으니까 벌써 35년이나 된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먼저 원작자를 주목해야 합니다. 코마츠 사쿄라는 작가인데요, 주로 아포칼립스 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죠. 몇 년전에 우리나라에도 개봉했던 일본침몰도 이 작가의 원작입니다. 원작소설 부활의 날은 1964년작이고요 동서냉전이 피크에 달한 시기에 저술된 작품이어서 그 분위기가 소설 속에도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소설은 1982년 2월 동독 육군 세균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던 신종 바이러스가 도둑맞고 스파이가 탄 비행기가 알프스에서 추락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이듬해 봄이 찾아와 눈이 녹으면서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에 퍼지고 이 바이러스는 이탈리아 감기라 명명되면서 전세계에 확산됩니다. 결귝 45억 지구인구(당시 전 세계 인구)가 수개월에 걸쳐 사망하고 미국 대통령까지 감염되어 사망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와 중에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남국 기지에 있던 11개국 863명의 연구원들이 그들입니다. 이들이 인류 멸망을 저지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가 이 작품의 주된 줄거리입니다. 이 작품에는 바이러스 말고도 또 다른 위기 장치가 숨어 있는데요, 바로 미,소 양국이 설치해 놓은 자동보복시스템입니다, 즉 어느 한 쪽이 핵공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상대국에 보복을 하는 시스템인데요, 사람들이 사라진 미 핵기지에서 지진으로 인해 소련을 향해 핵 미사일이 발사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소련의 핵 공격도 시작이 되는데 소련의 핵 미사일 중 하나가 남극 기지를 향한다는 설정입니다.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방대한 스케일의 작품이어서 영화화는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카도가와 문고의 사장 카도가와 하루키의 결단으로 24억엔의 당시로서는 엄청난 물량을 투입해서 영화화를 시도합니다. 아직까지도 일본 영화로는 제작비 규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작이라네요.

감독은 배틀 로얄로 유명한 후카사쿠 긴지입니다. 당시엔 젊은 감독이었는데 전폭적인 발탁을 한 것 역시 카도가와 하루키의 한 수였다고 합니다.

또 로버트 본, 올리비아 핫세, 조지 케네디, 글렌 포드 등 70년대 헐리웃 톱 스타를 캐스팅한 것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주제가도 제니스 이안이라는 유명 미국 가수가 불렀고요.

칠레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제 잠수함이 영화에 투입되기도 했고, 세계 최초로 남극에서 200일간 로케이션을 하는 등 여러가지 화제를 낳았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에 배급되어 흥행에도 성공하였는데 일본 영화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엔 공개가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제가 알기로 아직까지도 정식 개봉이 된 적은 없고 2003년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에서 단 한 차례 공개가 됐습니다. 저도 운 좋게 그때 가서 봤고요.

메르스가 여전히 잡히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여서 듀게에 소개를 드립니다. 아마 일본에는 DVD로 발매가 되어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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