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없음

2022.11.09 14:47

Sonny 조회 수:564

얼마전 천공스승이란 자가 이번 이태원 참사를 두고 참혹한 소리를 하는 것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사람들이 백명이 넘게 죽은 사건을 무슨 도구나 수단처럼 여기고 그게 국가의 발전 어쩌고 하는 발언을 하는 걸 거의 믿을 수가 없었는데요. 그 어떤 선의의 해석도 통하지 않는 그 망발에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습니다. 도대체 뭐하는 인간일까. 본인의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이 같은 일을 당하면 그 때도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저런 인간에게는 어떤 폭력을 저질러도 심정적 무죄이진 않을까 등등. 그러다가 이 단편적인 사고를 멈췄습니다. 천공이라는 인간에게 무슨 깊은 뜻이나 생각이 있겠습니까? 그냥 대통령 멘토로 계속 언론에서 노출을 시켜주니까 사회적 감각이 마비되서 저러는 거죠.


세상에는 악으로 규정되는 실패들이 있습니다. 그런 행위를 분석한답시고 그 행위자의 본심을 깊이 파고들어가한들 아무 것도 나오지 않습니다. 일베나 디시에 들어가서 이 사람들이 왜 이런 말들을 하는지 게시물들을 조금만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내적 논리나 세계관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알고보면 대단히 유아적이고 협소한 자기중심적 세계입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타인에 대해서는 상상하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내면에 박혀있는 계급의식을 무슨 절대적 사회규칙으로 알고, 그냥 복잡한 세계에 대해 생각하기 귀찮은 거거든요. 그냥 낯설거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비난하면서 작은 권력을 즐길 뿐입니다. "조선족"을 욕하는 사람들이 명징한 의도가 있어서 그러겠습니까. 그냥 욕하기 편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마음껏 욕해도 되는 존재로 사회적 합의가 되었으니까 그런 말들을 하는 거라고 봐야합니다. 


이럴 경우 악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정확한 사회적 기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타인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를 물어봐야 더 정확한 사회적 판단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떤 사회적으로 악한 언행은 뚜렷한 악의로 겨냥해서 발사되는 게 아니라 자신을 타인의 위치에 놔둬보는 공감능력, 즉 사회적 감각의 부재로 인한 결과일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미 악의라는 단어부터가 대단히 사악하고 남을 벌레보듯이 하는 지독한 도취상태를 가리키는 것처럼 들리는데, 차라리 자신에게만 지나치게 몰두한 결과 타인이 시야에 안들어오는 일종의 인식의 실패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과 악이라는 도덕적 개념이 반드시 사회에서 비롯됩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 '인성'이나 '지능'같은 개인의 내부적 문제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얼마나 폭넓게 이해하고 그 위치에서의 자신을 가정해볼 수 있는지 사회적 상상력이 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물론 다수의 심기가 늘 정의를 요구하지는 않으니 그걸 따져보는 기준은 조금 더 세심하고 소수자의 입장에 더 기울어져야 할 문제는 맞습니다. 어찌됐든 개인의 악의보다는 무감각함이 더 중요한 기준이고 그 감각은 어느 정도까지는 학습이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자기가 어울리는 사회가 그 감각의 기준점이 될 테니 무감각한 사람들끼리의 집단이 이미 형성이 되어있다면 그것을 새로 알리는 것은 대단히 힘들겠지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7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57
124892 [디즈니플러스] 누가 내 첫사랑 죽였어!! ‘외딴 곳의 살인 초대’ [4] 쏘맥 2023.12.02 306
124891 [영화바낭] 관건은 기대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이제사 봤네요 [12] 로이배티 2023.12.02 355
124890 프레임드 #631 [4] Lunagazer 2023.12.02 64
124889 알라딘은 중국 사람 [2] 김전일 2023.12.02 263
124888 [넷플릭스] 코미디 로얄. [4] S.S.S. 2023.12.02 320
124887 타임지의 2023게임 베스트 10, 그대들은 OST해외 서비스 시작, D-29 [2] 상수 2023.12.02 175
124886 저도 봤습니다. 넷플 - 이두나! - 약간 스포 [5] theforce 2023.12.02 357
124885 하루키 신작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 - 이동진 해설영상 상수 2023.12.02 215
124884 서울독립영화제 2일차 - 그 여름날의 거짓말(스포있음, 스포는 결말까지 하얀색처리) 상수 2023.12.01 158
124883 프레임드 #630 [5] Lunagazer 2023.12.01 76
124882 손꾸락 사태 관련해서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내홍이 벌어짐 [8] ND 2023.12.01 831
124881 도시남녀의 사랑법 (2020) catgotmy 2023.12.01 172
124880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23.12.01 445
124879 MT 32 잡담 [4] 돌도끼 2023.12.01 152
124878 자승 스님 관련 뉴스를 보다, 스트레스 내성이 강한 [2] 가끔영화 2023.12.01 377
124877 ENFJ에 대해 catgotmy 2023.12.01 153
124876 조지 밀러,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 -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1차 예고편 [5] 상수 2023.12.01 397
124875 2023 New York Film Critics Circle Awards 조성용 2023.12.01 161
124874 Frances Sternhagen 1930-2023 R.I.P. 조성용 2023.12.01 84
124873 [바낭] 요즘 OTT들 잡담 [17] 로이배티 2023.11.30 68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