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리를 처음 데려온건 그때 당시 같이 살던 하메였습니다.
지금이야 포로리는 제 주위 모든이가 부러워하는 "세상에서 가장 팔자 좋은 고양이"중 한마리지만 그때 모습은 정말 처참했어요.

털이 엉켜서 푸들컷으로 미용한 후 데려왔는데 온몸에 상처투성이, 몸무게는 2kg 정도밖에 안나갔구요
딱 그렘림 같았습니다.

 

하메 지인 분중에 허스키농장을 하는 분이 계셨는데 종묘 목적으로 물 건너 어느 나라에서 데려왔다고 하더라구요
허스키농장이니 고양이를 위한 환경은 아니였겠지요


가뜩이나 예민한 동물인데 덩치가 자기들 10배는 될만한 허스키들이 뛰어노니 교배가 될리가 있나요

농장 한 구석 케이지에 두마리를 집어넣어놓곤 생각나면 사료나 챙겨주곤 하며 방치되다가
결국 안되겠는지 키울 생각있음 데려가라는 말에 어느날 하메가 두마리를 안고 집으로 왔습니다.

 

한 일년 살다 두마리가 버거웠는지 포로리는 다시 입양을 갈 처지에 처했고
그동안 정이 듬뿍 들어버린 제가 입양을 받아 포로리를 키우게된거지요.

그때 트라우마가 있는지 포로리는 밖에 나가는걸 상당히 싫어합니다.
현관문을 열어놔도 나가지 않아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이 가장 맘 편한 곳이라는 걸 알고 있는거지요.

 

처음 고양이를 키웠을땐 아무것도 몰랐어요
사료도 그냥 먹이던거, 모래도 그냥 싼거, 헤어볼이 뭔지, 왜 만져주면 그릉대는지,
포로리 눈물이 붉은 색인걸 보고 멘붕 왔던것도 기억나네요.

 

이것저것 공부하다보니 사료에도 등급이 있어서 1등급 사료가 더 좋다더라 해서 1등급 사료로 바꾸고
그러다보니 유기농 홀리스터 사료가 좋다는 말에 또 그걸로 변경.. 그러다 이젠 생식 먹어요..;;
처음엔 영양제 생식으로 시작했다 점점 자연식 생식으로 바꿔가고 있구요

 

모래도 저렴한 거에서 굳기가 좋은것으로, 거기서 친환경이라 포로리 기관지랑 피부에 좋은것으로..
그렇게 점점 업그레이드 되네요.

 

물론 그덕에 옷이나 화장품 사는것도 예전엔 10개를 샀다면 지금은 1,2개밖에 못사요
가끔씩 녀석이 아프면 들어가는 병원비도 만만치 않구요

 

물질적인 면도 그렇지만 시간적인 면도 많은 희생이 필요해요
외박은 꿈도 못꾸구요 저녁때 되면 놀다가도 들어와서 밥주고 나가야해요
가끔 피치못할땐 근처 지인집에 맡기고 가는데
몇년 같이 살던 고양이가 있는 집인데도, 데리러 가보면 내내 울고 침대 밑에서 안나왔다고 그래요
이런 아이라 다른 낯선집엔 맡기지도 못하구요

 

가끔씩 힘들고 부담스러울때도 있어요
내가 평생 책임져야 할 존재라는게 처음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처음 집에 왔을때 온몸으로 경계하며 조그만 소리에도 놀라던 녀석이
조금씩 조금씩 내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음..
반려동물 얘기가 나와서 포로리 만났던 때 얘기를 썼더니 길이 길어졌네요.

글 마무리 하는거 너무 힘들어요..ㅜㅡ
글 잘쓰는 재주는 정말 없나봅니다.

 

끝내기가 어색하니 포로리 사진이나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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