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작이라니 벌써 5년이나 됐군요. 런닝타임은 1시간 55분. 장르는 코미디가 강한 드라마 정도.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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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큰 글자 아래 적혀 있는 작은 글자와 필기체 글자까지 모두 다 제목입니다.)



 -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연기하는 억센 시골 아줌마가 동네 광고 회사를 찾아가 광고판 계약을 합니다. 자기 집 근처에 있는 외딴 도로변의 광고판 셋을 계약하는데 거기 적어 놓은 문구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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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습니다. 7개월 전에 길에서 성폭행, 살해 당한 딸 때문이죠. 범인을 잡지 못한 경찰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기도 하고, 동시에 언론을 통해 압박해서 수사를 재촉하려는 의도이기도 합니다. 억세고 성격 나쁘지만 머리는 잘 돌아가는 시골 아줌마였네요. 

 하지만 상황은 영 엉뚱하게 돌아갑니다. 알고 보니 경찰은 수사를 대충 한 게 아니라 열심히 했는데 범인을 못 잡은 거였고. 광고판이 노린 그 동네 경찰 서장은 알고보니 참 좋은 사람이었을 뿐만 아니라 췌장암으로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딱한 양반이었어요. 유난히 젊은 아내와 어린 아이들까지 생각하면 눙무리...

 그러다 보니 마을 여론도 영 애매하게 돌아가고, 그 와중에 경찰 서장을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는 젊은 돌아이 경찰 하나는 미쳐 날뛰기 시작하고. 똑똑해 보였던 주인공의 선택은 전혀 예상치 못한 뜬금 사건들만 줄줄이 낳게 되고. 도대체 이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 생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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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구역의 미친 아줌마는 나다!!!!!)



 - 이렇게 '나 빼고 다 본 영화' 이야기를 할 땐 참 애매하단 말이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ㅋㅋ 

 암튼 평이 참 좋지만 제 취향이 아닐 것 같아 뒤로 미루고 미루다가 한 세월이 흘러 버린 영화입니다. 강산이 절반 정도 변했겠네요.

 그런 것을 갑자기 보기로 결심한 건 확진 격리 생활로 여유 시간이 확 생겨버린 가운데 넷플릭스에 끌리는 신작이 없고, 디즈니 플러스나 한 번 파 볼까 하던 차에 이 영화가 눈에 들어옴과 동시에 이제서야 이 영화의 감독이 '킬러들의 도시'의 마틴 맥도나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래서 봤습니다. 그 영화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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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에 맞서는 이 구역의 미친 경찰관 젊은이.)



 - '킬러들의 도시'를 전 코미디이다, 사람들 반응이 좋더라. 딱 이렇게 두 가지만 알고 봤었는데요. 보면서 좀 당황을 했었죠. 제목의 뉘앙스나 설정의 코믹함에 비해 의외로 진지한 드라마였거든요. 적어도 제가 예상했던 것보단 그랬습니다. 물론 코미디가 아닌 건 아닌데, 되게 진지하고 생각이 깊은 드라마가 깔려 있어서요. 물론 소감은 '아주 좋음'이었구요.


 이 영화는 대략 그 반대였습니다. 주인공의 사연 부터가 도무지 코미디와는 어울리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코믹하단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쪽으론 별 기대를 안 하고 봤더니 생각보다 웃겼습니다. ㅋㅋ 하지만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두 영화의 드라마 & 코미디 배합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제 예상과 기대치가 달라졌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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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중은 안습이지만 만나서 반가웠던 요원 조카님.)



 - 암튼 '킬러들의 도시'도 그랬듯이 이 영화도 설정과 출발점에서 예상되는 길을 멀리 벗어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워낙 증거도, 증인도 없는 사건이라 경찰에겐 큰 잘못이 없었고. 그러니 이렇게 광고판을 들이대며 압박해도 달라질 게 거의 없구요. 오히려 이 광고판으로 인해 상처 받고 인생 꼬이는 사람들이 와장창 생기면서 그들이 모두 주인공에게 달려와 하소연하고, 설득하고, 위협을 합니다. 뭐 거기까지야 주인공이 감당하면 될 일이지만 중반부터는 콜래트럴 데미지가 속출하기 시작하고 마을은 쑥대밭이 돼요. 그 과정에서 마을에 팽배했던, 하지만 다들 쉬쉬하고 있던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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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상 예측하게 되는 경찰 캐릭터를 정확하게 180도 뒤집어서 보여준 우디 해럴슨. 캐릭터도 연기도 참 좋았어요.)


 

 - 그래서 당연히 굉장히 어두컴컴한 이야기이고, 코미디는 이 분위기에 숨통을 틔워주는 정도로만 활용됩니다. 그런데 그게 또 웃기긴 꽤 웃겨요. ㅋㅋ 그렇게 적절히 유머를 섞어주는 데다가 계속해서 살벌한 돌발 상황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감독의 이전작과 마찬가지로 캐릭터들이 참 좋습니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주인공 캐릭터부터가 꽤 튀죠. 자식 잃고 미쳐 날뛰는 그 심정이야 존중받아야 하겠습니다만 이 양반은 정말 '적당히'를 모르거든요. 극중에서 벌어지는 비극들 중 상당수는 주인공의 책임이고, 중간에 밝혀지는 바를 보면 심지어 본인이 겪은 그 비극에도 자신의 지분이 상당히 크게 턱하니 박혀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 폭주하며 마을을 불바다로 몰고 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심경이 좀 복잡해져요.

 개인적으론 우디 해럴슨이 연기한 경찰 서장 캐릭터가 또 되게 좋았습니다. 성실하고 책임감 넘치며 정의롭고 또 자상한 사람이에요. 인간적인 매력도 쩔구요.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이 이야기의 아이러닉함을 책임져 주는데, 근 몇 년간 본 우디 해럴슨의 캐릭터들 중에 가장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었네요. 

 그리고 또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는 그 신참 망나니 경찰 캐릭터는... 좋아하긴 참 힘든 인물이고 솔직히 막판에 보여주는 변화도 좀 믿음이 안 가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입체적으로 잘 빚어진 캐릭터였네요. 이 양반이 숨기고 있는 비밀에 대해 직접 드러내지 않고 꾸준히 슬쩍 암시만 던져준 게 참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아요.


 암튼... 이런 캐릭터들 구경하는 재미가 참 좋은 영화였다, 뭐 그런 얘기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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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은 몇 년 후 빈스 본과 몸을 바꾸고 이런 저런 이상한 짓들을 마구 하게 됩니다.)



 - 결말이 참 대단(?)했어요.

 한 30분만 봐도 보기 전에 예상했던 그런 전개, 그러니까 딸을 살해한 범인들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뭐 이런 식으로 흘러가진 않을 거라는 건 충분히 짐작 가능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독창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더군요. 허허.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끝맺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ㅋㅋ 보면서 '이게 바람직한 결말 맞아??'라는 생각을 하며 당황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마지막 대사 한 마디로 그 난감함을 가라앉혀 주더군요. '일단 가면서 생각하자.' ㅋㅋㅋㅋ 그래도 일단 생각은 해보겠다니 다행인 걸로. 그리고 그 대사 덕에 어쨌거나 바람직한 해피 엔딩이었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어서 찜찜함이 사라져서 좋았습니다. 그렇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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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은 3년 후 깐느 남우주연상을 획득하게 되십니다. ㅋㅋ 분위기도 독특하고 연기도 좋았어요.)



 - 개인적으론 막판 전개가 안 그런 듯 슬쩍 급전개 느낌이 있었고. 특히 그 망나니 경찰의 심경 변화가... 그 방향과 과정은 납득이 가지만 너무 급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그 과정에서 몇몇 인물들이 너무 각본의 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하는 것 같더라구요. 간단히 말해서 초반에 깔아 놓은 그 암담한 분위기에 비해 마무리가 너무 쉬웠다는 느낌. 그런 느낌 때문에 이야기가 좀 가볍고 얄팍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갓띵작이 되기 직전 상황에서 그냥 재밌는 영화 수준으로 멈추면서 끝났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전 그냥 '킬러들의 도시'를 더 좋아하는 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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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영화들이 왜소증 캐릭터를 즐겨쓰는 건지, 아님 그냥 피터 딘클리지가 있어서 왜소증 캐릭터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인지 가끔 궁금합니다.)




 - 대충 수습하고 마무리하자면...

 잘 만든 영화라는 데엔 이견을 보일 사람이 별로 없겠다 싶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캐릭터들이 워낙 좋고 그걸 연기하는 배우들도 좋고. 예측 가능한 길을 당연한 듯이 샥샥 피해가며 드라마를 쌓아가는 각본도 참 좋았구요. 이 정도면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보긴 했는데, 딱 하나 결말이 너무 쉬워 보였다. 이것만 살짝 아쉬웠어요.

 그래도 어쨌거나 괜찮았다는 거. 하지만 전 '킬러들의 도시'가 더 좋다는 결론으로... ㅋㅋㅋ 끝입니다.




 + 원제가 좀 길더군요. 그래서 원제를 그대로 살리지 못한 건 이해하고, 또 '광고판 셋'이라고 번역하기 싫었던 심정도 이해합니다만. 빌보'즈'가 아니라 '드'라고 적어 버리면 바로 앞에 붙어 있는 '쓰리'와 충돌을 일으켜서 저같은 영어 무능력자에게 조차도 넘나 어색한 것... ㅠㅜ



 ++ 어쩌다 보니 이 영화와 이어서 본 게 같은 해에 개봉해서 아카데미에서 빡세게 경쟁했던 '셰이프 오브 워터'입니다. 결과를 확인해보니 이 영화는 배우 상 둘만 건졌지만 뭐, 받을만한 부문으로 잘 받아갔단 생각이 듭니다.



 +++ 근데... 아무리 시골 마을이라지만 마을 사람들이나 주인공이나 참 너무 막나갑니다. ㅋㅋ 특히 주인공과 그 망나니 경찰 아저씨는 최소 몇 년은 감옥 살이 해야할만한 짓들을 와장창 저지르는데 어째 다들 너무 별 일 아닌 것처럼...;



 ++++ 이미 위에서 짤로 대부분 언급해 버렸지만, 조연, 단역들이 화려... 하다기보단 그냥 '나름 유명한'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피터 딘클리지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전남편의 뇌가 청순한 여자친구 역으로 나온 사마라 위빙이라든가, 살해당한 딸 역으로 나온 배우는 '프리키 데스데이' 주인공님이셨구요. '엑스맨'과 '겟아웃'에 나왔던 케일럽 랜드리 존스도 나오고 '피어 스트릿' 시리즈에 나왔던 흑인 청년도 살짝 얼굴 비춰서 반갑더군요. 사마라 위빙의 딱한 비중과 가벼운 캐릭터는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뭐 나온 게 어디냐... 라는 맘으로 즐겁게 봤어요. 그리고 뭣보다 '더 와이어'의 레스터 아저씨!!! ㅋㅋㅋ 또 경찰 역이었네요.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딱 등장하는 순간부터 너무 반가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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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눈에 알아보고 혼자 싱글벙글 즐거웠네요. 드라마로 정든 배우의 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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