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엄청 악평을 보고 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단점보단 장점이 많았어요..먼저 단점은..
1. 아무리해도 슈리 단독 씬은 힘들었어요..전체적으로 채드윅 보스만의 아우라가 가득한 가운데 대배우 안젤라 바셋이 혼신을 다해 연기한 전반부와 네이머의 탈로칸과 격돌하는 후반부는 마블 특유의 다이나믹한 액션때문에 재밌었는데..슈리 단독 씬은 연기력이..시리즈 내내 방글방글하던 슈리가 내내 우울해하고 상처받다가 결국 폭발 직전까지 가는 게..좀 안 맞았어요..슈리는 탈로칸 문명 구경하면서 잠깐 방글댈때가 좋았어요..그녀에게 극단의 감정연기를 넘어 액션을 시키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액션도 무게감이나 타격감도 없고..슈리의 블랙팬서는 좀 별로였어요
2. 이미 알긴 했지만..리리 윌리엄스 캐릭이랑 아이언 하트 슈트는 별로였어요. 마블 페이즈1의 시작을 이룬 토니 스타크는 뚝딱뚝딱 만드는 게 너무 잘 어울렸는데 리리 윌리엄스는 설정에 뚝 떨어트린 느낌이..거기에 더 별로였던 건 수트 디자인..일본 애니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났어요..아이언맨 수트처럼 만들었다기보다는 사온 느낌이랄까..아쉽더라구요
하지만 장점이 더 많고 좋았어요..
1. 안젤라 바셋의 연기 너무 좋았습니다. 전반부가 밋밋하지않게 갈 수 있던 건 그녀의 강렬한 연기 덕분이에요..특히 UN에 가서 으름장을 던지던 파워풀한 연기..정말 여왕님같았어요
2. 도라 밀라제가 디테일하게 나와서 좋았어요..사실 몇번을 봤지만 누가 누군지 헷갈렸는데 적어도 오코예는 이제 알아볼 수 ㅋㅋ
3. 제일 좋았던 건 역시 네이머와 탈로칸 왕국..기대를 전혀 안했는데 엄청 강렬한 데뷔였어요..특히 네이머는 선과 악을 같이 보여주는 디테일한 연기에 엄청나게 강함을 오랜만에 보여줘서 좋았어요..타노스 이후로 이렇게 강함을 느껴본 게 언젠지..저는 슈리의 블랙팬더 데뷔보다는 네이머의 데뷔를 이 영화의 목적이라고 봅니다. 예상외로 볼만하고 아쿠아맨보다 더 매력적이었어요..
4. OST를 찾아 들을 거 같아요..장례식에서 흐르는 아프리칸 전통 리듬 너무 좋고 리한나의 주제곡도 너무 좋아요..오랜만에 사운드가 좋은 영화를 슈퍼사운드 관에서 봐서 좋았어요
정말 그냥 놓치면 아쉬운 영화였어요..마블은 마블입니다..ㅋ
리리 윌리엄스는 그냥 원래 계획된 아이언 하트 시리즈로 데뷔시키면 됐을 것 같은데 슈리랑 같은 흑인 천재소녀 컨셉으로 부자연스럽게 묶은 티가 나더군요. 레티샤 라이트가 좀 본인과 안어울리는 역할을 어쩔 수 없이 수행해야하는 부분도 있었고 급작스러운 비극 때문에 각본도 급하게 수정했는데 이정도로 뽑은 게 어딘가 싶어서 그냥 눈감아주기로 했습니다 ㅎㅎ
장점 부분 다 동의하구요. 안젤라 바셋은 그동안 이런 본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너무 적었구나 싶었습니다. 언급하신 씬도 좋았지만 오코예한테 호통칠 때가 정말 온몸이 찌릿찌릿했네요. 네이머도 진짜 매력있더군요. 그 발의 날개는 유치할줄 알았는데 실제 영화속 연출을 보니까 속도감도 있고 멋지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제가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건 채드윅 보스먼에 대한 헌정을 영화 내적으로 자연스럽게 잘 엮어낸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전체 스토리가 발목잡히지 않는 선에서 무게감을 실어줬죠. 채드윅의 MCU속 모습만을 모아서 무음으로 틀어준 마블 스튜디오 로고에서 울컥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