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공부한 바로는 분노/혐오/증오는 다릅니다.

 

분노는  옳다/그르다는 논리적 차원, 혐오는  좋아/싫어 라는 감정적(수동적) 차원, 증오는 좋아한다/미워한다는 행동적(적극적) 차원으로 크게 대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증오와 혐오에 공통된 오(惡)는  악(惡 틀리다 혹은 나쁘다)이라는 논리적  판단과 추하다라는 정서적 느낌 두가지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혐오라는 말은 '추해서 싫어' 라는 뜻이고  증오는 '틀려서 혹은 나빠서 미워' 라는 감정일 겁니다..

 

분노에 의해서 촉발된 감정이 흔히 혐오와 증오로 발전하는 것은 세속 다반사입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증오와 혐오라는 지점으로 촉발된 감정은 자칫 잘못하면  '대인' 감정이 된다는 점이죠. 쉽게 비유하자면 그르다는 논리적 판단(혹은 논리적으로 위장한 개인 사익 추구)후에 그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혐오감을 갖다가 미워하는 구체적 행동까지 동반한 증오로 번진다는 기전입니다.

 

이렇게 되면 옳다/그르다에 대한 논리적 토론이 어려워집니다. 현재의 일베 사태에 대한 듀게의 논쟁 중 참 아쉬운 부분이 제 개인적으로는 소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좀더 심도깊은 논의(논리적,역사적,전략적 판단)인데, 일베라는 현상에 대한 기초적 사실 확인에 유용한 글들에 대한 과도한 인격적 비난이나 어떻게 할것인가라는 논의는 더 세밀하게 나가지 않는 등 참 답답합니다.

 

밑에 어느 분이 중오나 혐오가 가지는 어떤 '계기'로써의 '유용성'을 언급하셨는데 저는 그런 부분이 역사나 사회 발전을 추동하는 초기 단계에 거의 필수적으로 수반되어 나타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발전의 전 과정이 그 에너지를 기반으로 움직인다면 그 휴유증 또한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베 또한 크게 보아서 민주화 이후 이런 과정의 결과물 이라고 간주합니다.

 

깊이 들어가면 논의할 부분이 참 많은데 여기서 멈추고 있는게 안타까워서 덜컥덜컥 걸리는 지점만 언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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