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작. 92분이구요.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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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득 메운 듣보 영화들 중에서 한 줌 될까 말까 한 괜찮은 영화를 찾아내기 위한 첫 번째 기준으로 포스터 퀄리티는 상당히 유용합니다. 괜찮은 영화가 포스터가 완전 꽝인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어요. 특히 인디 영화의 경우엔요.)



 - 한 노숙자 폐인의 일상을 보여줍니다. 다 낡아서 움직이지도 못 하게 생긴 승용차를 본진 삼아 빈집 털이 좀도둑 같은 걸로 생계만 유지하는 삶이네요. 그런 그에게 경찰이 찾아오고, 좀도둑질로 감옥 보내려나... 했더니 소식을 전해줍니다. 누군가 내일 출소를 하는데 알려줘야할 것 같았다고. 우리 노숙 주인공께선 무표정하게 경찰서를 나와 갑자기 이것저것 준비를 해서 그 고물 차를 몰고 달려 교도소로 가고, 출소하는 사람을 미행해 따라가선 칼로 찔러 죽입니다. 알고 보니 부모를 살해한 일생의 원수였던 듯. 그런데 복수를 마치고 후련하게 떠나려는 순간 주인공은 좀 당황스런 얘길 듣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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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우 지쟈쓰...)



 - 저예산 인디 스릴러입니다. 인디 장르물답게 평이 쓸 데 없이 좋아요. 왜 원래 그런 거 있잖아요. 인디 장르물은 완성도가 어느 정도 이상만 되면 블럭버스터 무비들 대비 꽤 후한 평을 받거든요.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이걸 보기로 결심한 건 감독 때문이었죠. '그린 룸'을 만든 분의 감독 데뷔작이 이거더라구요. 그 정도 영화 만들 분이라면 처녀작도 볼만한 구석이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딱 '기대 만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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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딱 봐도 '전 어설픕니다. 곧 이 총을 빼앗길 거에요' 라는 폼이죠. ㅋㅋㅋ)



 - 이 영화를 지탱하는 아이디어는 대략 두 세가지 쯤 됩니다. 


 첫째는 우리 주인공이죠. 굉장히 어설픕니다. 너무 어설퍼서 도대체 복수를 할 수 있을지 꾸준히 의심하게 만드는 양반이죠. 덕택에 참으로 별 거 아닌 상황, 주인공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계속 긴장감이 생기고. 동시에 인간미랄까. 보는 입장에서 감정 이입에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살짝 비틀린 이야기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시작되고 곧바로 복수가 완료되어 버린다는 거. 여기에서 살짝 당황스러움을 주는데, 뭐 이건 대단한 건 아니겠죠. 시작하자마자 복수 완료라면 당연히 이제부터 사태가 꼬여서 오히려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게 될 게 뻔하잖아요. 그래도 어쨌거나 사람들 의표를 찌르는 전개라서 괜찮았구요.


 마지막은 영화가 일부러 정보를 슬쩍 숨겨가며 진행된다는 겁니다. 처음에 적은 도입부 설명을 봐도 알겠지만 주인공이 왜 저러는지, 상대방은 왜 저러는지, 대체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리고 주인공이 상대하는 '그놈들'은 대체 어떻게 생겨 먹는 놈들인 건지. 이런 기본 정보에 속하는 내용들이 초반의 설명 타임 같은 것 없이 그냥 이야기 흐름에 따라 하나씩 툭 툭 던져줘요. 그것도 자세한 설명은 없이 간략하게만. 결국 다 보고 정리해보면 별 거 없고 또 좀 심하다 싶은 부분들도 많은 이야기지만 이런 전개 방식 덕에 보는 동안엔 꽤 그럴싸해 보입니다. 흥미도 꾸준히 유지가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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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대체 이 놈들은 왜 이런(?) 건데? 가 꾸준히 궁금한데, 사실 별 거 없습니다. 하지만 별 거 없는 그 내용을 모르고 보면 흥미롭다는 거.)



 - 반면에 문제... 까진 아니고 한계에 대해 말하자면, 위에서 적은 세 가지 트릭들이 사실 이 바닥(?)에선 다 이미 꽤 흔한 전략들이라는 겁니다. 어설픈 복수자, 의표를 찌르는 전개, 별 거 아닌 정보를 일부러 숨겨서 단순한 이야기를 있어 보이게 만들기. 무엇 하나 참신할 건 없는 것들이고 또 뭐 딱히 대단히 잘 닦아내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에요. 한 마디로 말 해서 '정성은 꽤 들였지만 결국 평범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니까 로튼 토마토처럼 '볼래 말래?' 양자 택일로 평가하자면 아주 높은 수치를 획득하지만 그냥 '점수를 매겨 보세~' 라고 하면 그것보단 좀 떨어지는, 뭐 그런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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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 그 까이 거 뭐. ㅋㅋㅋ 다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집 캐비넷에 모신나강 보관 중인 친구 하나씩은 두고 계시잖아요?)



 - 근데 어쨌거나 잘 만들었습니다. 흔한 트릭들이라고는 하지만 다 효과적으로 잘 쓰였구요. 런닝 타임 내내 심심할 틈 없이 벌어지는 사건들과 국면 전환도 괜찮고. 또 참으로 깝깝하고 모자라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응원하게 되는 주인공의 캐릭터를 배우님이 꽤 잘 살려줬어요. 덕택에 다 보고 나니 나름 애잔한 기분도 살짝 들고 그랬습니다. 감독이 이 영화 전까진 촬영 감독으로 일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저예산으로도 깔끔하고 서정적으로 예쁜 화면도 잘 잡아내주고요. 아, 물론 복수극으로서도 이 정도면 괜찮습니다. 최소한 할 일은 다 해서 찝찝하지 않게 해주는 영화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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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누나 역의 배우가 그나마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 배우일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길게 안 나옵니다. 하하.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서 주인공 엄마 역이었어요.)



 - 더 길게 말할 건 없겠구요.

 아담 소박하지만 제 할 일은 똑똑하게 잘 해내는, 깔끔하게 만든 인디 스릴러 영화이고 복수극입니다.

 뭐 되게 큰 기대만 하지 않으신다면 대부분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구요. 다만 언제나 그렇듯, 큰 기대는 하지 마시라는 거. ㅋㅋㅋ

 그냥 딱 영리한 웰메이드 인디 스릴러입니다. 저렴한 티는 안 나지만 가난한 건 다 보이는, 어쨌든 재미는 있는 그런 영화 있잖아요.

 시즌에도 있구요. 어지간한 IPTV 서비스에도 다 서비스 되고 있는 걸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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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리 어설픈 복수자님의 운명은!!!?)



 + 이걸 보고 나니 문득 '어머니, 당신을 위해'가 떠올랐습니다. 검색해 보니 거의 딱 1년 전에 본 영화네요. ㅋㅋㅋ 저렴한 예산으로 만들어진, 어설픈 복수자가 나오는 비극적 스릴러라는 점에서 연상이 된 것 같은데. 굳이 비교하자면 그 쪽이 조금 더 낫습니다만, 이 영화도 충분히 괜찮았어요.



 ++ 제목 Blue Ruin은 뭘까. 주인공이 몰고 다니던 폐차가 파란색이던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뒤늦게 검색해봤더니 그냥 원래 있는 표현이군요. '완벽하게 망한 상태' 비슷한 뜻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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