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월 내내 자유형과 악전 고투했습니다.  1-2km를 이제 별로 힘들지 않게 가게 되서 대충 되어가는 가 보다 했는데, 2월부터 단위거리당 속도(50미터 기준)를 올리려고 하니 그동안 막연히 느끼고 있던 문제점 때문인지 한계점에 부딪혔습니다. 주말 이틀 동안 지인들과 함께 수영하면서 집중적인 관찰을 부탁한 바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했습니다.  멘붕오더군요.  한마디로 기초적인 부분들이 부실하다는 결론이었지요. 경험상 이런 경우 대개 'Back to the basic'이 답입니다. 별 수 없죠 머.말이 씨가 된다고 정말 5년하게 생겼습니다. 하하.

 

   자유형 All Reset!!! 25미터 12스트록 25초 목표. 올해 내 1km를 저 기준으로 다시 가능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슬럼프는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2. 젊은 시절 읽었던 Marx의 글에는(정확하진 않습니다..하도 오래전 일이라)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 Man is what he made" 직역하면 "인간은 그가 만들어 온 것이다" 쯤 이겠지요? 저는 이것을 "인위적인 것이 자연적이다 혹은 자연적인 게 된다 " 라는 개인적 의미로 새깁니다.

 

    집중적인 운동(다시 말하면 몸을 쓰는 것)은 생전 처음인 저는 이 명제가 정말 맞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몸이야 말로 인위의 축적물로서 구현되는 최초의 자연입니다. 조금식 몸에 쌓는 빼앗길 수 없는 내 '저축'의 재미가 요즘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줍니다.

 

3. 아이에게 '없던 마음이 생기건지' 혹은 '이미 존재하던 마음이 출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4-5 살쯤이었어요..어느 해의 봄날(4월 7일) 의 오후 아이와 함께 아파트 주위를 산책하다 그놈이 무어라고 말했는 데 바로 느낌이 오더군요. 아 이놈이 마음이 생겼구나.  화창한 봄날의 숨겨진 그늘처럼 제 마음이 처연해졌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아무 묘목을 구해서 같이 근처 공터에 심었어요. "호야 오늘이 또 니 생일이구나"

 

    밤늦게 아이를 재우고 집사람이랑 한잔하면서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잠든 아이를 옆에 두고 두런 두런, 기쁘면서도 무언가 쓸쓸하던 그 봄밤, 아파트 창밖으로 날리던 벗꽃 잎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런 것이 사랑이구나..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죽는 순서가 이미 정해져 있는 사랑. 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지 이미 결정되어 있는 사랑.

 

    이제는 많이 컸지만 아이는 이미 평생 보여줄 사랑을 지 부모에게 다 보여 주었어요. 누가 그러대요. 부모란 그때 보여준 무조건적인 아이의 사랑으로 한평생 사랑하게 된다구요.

 

     호야 .무뚝뚝한 경상도 아비라 면전에선 오글그려 못하지만 이제 봄이 오니 다시 말하고 싶단다. 사랑한다 그리고 그동안 미안하고 고맙다. 언제 같이 그때 심었던 나무가 얼마나 컸는지 구경 한 번 가자.

 

4.  듀게 물개님들에게 질문 한가지요. 수영 드릴을 연습할 때 잘 안되는 부분 3-4가지 정도를 일정기간 집중적으로  만족한 수준이 될 때까지  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안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 드릴을 매일 싹 훑는 방식으로 하는 게 나을까요? 제가 후자의 방식으로 해 왔는데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요.

 

5.  봄비가 와서 그런지 좀 감상적이 되고 마음이 촉촉해 지는 기분이네요. 저녁 수영 갔다 와서 한잔 해야겠어요. 요즘 와인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ㅎ  아참 듀게 수영하시는 분들 화이팅입니다..여름 바다에서의 sexy한 body와 멋진 폼,그리고 물과 하나가 되는 따뜻한 경험과 제주 푸른 바다가 우리를 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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