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작이고 1시간 26분이에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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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은 영화도 나오고 딱히 합성일 이유도 없는데 사진이 꼭 합성 같아요. ㅋㅋ)



 - 1950년대 플래시백으로 시작합니다. 산골 오두막집에 사는 가족이 나오는데, 왠지 엄마 아빠가 긴장한 모습을 집 단속을 하는 걸 보고 아들래미가 의아해 하죠. 잠시 후 밖에서 한 남자가 정체 불명의 무언가에게 쫓기다가 피투성이가 되어 살려달라며 문을 두드리는데, 이웃 사이인 게 분명하지만 부모는 완강히 거부합니다. 아들은 이해가 안 되지만 부모는 그 입 다물라 그러고요. 그러다 결국 남자는 그 무언가에게 질질 끌려가는데... 호기심쟁이 아들이 창문을 통해 그 광경을 몰래 봤더니... 무슨 괴물 같은 것이 남자를 살해하네요. 근데 머리통이 엄청 큽니다! 꼭 호박 같아요!!!


 그리고 현재. 조금 전의 호기심쟁이 아들은 훌륭한 랜스 헨릭슨으로 자랐습니다. 여전히 아주 많이 외진 산골에서 귀여운 아들래미 하나를 홀로 키우고 있어요. 그래도 관광객은 좀 드나드는 동네인지 그런 사람들 상대로 잡화점 같은 걸 운영해서 입에 풀칠만 하고 사는 듯 하구요. 그래도 어쨌든 사랑 넘치는 부자 관계라 둘 다 매우 행복합니다... 만. 어느 날 가게에 들린 젊은이 무리들이 실수로 아들을 치어 버리는데, 이것들이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아들을 방치하고 죽어라 내빼 버립니다. 애지중지 아들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 어떻게든 해보려는 순간 아들은 '아빠...' 라고 한 마디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구요. 분노의 헨릭슨은 어렸을 때 본 기억을 떠올리며 복수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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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일단 애절 처절한 복수극이구요.)



 - 당연히 할로윈이 떠오르는 제목입니다만. 그래서 본 건 아니구요.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낼모레가 할로윈이라는 걸 깨달았죠. 근데 원래 좋아하던 날도 아니고 (뭐 이런 것까지 수입해서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또 작년의 그 일 때문에 더더욱 챙길 맘 같은 건 없는데 우연히 이렇게 되었네요. 

 근데 의외로 영화가 할로윈 그거랑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ㅋㅋㅋ 제목이 '호박머리'이고 대충 호박느낌 나는 머리의 괴물이 나오긴 하는데 그게 할로윈 호박이랑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그냥 저 시절에 포스터만 보고 궁금해하던 영화라서 숙제로 본 건데. 그동안 쭉 할로윈 관련 영화일 거라 생각했던 게 착각이라는 걸 또 30여년만에 깨닫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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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틴에이저들 우루루 나오는 '숲 속 오두막' 슬래셔 & 크리쳐물이면서)



 - 도입부의 플래시백 이후로 다시 '펌프킨헤드'가 등장해 활약하기까지 대략 50분이 걸립니다. 대충 짐작이 가시죠? 괴물이 날뛰는 피칠갑 호러보단 자식 잃은 부모의 슬픔과 비극적인 운명이라는 드라마에 신경을 많이 쓰고요. 또 괴물쑈보단 다크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조성에 더 많이 집중하는 영화입니다. 

 근데 이게 많이 의외란 말이죠. 아니 감독이 스탠 윈스턴이잖아요. ㅋㅋㅋ 당연히 그 시절 스타일 특수 효과로 무장한 크리쳐들이 우루루 뛰쳐나와서 괴물 액션 잔치를 벌이는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분위기, 드라마 중심 호러라니 이게 무슨 일이란 말입니까!! 


 그런데 이게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시각적으로... 개인적으로는 우중충하기 그지 없는 낙후된 미쿡 산속 마을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걸 꽤 잘 만들어놨어요.

 아주 살짝 동화스런 분위기가 묻어나는 스타일로 분위기를 잘 조성했고 미술과 촬영도 은근 좋아요. 숲속 마녀도 나오고, 한 밤중에 무덤 파기도 나오고, 숲 속엔 늘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구요. 그런 식으로 잘 꾸며 놓아서 의외로 특수 분장 괴물이 없는 장면들도 분위기가 좋습니다.


 드라마 측면에선 랜스 헨릭슨씨가 열심히 밥값을 잘 해주십니다. 도입부에서 길게, 시간 들여 벌어지는 아들과의 비극을 보다 보면 이게 의외로 진짜로 슬퍼요. 짤막한 B급 호러 영화의 떡밥 제공용 비극 치고는 상당히 이입이 되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은 배우님 연기 덕이라고 느꼈구요. 

 이야기도 예상보단 이것저것 신경 써서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극의 원흉인 젊은이들도 단순 무식 비호감과는 거리가 멀구요, 양심적인 녀석들이 오히려 다수이고 빌런 역할 하는 녀석조차도 그렇게 단순 평면적이진 않아요. 게다가 주인공도 무작정 복수에 불타다 끝나는 게 아니라 내내 고민도 하고 후회도 하고 뭐 이런식으로 드라마를 입체적으로 짜 놓았습니다. 네.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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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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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컬트물이기도 합니다. ㅋㅋㅋ 뭐가 되게 많이도 섞였죠.)



 - 아무래도 좀 싱겁습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드라마 중심 영화가 되기엔 모자란 것이, 큰 틀은 나름 입체적으로 잘 짜 놓았는데 디테일이 모자라서 설득력이 떨어져요. 주인공의 경우엔 복수를 결심하는 데까진 괜찮았는데 그러다 결국 복수를 포기하게 되는 전개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그냥 실제로 사람 죽는 걸 보고 나니 맘이 약해져서! 로 끝입니다) 허망하단 생각만 들구요. 빌런 녀석도 그냥 계속 진상 부릴 때는 '호러 영화 빌런이니까 ㅇㅇ' 하고 잘 보고 있었는데 이 놈도 어느 순간에 갑자기 개심을 하거든요. 근데 그게 정말 뜬금포라서 전 자막이 잘못됐거나 제가 뭘 잘못 이해한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그 외에도 살짝 방점을 찍어 주면 괜찮았을 것 같은 장면들이 걍 휘리릭 슉슉 넘어가 버리는 부분도 많구요. 그래서 장렬한 비극이 되어야할 마지막 장면에서 그냥 '아 짜증나' 라는 생각만 들고 끝이에요.


 그럼 이제 피칠갑 특수효과 퍼레이드 괴물쑈 쪽으론 어떠냐... 고 하면. 출연 분량이 후반부 30여분 밖에 안 되긴 하지만 펌프킨헤드 괴물은 괜찮습니다. 괴물 자체는 괜찮아요. 스탠 윈스턴인데 뭐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ㅋㅋ 근데 이 괴물의 생김새가 영화 톤이랑 좀 안 맞아요. 아무리 봐도 이건 '에일리언'의 호박머리 버전인 것인데요, 그게 영화 분위기랑도 좀 안 맞고 에일리언만큼 디테일하고 소름 끼치지도 않습니다. 덧붙여서 얘가 그렇게 충분히 활약을 하지도 못해요. 감독님이 피칠갑 유혈 폭력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하셨던 것인지, 중요한 장면(?)들은 화면 밖에서 벌어지는 식으로 자주 연출하는데. 그러다보니 이 놈의 존재감이 더 떨어지고. 볼 거리도 충분치 못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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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일리언!! 파이널 걸!!! 이런 전개 전혀 아니니 이 짤 보시고 그런 거 기대하면 아니되시구요.)



 - 대충 정리하자면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고, 그럭저럭 볼만하고 존재 가치는 있지만 그렇게 막 재밌거나 잘 만들었다곤 못 하겠고... 싶은 애매한 영화입니다.

 틴에이지 슬래셔물에다가 '복수'라는 컨셉을 얹고 거기에다가 오컬트까지 결합하면서 그 와중에 또 부자간의 비극적 드라마에 중점을 두겠다... 라는 각본상의 기획은 꽤 괜찮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그게 그렇게 잘 구현이 된 것 같진 않았구요. 스탠 윈스턴의 특수 효과야 뭐 두 말 할 것 없이 괜찮지만 특수효과 쑈보다는 진짜 '영화'를 만들고 싶으셨던 것인지 본인 장기를 좀 자제하는 식의 선택을 한 것도 결과적으론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하지만 애초에 이 영화를 고르면서 그렇게 대단한 기대를 할 분이 계실까요. ㅋㅋ 걍 소소하게 시간 죽이기 좋은 그 시절 B급 호러를 원하신다면 괜찮습니다. 특별히 훌륭한 뭔가가 없어서 그렇지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볼만한 80년대 호러 무비이고 비주얼은 상급에 랜스 헨릭슨도 있으니까요. 저는 즐겁게 봤습니다.




 + 대충 확인해 보니 출연진들 중 랜스 헨릭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출연 배우들의 대표작입니다. ㅋㅋㅋ 적어도 imdb 배우 정보란 기준으론 그래요. 그래도 젊을 땐 누구 아들 역, 나이 먹곤 누구 아빠 역... 이런 식으로 여전히 살아 남은 분들도 몇 분 계시구요. 그 중 이 영화가 대표작이 아닌 한 분의 대표작은 무려 리처드 도너판 '수퍼맨'입니다. 어린 클락 켄트 역으로 나왔대요.



 ++ 대박은 아니어도 어쨌든 돈은 벌었는지 속편 하나가 더 나왔구요. 그러고 대략 10년 뒤에 티비 영화로 두 편이 더 나왔습니다. 은근 인기템이었던 듯? ㅋㅋ 그리고 그 중 티비 영화 한 편은 주연이 핀헤드님이세요. 우하하.



 +++ 스탠 윈스턴의 감독 데뷔작! 이라고 적어 놓으니 후로도 연출 경력을 마구 이어간 것 같지만 극장용 장편 영화는 이 후에 하나 더 만들고 때려 치웠구요. 이후로는 뮤직비디오, 단편 영화 같은 거 가아끔 하나씩 연출하면서 본업인 특수 효과 쪽 일에 전념하셨습니다.



 ++++ 대충 이런 이야기입니다.


 사실 주인공 부자가 사는 동네로 놀러 온 젊은이들은 대체로 양심적이고 착하며 상냥한 사람들입니다. 다만 여기 터프 가이 흉내내면서 나대는 놈이 하나 있었고. 그 놈이 주인공네 가게 옆에서 산악 바이크로 묘기 놀이를 즐기다가 주인공이 자리 비운 사이에 아들을 치어 버린 거에요. 근데 이 놈이 이미 음주 운전으로 한 번 사고를 내서 집행 유예 중인 상황이라 겁에 질려서는 그냥 내 빼버린 거죠. 그 외의 다른 젊은이들은 얼른 신고하자, 앰뷸런스 부르자 등등의 주장을 하며 빌런을 비난했지만 어찌저찌하다 보니 사정이 그렇게 되어 버렸구요.


 뒤늦게 아들 상태를 확인한 주인공은 결국 피눈물나게 슬픈 작별을 하고는 복수심에 불타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립니다. 펌프킨헤드. 그게 그냥 악마 같은 게 아니라 숲 속 마녀가 의뢰를 받아 불러내는 거구요. 그 정체는 아주아주 나쁜 놈에게 아주아주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복수 대행 아이템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주인공은 조건에 딱 맞는 고객인 셈이고. 어찌저찌 찾아가서 의뢰를 완료하고 펌프킨헤드가 출동합니다. 다만... '이 대가는 아주 클 것이야!'라는 옵션이 붙는 건 당연하겠죠.


 암튼 그래서 우리의 펌프킨헤드가 씐나게, 대신 하나씩 하나씩 젊은이들 머릿수를 줄여나가는데요. 문제는 이게 의뢰인(=주인공)과 싱크로되어 움직이는 거구요. 특히 사람을 죽일 때마다 싱크로가 좀 격렬해져서 주인공이 고통을 받아요. 그래서 고민하던 주인공님은 복수 현장에 직접 나가서 상황을 목격하고. 죄 없는 젊은이까지 처참하게 죽어 있는 걸 목격하고는 복수를 때려 치우기로 결심하고 마녀를 찾아가지만... 해주겠습니까? ㅋㅋㅋ 그래서 본인이 자체적으로 복수극을 멈추기로 결심을 하고선 젊은이들을 돕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의 오컬트 괴물이 총이나 칼로 제거가 될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도와주는 보람도 없이 몇 명이 더 죽어 나가구요. 결국 처음부터 가장 선량했고 심지어 주인공 아들까지도 즉각 살려주려 했던 아주 많이 착한 젊은이 둘만 남았어요. 하지만 괴물은 멈추지 않고, 무슨 공격을 해도 소용이 없고... 그 순간 주인공이 실수로 쇠스랑에 살짝 찔리는데, 이때 괴물이 마치 자기도 찔린 것처럼 반응하는 걸 본 우리 주인공님은 지체 없이 권총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쏘아 버립니다.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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