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과 2편의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피해서 3편 이야기를 '평소대로'는 할 길이 없어서 그냥 평소보다 훨 간략하고 좀 더 애매하게만 적는 걸로 하겠습니다. 스포일러가 없을 거란 얘기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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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삼부작 내내 하는 일이 거의 없는 분이 포스터에 원탑으로 떡하니...)



 - 제목에 대놓고 적혀 있는 연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번엔 모든 사건의 원흉인 '그 마녀'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지는 스포일러라서 설명 생략. 그리고 보여지는 마녀의 이야기는... 전체가 통째로 스포일러라서 역시 생략. 그래서 이번 글엔 스토리 소개는 없습니다.



 -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음 그러니까... '완결편'입니다.

 그게 무슨 무의미한 소리인고 하니. 파트 1과 2로 이어져온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기능에 집중한 에피소드라는 얘깁니다. 아쉽게도 그 과정에서 '영화 한 편'으로서의 독립성은 많이 포기했어요. 파트 1은 그냥 그것만으로도 거의 완결성 있는 이야기였고, 파트 2는 앞뒤에 붙은 액자만 빼면 또 독립적인 이야기로 존재 가능한 이야기였잖아요. 근데 파트 3은 그게 안 됩니다. 


 물론 부제로 '1666'을 붙여 놓았듯이 1666년에 벌어진 사건이 중심 스토리로 나오긴 합니다만. 이게 분량이 50분 밖에 안 돼요. 왜냐면 이게 '완결편'이라서 결국 1994으로 돌아와 전체 스토리를 종결지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걸 5분만에 끝낼 순 없으니 과거 이야기가 그렇게 짧아진 겁니다. 덕택에 이 파트 3은 영화 한 편이라기 보단 미드 에피소드 두 개를 붙여서 보는 느낌이 들게 되어 버렸죠. 개인적으론 이게 가장 많이 아쉬웠습니다. 뭐 별다른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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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이 왜 이런 차림을 하고 이러고 있는지는... 안알랴드림!)



 - 그럼 일단 1666년 사건 부분부터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그 부분은 기대보단 살짝 못미쳤습니다. 왜냐면... 사람들의 예상대로 '포크 호러' 분위기로 가질 않더라구요. 그런 요소가 없는 건 아닌데, 그보단 그냥 전형적인 마녀 수난극으로 흘러갑니다. 남들보다 똑똑하고 살짝 현대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젊고 아름다운 처자가 시대와 갈등하다가 주변의 악인들 때문에 마녀로 몰려 개고생하는 비극적인 이야기죠. 결국 또 멜로드라마인데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그 멜로드라마 자체는 괜찮아요. 


 문제는 호러 느낌이 너무 약합니다. 

 호러 요소는 분명 차고 넘치는데 그건 그냥 곁가지 내지는 의무방어전 느낌이고, 중심 내용은 앞서 말했듯 시대 잘못 만나서 인생 극단적으로 꼬인 사람들의 멜로드라마에요. 에... 따지고보면 이걸 '문제'라고 느낄지 말지는 보는 사람 취향에 따라 달라질 부분 같긴 한데요. 저한텐 아쉬움이었습니다. 감독님이 슬래셔도 스플래터도 잘 하시던데 포크 호러 쪽까진 좀 안 맞으셨던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도 뭐. 이야기 시작부터 충분히 짐작 가능한 부분이라서 그냥 그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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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결편에서도 여전히 빡세게 멜로 찍으시는 두 분.)



 - 1666년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이제 1편의 클라이맥스랑 비슷하게 주인공들이 연합하고 연대해서 '작전'을 짠 후 최종 결전을 벌이는 전개로 흘러갑니다.


 이 부분에선 유난히 '기묘한 이야기'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주인공들이 짠 작전이란 게 뭔가 되게 순수한 영혼의 사람들이 아기자기하게 짜는 느낌이랄까... 아니 그냥 까놓고 말해서 청소년 환타지 어드벤쳐물 느낌이에요. ㅋㅋㅋ 이야기 전개의 논리성 측면에선 좀 많이 허술합니다. 그나마 파트1은 그냥 10대들끼리 그러고 있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엔 다 큰 어른들이, 게다가 이 모든 사건들을 전혀 겪지 못 한 양반이 하나 합세해서 함께 그러고 있으니 좀 위화감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이 부분엔 유머가 많이 들어가서 괜찮았습니다. 논리적 허술함을 덮어보려는 의도가 슬쩍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새 정든 캐릭터들이 적당히 웃겨주고 적당히 갸륵한 모습 보여주며 으쌰으쌰 힘 모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들은 훈훈하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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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아주 기묘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 결국 3부의 소감은 그동안 이 시리즈에 얼마나 정 붙였느냐, 그리고 전반부의 마녀 이야기에 얼마나 몰입하고 이입할 수 있느냐... 에 달린 것 같습니다.

 그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다면 마녀 이야기는 물론 뒤에 이어지는 대단원의 전개까지 아주 흡족하게 보실 수 있을 거구요.

 반대로 그 부분이 좀 약하다고 느끼신다면... 마무리 액션 역시 좀 아쉽다고 느끼실 가능성이 큽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 잘 뽑아낸 캐릭터와 드라마였다고 생각하는데. 3부는 유독 그 드라마 의존도(?)가 높은 것 같아요. 충분히 이입이 되어 있다면 마지막 전개를 본격적인 살풀이 쇼로 신나게 즐길 수 있겠구요. 그게 좀 덜 되어 있다면 '재미는 있는데 좀 헐겁네...' 이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 수도 있구요. 전 살짝 후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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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저 어르신은 사정상 중요도에 비해 출연 비중이 적어서 그런지 자꾸 좀 겉도는 느낌이.)



 - 어째 파트 3 이야기는 계속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로 점철되고 있는데요.  뭐 그래도 재밌게 봤어요.


 일단 떡밥 회수 측면에선 꽤 잘 뽑은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다가 '아, 이건 뭐지?' 싶었던 장면들이나 '영화 속 논리가 좀 앞뒤가 안 맞는데?' 싶었던 요소들의 대부분이 이 '파트3'에서 해명이 되고 해결이 돼요. 아주 명쾌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뭐 오컬트 호러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명명백백 명쾌한 설명을 기대해도 좀 이상하죠. 따지고 보면 악마란 존재 자체가 그렇잖아요. 그렇게 강하다는 분이 왜 직접 방문해서 하고픈 일 직접 하지 않으시고...


 그리고 2.5편의 영화 상영 시간 동안 내내 관객들이 느꼈던 억울함, 울분, 분노 같은 것들에 대해 확실한 보상을 준다는 측면에서도 좋았어요.

 비슷하게 관객들 빡치게 해놓고선 괜히 현실성에 얽매이다가 어중간하게 마무리되는 영화들도 많잖아요. 요건 그런 거 없이 화끈합니다. ㅋㅋㅋ

 특히 저처럼 파트 1, 2를 거쳐 오면서 정 줬던 캐릭터들의 비참한 퇴장에 빡치셨던 분들이라면 마지막의 어떤 장면이 참 맘에 드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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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흘리며 떠난~ 잊혀져간 모두~ 다쒸 도라와~)



 - 종합 마무리 같은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말하자면 시즌제 드라마의 마지막화 같은 거라서 따로 떼어 놓고 얘기하는 게 좀 웃기죠.

 어차피 파트 1, 2를 다 보셨다면 당연히 보실 것이고 아님 안 보실 테니까요. ㅋㅋ

 그래서 세 편을 묶어서 간단히만 말하자면, 1년에 몇 개 안 나오는 '수작' 표현이 아깝지 않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호러를 특별히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그냥 한 번쯤 시도해보세요. 저는 이틀간 즐겁게 잘 달렸습니다.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같은 장난을 시도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죠. 1666 파트에 전작들에 나왔던 배우들이 이전 배역들과 전혀 상관 없는 캐릭터를 맡아서 등장합니다. 

 근데 이게 좀 괴상해요. 1편과 2편의 배우들을 그냥 1666에 때려박아 버리다 보니 그 시절에 이미 흑인과 백인이 위화감 없이 어울리는 지상낙원이 만들어져 버렸... ㅋㅋㅋ 게다가 그 와중에 또 어떤 배우는 본인의 극중 조상님을 연기하고 있어서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나머지도 그런 경우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그건 그냥 불가능하거든요. 설마 배우들 출연료 아끼려고 이렇게해서 한 번에 찍은 건가? 라는 의심도 좀 들었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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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작으로 '빨간머리 앤' 함 가시죠 매드맥스님.)



 ++ 어찌보면 아주 위험하고 불온한 영화네요 이거. 프롤레타리아들을 선동해서 유혈 레볼루시옹을 획책하는...



 +++ 자꾸 고기 분쇄기 언급이 나와서 좀 그랬습니다. 심지어 그 장면을 두 번인가 다시 보여주기까지 해서 어제 새벽에 겪었던 트라우마 재발할 뻔(...)



 ++++ 배경이 1994년이어야 했을 이유 한 가지가 더 떠올랐어요. 스마트폰도 없고 사방에 cctv가 깔리지도 않은 세상이었기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마무리가 좀 대충인데, 그나마 1994년이었으니 망정이지 2021년이 배경이었음 농담으로라도 불가능한 결말이죠.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 범죄물 작가님들은 참 편하게들 사셨죠잉.

 


 +++++ 스토리상 전혀 쓸 데 없는 대사지만, 1994년에 SSD를 언급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오류인가? 하고 검색을 해 보니 SSD의 개념 자체는 이미 80년대에 확립이 되었고, 90년대엔 개인용 말고 회사용 같은 분야에 극소수가 이미 쓰이기도 했었다고. 그러니 컴퓨터 덕후라면 그 존재를 알고 있어도 이상할 건 없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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