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전에 올렸던, "세상을 떠도는 괴상한 이야기 16선" http://gerecter.egloos.com/4689276 의 또다른 속편격 글입니다.


가끔 심야특선으로 이런저런 이야기 모아서 종종 올리곤 했고,

매년 한 번쯤은 이런 글 올려 보자 속으로 생각 했는데,

어찌저찌하다 보니, 몇 년 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오늘 어쩌다 보니 이 시간까지 안 자게 되고, 마침 여름인지라,

그 동안 틈틈히 메모해 두었던 이야기를 풀어 놓아 볼까 합니다.

대부분 익명 인터넷 사이트 이곳저곳을 다니며 보았던 이야기를 메모해 놓았다가

제가 다시 기억해서 써 두는 것인데, 혹시 원작 소설, 영화 같은 것이 있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경우 있으시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 읽어 보셨다면, 어떤 이야기들이 가장 재미있으셨습니까? 혹 어느 이야기가 가장 무서우셨습니까? 최근 들어보신 무서운 이야기 뭐 떠오르시는 것 있으십니까? 덧글로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1. (한 미국 무서운 이야기 웹사이트에서 본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한 아이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낡은 사진을 하나 주웠다.

소녀의 얼굴 사진이었는데, 소녀는 두 손가락으로 V자 모양을 만들고 웃고 있었다.

아이는 그 사진에 흥미가 생겨 집에 사진을 들고 왔다.


그런데, 점점 그 사진 속 소녀에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아이는 그 소녀가 누구인지 알아 보려고 여기저기 찾아 보기도 했고,

소녀의 얼굴을 계속 쳐다 보며 뭔가 발견해 내려고도 했다.


그러던 가운데, 아이는 소녀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소녀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 같은 것이 너무 심해져서,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오직 그 소녀에 대한 생각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아이는 소녀를 간절히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과,

지금 자신의 상황에 대한 슬픔도 분노도 아닌 이상한 뒤범벅이된 격렬한 감정에 휩싸여,

결국 자기 방에 스스로 불을 지르고 죽어 버렸다.


얼마 후 다른 아이가 길을 가다가 낡은 사진을 주웠다.

소녀의 얼굴이었는데, 소녀는 손가락 세 개를 펴든 채 웃고 있었다.





2. (국내의 한 익명 웹사이트에 올라왔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10년 전 쯤에 들은 이야기다.

학원에서 다들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

학원 선생님이 해 주신 이야기다.


학원 선생님은 명문 고등학교 출신이었지만, 재수를 해서 대학을 갔는데,

고3 때는 너무 경쟁이 심해서인지 특별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위에 많이 눌렸고,

잠깐 졸다가도 가위에 눌릴 만큼 자주 당해서, 너무 고생했다고 했다.

지금도 자주 겪고 있는데, 지금은 이제 어지간히 이력이 나서,

그런대로 참고 버틴다고 한다.


아직 가위 눌림이 한참 무섭던 고등학교 3학년때에,

가위에 눌릴 때 마다 귀신들이 무척 많이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무섭고, 잠을 자는 것이 두려울 만큼, 그 온갖 섬뜩한

귀신의 얼굴들이 상상이 되어 힘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천주교 신자였기 때문에, 다시 가위에 눌리면 주기도문을 외어 보기로 했다.

얼마 후 다시 또 어김 없이 가위에 눌렸고,

창백한 얼굴로 미치광이의 눈빛을 보내는 귀신들의 얼굴이 보였다.

주기도문을 외기로 하고, 가까스로 기도하는 꼴을 갖추어 기도문을 다 마쳤더니,

멀리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보였다.

빛나는 그 모습은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이제 가위에서 풀려나겠구나 하고 안심하던 순간.


그 멀리 있던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순식간에 갑자기 

미친듯한 속도로 다가 오더니 얼굴 바로 앞까지 와서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말했다.


"내가 정말 성모 마리아인줄 알았지?"


그리고 마구 낄낄거렸다고 한다....


나는 한번도 가위에 눌려본 적은 없지만, 갑자기 그 얼굴이 다가온다는 그 짧은 순간을

생각하면, 밤마다 무섭다.




3. (국내의 한 익명 웹사이트에 올라왔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10여년전에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그때 우리 가족이 살던 집은 아파트 12층이었다.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 오면 밤 12시 쯤이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뭘 좀 먹고 어슬렁거리다가 자리에 누우면 1시가 조금 못되는데,

누워서 막 자려고 하는 1시만 되면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초인종이 울리면 인터폰으로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아파트 1층 문 바깥과 통화를 할 수 있다.

그걸 받으면 다른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뭐가 잘 보이지도 않고,

이상한 숨소리인지 뭔지 모를 알 수 없는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인터폰을 끊으면, 잠시후 엘리베이터 움직이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한참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리는데, 분명히 우리 집이 있는 12층에서

땡 소리를 내며 멈춰 선다.


한 번 용기를 내서 바깥을 본 적이 있는데,

뭐가 있는지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서는 누가 왔는지 어쨌는지 알수는 없엇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나는 어머니와 함께 애써 무서운 것을 감추려고 우스갯소리처럼,

"귀신이 온 거 아냐"하고 말해 볼 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점점 괴로워졌다.

미칠 것 같았다.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인지.

무엇때문에 12층으로 엘리베이터가 올라 오는 것인지.

나는 1시가 다가 오면 점점 소름이 끼치고 겁이나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 되었다.


온통 그 걱정으로 가득차서,

결국 하루는 이 사실을 친한 학교 친구에게 말했는데,

그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 스스로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나는 갑자기 그 자리에서 발작한듯이 팔다리를 휘두르고 괴성을 지르며 눈이 뒤집혀 날뛰었다고 한다.


그때 그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었다고 한다.


내가 했어.




4. (국내의 한 익명 웹사이트에 올라왔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무서운 일을 생각하라면 그날 밤 일이 가장 무섭게 기억난다.


그날 밤, MP3 파일 넣어 둔 것을 재생해서 밤에 혼자 누워서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음악이 확 끊기더니,


이어폰에서 지직거리는 괴상한 소음이 들렸다.


그리고 뭔가 부서지는 소리 같기도 하고 비명 소리 같기도 하고,


찢어지는 소리나, 울음 소리 같기도 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왔다.


이상해서 기계를 만져 봤지만, 특별히 동작이 이상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깊은 밤이라 아무래도 무서워져서 엄마에게 가려고 한 순간,


이어폰에서 째지는 여자 목소리가 버럭 들려 왔다.

 

"왜? 엄마한테 이르게?"




5. (인터넷에서 돌던 이야기를 요약한 것인데 정확한 출처는 기억 나지 않습니다. 아마 일본 인터넷 사용자의 창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깊은 저녁 야근을 하고 있었다.

주말이라 다들 일찍 퇴근했지만 혼자 남아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눈치를 보자니 그렇게 되었고,

버티다가 일을 잡아 보니 의외로 이참에 다 해치우자 싶어,

늦게까지 일을 하게 되었다.


일을 하다 보니, 얼렁뚱땅 밤 12시를 넘겼고,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밤샘을 해서 완벽하게 일을 다 해치우고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무실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나는 이름과 소속을 말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 건너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는 몇 번 고쳐 물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건너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밤에 힘들게 일하고 있는 것도 억울한데, 누가 장난치나 싶어 짜증이 났다.


그런데 잠시후, 같은 전화벨이 또 울렸다.

이번에도 이름과 소속을 말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역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나는 짜증이 났다. 나는 갑자기 내 신세에 짜증이 나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


"잘못 전화를 했으면 미안하다고 말이라도 하든가. 밤에 일하는데, 뭐하는 짓이야."


그리고 나는 전화를 끊고, 

전화기의 버튼을 조작해서 더 이상 전화벨 소리가 들리지 않게 했다.

그리고 전화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고, 밤새 일을 했다.


아침 첫 차 시간이 될 무렵, 일을 마쳐서 가려고 하다가,

다시 전화 벨 소리를 원래 대로 돌아 놓으려고, 나는 전화를 다시 보았다.

그런데 전화에 메시지가 녹음이 되어 있었다.


재생해서 들어 보았다.


"한 개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


여자 목소리로 밤새도록 이어지는 것처럼 끊임없이 그 말만이 반복되어 녹음되어 있었다.




6. (90년대에 유행했던 이야기로, 대표적인 무서운 이야기 책인 '공포특급'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밤을 새워 일한 어느 트럭 기사가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한 허름한 여관의 지하방에서 잠을 자고 날이 밝으면 가기로 했다.

잠결에 언뜻 보니,

초상화가 여러 개 걸려 있었다. 이상했지만,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 자리에는 전부 창문이 있었다.




7. (국내의 한 익명 웹사이트에 올라왔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우리 옆동네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요.

한 무당이 아들이랑 딸이 있었는데 아들이 정신지체장애였대요.

무당은 점괘를 보더니 딸의 앞날을 병신 아들이 막는다고 생각해서,

청부업자를 시켜서 아들을 생매장 해버리라고 했대요.

그런데 몇 년 후에 아들 시체를 등산객이 발견되고,

그것 때문에 수사가 벌어져서 결국 무당이 잡혔다고 하더라고요.

딸은 어찌됐나 모르겠는데, 무당은 결국 교도소에 갔다더군요.

그런데 지금은 출소해서 아직도 그 동네 살고 있데요.


어제 엄마랑 동네 산책하다가 엄마가 이야기해줬는데,

엄마는 웃으면서 이야기 해줬음.... 엄마..ㅋㅋㅋ


RE: 니가 그 딸이야.




8. (한 일본 익명 웹사이트에서 본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일본 도호쿠 지방의 이와테현에 사는 한 남성이 집안에서 휴대전화를 잃어 버렸다. 


집전화로 휴대폰에 걸어 보니, 침대 밑에 들어 가 있던 휴대전화의 벨소리가 들렸다.


휴대전화를 찾은 남자는 벨소리 들리는 전화를 손에 들자


아무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통화버튼을 누르며 귀에 댔다.


거기로부터 들리는 소리는 자신의 웃음소리였다. 




9. (한 미국 무서운 이야기 웹사이트에서 본 이야기를 기억해 내서 옮겨 놓습니다.)

고문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특히 현대의 고문 방법은 말할 수 없이 지독하게 발전해서,


육체적인 고통을 주는 것과, 정신적인 괴로움, 수치심을 주는 별별 잔혹하고 역겨운 방법을


복잡하게 복합하여 사람을 괴롭히게 된다고 한다.


이런 것이 잘 결합된 극도로 심한 고문을 받다 보면, 사람은 완전히 발광하여,


일체의 고통에 대한 감각이 단절되고 현실감각을 잃어 버린 채,


자신의 머릿속의 상상 속의 세계로 도피해서, 그런 고문을 받고 있는 것은


전혀 모른 채 그냥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 같은 생각에 빠져 버린다고 한다.


이때 그렇게 한참 평범한 일상을 사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고문하는 사람이


"깨어나라"는 메시지를 주게 되면, 다시 환상에서 깨어나서 현실을 깨닫게 된다고 하는데,


보통 쪽지나 편지 같은 데 씌인 "깨어나라"는 글귀를 보고 메시지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환상 속의 시간 감각과 현실의 시간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메시지를 보고 나서도,


몇 시간, 며칠, 또는 훨씬 오랜 시간이 지난 느낌을 받은 후에야


현실을 깨닫는 경우가 있다고는 해도 결국은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깨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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