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승진누락과 격려

2015.07.14 18:19

가라 조회 수:2071


지난주 금요일에 하반기 승진인사가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 인사팀은 이상하게 승진인사는 항상 휴일 전날 저녁 7시 정각에 게시합니다. 야근하는 사람만 빨리 보라는건지...)


회사 상태가 워낙 안 좋은지라.. 승진자는 적었고 당연히 저는 승진명단에 없었습니다.

저희 사업부에서는 제가 개인적으로 과장들중 차장승진 1순위라고 찍었던 모 과장이 승진했더군요. 

그 친구.. 아니 이제 그 차장님은 저보다 후배이긴 하지만 중요부서에서 근무하고 그러다 보니 상도 몇번 타고 또 윗분들도 좋아하고 그 부서 실적도 좋은지라 후배가 먼저 승진했다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은 없습니다. 그래도 기분이 좀 그런건 어쩔 수 없죠.


그날 오후에 파트장이 뜬금없이 커피나 한잔 하자고 하더군요.

결론은, '회사 상황이 이러다 보니 승진자가 많지 않아서 우리같은 지원부서가 밀리는건 어쩔 수 없다. 너도 후배가 먼저 승진해서 기분이 좋진 않겠지만 내년에는 승진해야지..' 라는 클리셰스러운 위로였습니다. 


웃기는게... 제가 이런 이야기를 상사로부터 들어본게 처음이라는 겁니다.

제가 대리승진했을때 제 윗분이었던 그분은 '야, 네가 언제 입사했지? 벌써 대리야?' 라는 반응을 보였고...

과장승진을 했을때는 '뭐? 네가 벌써 과장이라고?' 라고 하셨었죠.

비록 자기 아래 직원이고 승진을 해도 자기보다 아래 직급이지만 자기는 승진을 못하는데 저는 승진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도리어 주변 사람들이 '좀 너무하시네..그래도 축하한단 말 정도는 해주시지..' 라고 할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사가 어찌보면 당연한 위로나 격려를 하는게 새롭더라고요.

그분이 파트장일때는 자기가 먼저 승진하려고 윗분들이나 계장님들에게 제 욕하고 다닌다는 소리만 들렸는데...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걱정을 했는데... 어느 계장님이 '상사가 부하직원 욕하고 다니면 자기 얼굴 깎아먹고 다니는거지.. 우리는 뭐 눈이 없나..' 라고 해주셔서 조금은 걱정을 덜기도 했었죠.


그나저나 승진하면 월급도 조금 오르니 내년에는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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