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트윗을 확인하다가 고양이 도예가 야호메이님네 브즈가 이틀 전 세상을 떠났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병원에 있을 때 나이 열 셋쯤 됐던

나이든 고양이 야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침대에서 찔끔, 울었는데 조마조마하며 지켜보던 브즈까지 그리 됐다고 하니 괜시리 가슴이

먹먹해져서 주책없이 또 눈물을 훔치는 중이에요. 직접 만나 쓰다듬어 본 적은 없어도 블로그나 트윗으로 몇 년이나 모습을 지켜보고 즐거워했기

때문에 혼자 정이 담뿍 들었는지 기분 되게 깝깝하군요. 심지어는 네이버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에 나오는 낭낙이가 나이들어 떠났다는

소리를 들어도 전 또 섭섭하고 마음아파서 찔끔 울 것 같아요;;; 사실 사람한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인데 루이죠지 키운 이후로 동물 일에는 이렇게

금세 촉촉해지는 신기한 변화를 겪고 있슴미다.

 

   저는 지금 제 고양이들과 사별은 아니고 거의 반 년째 이별중이에요. 듀게 꽃처녀님께서 우리 루이죠지를 더할 나위 없이 잘 돌봐주고 계시지요. 지난달

루이죠지의 세 번째 생일날 가서 네 달 만의 상봉을 하긴 했는데, 저도 루이죠지도 서로 어색어색. 애인님과 꽃처녀님이 부지런히 루이죠지를

배달해 앵겨주셨지만 '잉 모르는 여잔 아닌데...어디서 봤는데...아 근데 쫌 어색...' 이런 느낌으로 서로 조금씩 내외를;;;

   하나도 안 섭섭했어요. 여전히 뱃살은 두툼하고 잘 먹고 둘이 잘 놀고 사랑받으며 지내고 있어서. 제게 다시 돌아오면, 전에 우리가 함께

살았을 때 그랬듯 다시 깨알같은 일상의 위로가 돼줄 거라는 걸 아니까. 

 

   그리고 생각해봤어요, 아직 먼 훗날의 얘기지만 우리 루이죠지가 없어지면, 나는 그 다음을 어떻게 견딜지. 죽은 존재를 떠나보내는 것은 산 자의 숙명이고,

나는 우리 애들보다 아주 오래 더 살 테니까. 위에 언급한 야호메이님은 1세대 고양이들이 떠나도 본인이 견딜 수 있도록 2세대 고양이를 들이셨다는데,

저도 나중에 루이죠지가 일고여덟살 넘어가면 루이죠지같은 남매 동생들을 2세대로 들여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폴이라는 오렌지색 고양이를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은 해봤는데 음-.-....자꾸 얘기하니까 루이죠지가 되게 보고싶네요. 빡시게 재활해서 올해 안에 반드시 나갑니다!!!! 새해는 루이죠지와

함께 맞을거예요!!!!

 

+) 짤방, 재작년 화실에서 그린 집념의 죠지 옆모습 밑그림. 유화는 밑그림도 색칠작업도 공들여서 묘사하다 보면 마음 수련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고 재밌어요.

완전 큰 사이즈고 색칠할 때도 털 한올 한올 집념으로 완성했는데 정작 완성작이 제게 없군요. 우리 선생님이 여태 갖고 계실 것 같진 않은데...아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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