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틀즈 박스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작년부터 사실 사고 싶은 박스세트였는데, 가격도 만만치 않고, 가난한 유학생이 무슨! 하는 생각에 아쉬움만 가지고 있었죠.
 근데 얼마 전에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비틀즈 음반 판매가 시작되었죠. 캐나다에서 거주하는 터라, 아이튠즈 스토어 사용도 가능한데다가, 아내님과 저는 음악 취향이 상당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비틀즈는 둘 다 무척 좋아한단 말이죠. 아내님이 다른 거 사는 건 마땅찮게 보는데, 비틀즈 박스세트만은 대찬성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비틀즈 박스세트를 살까 생각했어요. 박스 세트로 구매하면 아이튠즈 LP 서비스로 디지털 음반 자켓도 나름 화려하게 볼 수 있고, 부가 다큐멘터리 영상들도 볼 수 있다고 해서요. 가격도 $149라서 나름 저렴한 편이고요.
 근데,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비틀즈 음원 판매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서 아마존에서 비틀즈 박스 세트가, 그러니까 음원이 아닌 실제박스세트가 할인 판매 시작!
 심지어 20달러가 싼 $129! 

 그래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따로 리핑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태그 정리, 자켓 사진까지 잘 되어 있는 데다가, 배송 기다릴 필요 없고 그렇잖아도 좁은 유학생의 집 안 공간을 차지할 걱정없는 디지털 음원이냐!
 조금이라도 가격이 저렴한 데다가, 아니 다 필요없이 콜렉터로서의 기쁨을 한껏 채워줄 실물이 눈 앞에 존재하는 CD 박스 세트냐! 

 고민 고민하다가 결국 콜렉터로서의 마음에 굴복하여, 아마존에서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흑흑, 안 그래도 한국서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만화와, 소설, DVD 등 내 콜렉션들을 못 가져왔는데, 난 또 다시 수집을 시작하는 건가)

 그런데 웃긴 게, 캐나다 아마존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 여기선 비틀즈 박스세트를 할인해서 판매하지를 않더라고요.
 결국, 해외 배송 + 세금 포함하여 $168 에 미국 아마존에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나마 북미 배송이라 배송비가 그리 비싸진 않더라고요. 
 결국 세금 포함하면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사나, 미국 아마존에서 사나 가격적인 메리트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기쁩니다! 얏호. 
 아마존에서 알려온 대로라면 예상 도착 일자는 12월 6일 정도라고 해요.



2. 캐나다에서도 아내님과 제게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던 듀게의 ㅍ님과 ㅇ님 부부. 
 혼인 신고 기념으로 호텔도 보내주시고, 각종 캐나다 명절 때 집에도 초대해서 맛난 음식도 대접해주셨죠. 칠면조를 그리 맛있게 먹어본 건 ㅍ님의 집에서가 처음이었어요.
 한국에 가셔선, 그 은혜의 손길이 다른 분들께 향하자 아내님은 트윗에서 그 다른 분의 아이디를 접할 때 마다, '저 분이 ㅍ님의 은혜를 앗아갔어.' 라며;;

 근데! 한국에서도 저희를 향한 그 은혜의 손길은 멈추시질 않습니다.
 아내님이 어딘가에서 호두과자 먹고 싶다고 했던 걸 잊지 않으시고는, 호두과자를 외국으로 배송하는 건 불가능하니, 저희가 직접 호두과자를 만들어먹을 수 있게, 호두과자 제작 키트를 보내주신다고 합니다!

 마침 요즘 제가 좋아하는 만화인 세븐시즈, 히스토리에 등 신간도 새로 나온 데다가, 아내님이 보고 싶어 하는 책이 있어서 그 것들은 제가 인터넷 서점에서 사서 ㅇ님 ㅍ님 댁으로 배송시켜서...호두과자 세트 배송해주실 때 함께 캐나다로 보내주시기로 했죠.
 
 아흑, 이렇게 감사할 데가...
 
 근데 되게 인상적인 게, 제가 금요일 오후에 인터넷 서점서 책들을 주문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토요일 오전 8시에 ㅍ님 ㅇ님 댁으로 배송이 완료가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도 2~3주 정도 배송 기간이 걸리는데, 한국의 인터넷 서점은 24시간도 안되어서..흠. 




3. ㅍ님도 안 그래도 말씀하셨지만, 이게 생각해보면, 한국이 꼭 좋은 게 아닙니다. 그만큼 사람의 노동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게 아닐까 해서요. 그것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말이죠. 
 그런 거 생각 깊게 하다보면, 참 힘든 직업인 간호사가 한국에서 사회적 지위가 왜 그다지 높지 않은 지에 대해서도 알 것 같단 말이죠.
 제가 캐나다에 와서 제일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제가 간호사였다, 이곳에서 곧 간호사가 될 것이라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네, 실제로 부러워해요!




4. 길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밴쿠버 시간으로 새벽 1시가 넘었네요. 아내님은 벌써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같은 방에서 노트북 켜서 밝고,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거슬릴테니, 언능 글 마무리 해야해요.
 그러니 그냥 생각 더 진행 안 하고, 비틀즈 박스 세트와, 각종 만화책들이 곧 내 손 안에 들어온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겠어요. 비틀즈 박스세트 오면 하루 이틀은 리핑하고, 앨범 자켓 이미지 파일에 덮어씌우느라 휙 사라져버릴 것 같네요. 




5. 지금 다니고 있는 캐나다 간호사 리프레쉬 과정 실습 6주차가 끝났습니다. 이제 실습은 단 이틀이 남았네요. 이번 주말에는 실습 마무리로 Self evaluation 도 작성해서 인스트럭터에게 보내야 합니다. 뭐 자기 평가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영어로 해야 하는 게 문제죠, 뭐. 영어 공부 한다고 생각하고 팟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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