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가끔은 이렇게 신작을 보기도 합니다!! 제 올레티비 영화 요금제가 무료로 풀어준다면요. ㅋㅋㅋ 상영 시간은 1시간 41분. 스포일러 없게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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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원제는 '보스 레벨'이구요. 한국 번역제 '리스타트'는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보스 레벨'이란 말은 잘 안 쓰죠 한국에서)



 - 도입부는 다들 아실 거에요. 예고편에서 실컷 보셨을 테니... 한 중장년 근육질 남자가 금발 미녀랑 자고 있는데, 정체불명의 괴한이 마체테를 휘두르며 난리를 치죠. 그런데 주인공은 아주 시큰둥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식탁으로 걸어가고, 커피 따르고 마시고 하는 일상적인 행동을 다 하면서 쳐다 보지도 않고 괴한의 공격을 다 피합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 대해 투덜투덜 설명을 하는데... 그러니까 시작부터 이미 타임 루프가 한참 진행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 날이 벌써 13x번 정도 반복되고 있는데 매번 눈 뜰 때마다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13x번 반복하다 보니 패턴을 다 외워서 물리치긴 하는데 어느 정도 진행을 하고 나면 너무 고난이도 상황이 등장해서 포기하고 거기에선 그냥 죽어버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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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입식 암기 교육의 위대함. 실패시 육체적 고통을 가할 경우 더욱 위대해집니다.)


 그러다 영화는 갑자기 타임 루프를 벗어나 하루 전날로 돌아갑니다. 이제부터 배경 설명인데... 그러니까 그 남자는 이혼남이고 전처는 나오미 와츠. 남자는 군인에 여자는 과학자입니다. 우리 어여쁜 나오미는 할배 멜 깁슨 밑에서 시간 관련된 뭔가를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 깁슨씨는 아무리 봐도 악당이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그나마 유일하게 믿을만한 존재인 전남편에게 뭔 짓(?)을 해버린 거죠.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은 이 타임루프를 이용해 저 자객들을 물리쳐야 하고, 보스 깁슨 할배를 물리쳐야 하고, 아내와 아들을 구해야 합니다. 내친 김에 여건이 되면 세상도 구하면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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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재미의 5할을 책임져주는 킬러 군단.)



 - 오프닝에서부터 길게 이어지는 반복 액션 장면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액션 연출도 준수하면서 유머 감각이 좋아요. 역시 루프는 유머랑 궁합이 잘 맞죠. 

 그런데... 그 부분이 끝나고 하루 전날로 돌아가 배경을 설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재미가 훅 떨어집니다. 일단 그 사연이란 게 너무 뻔하고 식상하구요. 그러면서 어둡고 진지하거든요. 식상 + 진지. 최악의 조합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그렇게 진지, 심각하게 설명된 배경을 보고 나면 도입부에서 주인공이 당하던 재밌는 일들이 갑자기 이해가 안 가기 시작해요. 아무리 봐도 주인공은 백주 대낮에 헬리콥터 띄우고 개틀링 건으로 건물을 통째로 박살내야할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 '전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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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L.A. 경찰하던 시절 같았으면 너 같은 건 그냥 한 방에!!!)



 그러니까 톤의 문제입니다. 그냥 쭉 가벼운 톤으로 가면서 개연성 따위 사뿐히 즈려 밟았음 괜찮았을 텐데 굳이 진지한 톤을 섞어 버려서 이야기의 포텐셜이 좀 깎여 나간 느낌.

 멜 깁슨도 나오미 와츠도 모두 베테랑답게 자신들이 맡은 팔랑팔랑한 캐릭터들에 나름 강하고 믿음직한 인상을 심어주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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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이러는 장면들이 제일 재밌다구요)


 그럴 필요가 없는 영화여서... 심지어 그러면 안 되는 영화여서 결과적으로는 뭔가 그냥 헛수고들 하시고 간 것 같아요. ㅋㅋㅋ



 - 그래도 다행히 이야기는 계속 오락가락(?) 해줍니다. 별로 재미 없게 늘어지는 진지한 파트가 끝나면 다시 타임 루프를 활용한 드립들이 난무하는 개그 액션이 나오구요. 그거 한참 보고 나면 다시 또 잠깐 진지하다가 아 좀 지루한데... 싶을 때쯤에 다시 코믹 액션으로 돌아가 주고요. 도입부만큼의 재미가 다시 돌아와주지는 않는 게 못내 아쉽지만, 재미 없는 영화가 되어 버리진 않았습니다. 볼만 했어요.


 근데... 또 결말이 당황스럽습니다. 전 당연히 쿠키가 나올 줄 알고 끝까지 기다렸어요. 아무 것도 안 나오길래 인터넷 검색까지 해봤죠. 근데 그게 그냥 결말 맞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재밌게 봐 놓고 결말에서 살짝 식었습니다. 뭐 스포일러 될 얘긴 못 하니까, 간단히 말해서 결말이 궁서체로 진지합니다. 사실 이 영화 각본 쓴 사람들은 되게 진지한 이야기를 의도했었나봐요. 참 당황스런 일이죠. 특히나 조 카나한은 뭔 생각이었던 건지 모르겠네요. 본인이 쓴 각본으로 본인이 연출했는데 과연 그 결말이 맞다고 생각을 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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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개봉 영화에 이런 장면을 넣으면서 진지해지려고 하면 어쩐답니까...)



 - 그래도 뭐랄까. 그동안 봐 온 '게임 흉내 영화'들 중에 가장 완성도 높은 게임 흉내를 선보인 영화라는 의의는 있겠습니다. 그 의의 어디다 쓰나요

 영화의 스토리상으로는 게임과 전혀 상관 없어 보입니다만. 감독은 처음부터 이게 게임 형식의 영화라는 걸 의식하고 각본을 쓴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틈틈이 게임 흉내 개그를 넣거든요. 영화 시작 장면부터 대전 격투 게임의 캐릭터 선택 화면을 흉내낸 타이틀로 시작을 하고. 정신 없이 보느라 다 까먹었지만 중간중간 게임 용어들을 이용한 드립들이 나오구요. 나중엔 아예 오락실에서 주인공이 게임을 하는 장면이 한참 동안 나오기도 해요. 덧붙여서 한국 제목인 '리스타트' 역시 막판의 중요한 장면에서 중요한 대사로 나오는데... 이 또한 게임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죠.


 암튼 그동안 봐 온 그 수많은 게임 흉내 영화들을 돌이켜보면 늘 진짜 평생 게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처럼 각본 쓰고 화면 연출해서 보는 사람 고통스럽게 만들고 그랬거든요. 심지어 데이빗 크로넨버그 같은 거장이 만들어도 게임 소재는 쉣(...)이었고 스필버그가 만든 게임 영화도 전혀 실제 게임 같단 느낌은 안 들었습니다만. 그리고 성냥... 아, 아닙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나름 그럴싸해요. 그걸 영화의 장점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뭐 어쨌거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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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의 최종 보스님. 뭔가 좀 폼이 난다 싶었는데 애초에 액션 특화 배우이신 것 같더군요.)



 - 음... 뭐 제가 느낀 재미도와는 별개로 그렇게 할 말이 많지 않은 영화라 이쯤에서 정리하겠습니다.

 재밌습니다. 도입부는 되게 재밌고 (다행히도 '도입부'치곤 꽤 깁니다) 그 다음엔 싱거움과 재밌음을 오락가락하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이 정도면 재밌지 뭐. 라고 느꼈어요.

 타임루프와 액션 연출을 엮어서 코미디로 승화시키자는 아이디어는 꽤 신선했고 또 잘 해냈는데, 거기에 바탕이 되는 스토리가 영 망한 퀄이라 아쉬웠네요.

 하지만 뭐 그 진지한 부분은 나오미 와츠와 멜 깁슨이 나름 열심히 소화해주시니 그냥 두 배우 얼굴 뜯어 먹으며 버티셔도 됩니다. ㅋㅋㅋ

 이렇게 좀 재미가 오락가락한다는 건 알아두시고. 액션과 코믹 중에 코믹은 괜찮은데 액션은 그냥 무난한 수준이라는 거. 그것까지 감안해서 관람 결정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전 워낙 루프물 좋아하고 이런 허랑방탕한 개그 좋아해서 재밌게 봤네요. 가볍게 보는 와중에도 아쉬움이 많았지만요.


 


 + 제가 보고 싶어했던 근래 나온 B급 성향 영화 셋이 '프리키 데스데이'랑 이거, 그리고 '노바디'였는데요. 그 중 둘을 봤는데 둘 다 볼만은 한데 좀 아쉬운 구석들이 많네요. '노바디'는 어떨지...




 ++ 제가 며칠 전 보고선 이쁘다고 생각했던 '오버로드'의 여배우가 여기에도 나옵니다. 맡은 역할은 참으로 하찮습니다만, 그래도 나오는 동안엔 대사 많더라구요. 헐리웃에서 성공하시길!



 +++ 최근에 이렇게 타임루프와 액션을 섞어 만든 영화를 생각해보자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있었죠. 완성도는 그 쪽이 훠얼씬 낫습니다만 이 쪽은 코미디 특화라서 나름 존재 가치가 있네요. 근데 중간에 정말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어떤 장면과 굉장히 비슷한 장면이 한 번 나옵니다. 그리고... 그 영화는 속편 만든다더니 이러다 톰 아저씨 칠순 잔치 하겠어요. '매버릭'은 개봉 못 하지, '미션 임파서블'은 찍어도 찍어도 안 끝나지. 아마 지구에서 코로나 제일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 해 싫어하는 사람이 톰 할배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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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엣지 오브 투모로우랑 매트릭스를 반반씩 흉내낸 듯한 장면)



 ++++ 쌩뚱맞게 웃겼던 장면. 여성 킬러의 칼을 보고 멜 깁슨이 한 마디 합니다. "좋은 칼이군, 이게 카타나인가."

 그랬더니 여성 킬러가 피식 비웃으며 이래요. "카타나는 일본 칼이고 이건 중국 칼이거든??"

 감독이 의도한 건진 모르겠지만 게임판에 보면 일뽕(...)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서 뭔가 아시아스런 게 나오면 다 일본 거라고 생각하거나, 일본쪽 용어를 일반 명사처럼 생각하고 써버리거나 그러거든요. 그런 걸 살짝 놀리는 드립 같았... 는데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조 카나한은 게임 덕후가 맞을 겁니다. ㅋㅋ



 +++++ 쌩뚱맞게 캐스팅이 화려한 영화입니다. 이미 적었다시피 나오미 와츠에 멜 깁슨, 비중은 작지만 켄 정도 나오고 양자경도 나와요. 주연을 맡은 프랭크 그릴로가 그리 널리 알려진 스타가 아니어서 더 쌩뚱맞은 느낌이 들죠. 아니 쟤가 주인공인데 저 사람들이 조연, 단역이야? 이런 느낌. ㅋㅋ

 그 중에서 멜 깁슨이 특히 오랜만이라는 느낌이었는데 필모그래피를 검색해보니 꾸준히 뭔가 하고 있었네요. 그리고 지금 촬영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영화가 넷, 촬영 진행 중인 영화가 셋입니다. 몰라뵈어서 죄송했습니다 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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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내 목숨과 지구의 운명이 경각에 달렸는데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인간이 이깟 썩은 놈 하나 뿐이라니... 라는 듯한 나오미 와츠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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