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그냥..

2022.05.09 10:41

노리 조회 수:417

아직도 배우 강수연의 죽음이 잘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아니, 믿겨지지 않는다기보다 그이의 사망이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러 상념과 감정들을 떠오르게 하네요. 팬도 아니었고, 필모를 꼼꼼히 챙겨보았던 것은 아니지만 씨받이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이래로 강수연에 대한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는 꽤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대안의 블루를 극장에서 봤던 기억도 나는군요. 제게 강수연은 방화에서 한국영화로 넘어오는 분기점이 되는 인물로 기억됩니다. 저만의 의미부여인지도 모르겠지만요. 90년대의 필모는 척 봐도 눈에 익은 제목들이 많군요. 비단 영화뿐 아니라 90년대가 '그런' 시기이기는 했죠.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까지는 말이죠. 페미니즘을 접한 것도 이때였는데 조세핀 도너번의 페미니즘 이론은 아직도 서가에 있습니다. 좋은 책인데 이후 절판. 


그대안의 블루에서 강수연이 웨딩 드레스를 찢었던가. 기억이 분명치 않습니다. 나름 모던했던 영화 미술도 떠오르는군요. 이 영화의 감독이었던 이현승이 런칭했던 미쟝센 영화제는 이제 그만! 을 선언했고요. 영화과에서 만들어지는 그 많은 단편들은 이제 어디에 출품해야 하는 것일까요? 진용진이나 좋좋소처럼 유튜브 채널을 키운다음 자기 채널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시간은 흐르고 있고, 문득 저만 혼자 달라져 있는 기분. 때문에 강수연의 부고에서 쓸쓸함을 느꼈습니다. 아직 회고록을 쓸 나이도 아니었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망했건만 강수연이 어떤 이들에게는 여인천하의 정난정 혹은 옛 사람으로만 기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뭐, 그런 거겠죠. 저희 아버지처럼 친구의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날도 올테고요. 그래도 오늘은 날이 맑아요. 바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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