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판결을 둔 진중권의 키워에 한바탕 웹상이 시끄러운 시절이지만,

그 '유익함'과 '해악'을 모두 가지고도 나꼼수는 정치라는 영역에서의 나름의 역할을 해주면서

이미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11월쯤에 처음 올라온 자매품 '나는 꼽사리다'는

들을때마다 갸우뚱 합니다.

 

오늘 올라온 7회와, 지난 6회까지 두회분은 아직 못들었고, 5회까지의 분량은 들었습니다.

나꼽사리 멤버들, 특히 우석훈과 선대인은 나꼽사리의 가장 큰 단점이, 나꼼수와 비교할때

'안웃기다'라고 판단하는것 같고, 그것들이 김어준이나 정봉주에 비해서 자신들의 유머감각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청취자로서 나꼽사리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좀 다릅니다.

나꼽사리가 전하는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청취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 1,2화 정도를 들었을때는 김미화씨의 오버액션이 거슬리기도 하고, 특히 김어준씨와 비교했을때

핵심을 짚으면서 이를 악착같이 물어뜯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들을수록 진행자로서 김미화씨가 가지는 장점은 '공감'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국제 전문 보도 프로그램을 다년간 진행한 내공, 그리고 장점도

바로 이지점이라고 생각되구요.

 

일반 청취자에 비해서 경제적인 지식이 그리 높지 않은 김미화씨가, 나름 전문가라는 우석훈씨와

선대인씨의 어렵고 구체적이지도 않고 이해가 가지 않은 설명에 '그게 어떻다는 거야?'나,

'지금 얘기한건 무슨 뜻이야?'라고 의문을 제기해주지 않으면 우석훈과 선대인은 그냥 자신들이

아는 용어를 청취자들도 모두 알고 이해하는 용어와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스윽 넘어갈겁니다.

 

예를 들어, 우석훈씨는 4화에서 '룸살롱의 경제학'을 파헤쳐 주겠다며, 제목부터 저걸로 정하고

서론부터 지하경제에 대해서 대단한 이야기를 할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얘기하는 내내 김미화씨가

'그래서 룸살롱에 가는 그 접대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건데?', '그런 현상들이 우리 일상생활과

어떻게 밀접한 관계가 있는건데?'라고 물어보면 어떠한 명쾌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도 못합니다.

 

고작 하는 얘기가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건설사들이 인건비를 부풀려서 만든다' '그 비자금들이

돌고돌아서 뇌물이 되고 부정부패가 되는거다' 라고 이야기하는게 다입니다. 솔직히 그정도는

경제학 비전공자인 저도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용어마저 풀어서 설명하지 못하는

선대인씨의 설명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이러한 출연자 특히 우석훈씨의 특성은, 예전부터 그의 저서나 블로그를 통해서도 느끼고 있던 점입니다.

(그래서 구 듀게에도 이런 우석훈의 화법과 태도가 재수없다는 얘기를 종종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본인이 뭔가 대단한 공부를 했고, 그래서 굉장한 해법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면서도, 거기에 대해서는

"나한테는 수백가지의 방법이 있다" "XXX 하나만 해결하면 이런건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물론,

본인만 아는 정보에 대해서는 뭔가 운을 띄우다가 "내가 이러이러한걸 아는데..에이 뭐 여기서 말해봤자고

니들은 모르지만 뭐 그런게 있어"로 마무리 됩니다.

 

책이나 블로그를 볼때는 '이 인간 뭐야? 재수없잖아?'인데, 옆에서 대놓고 김미화씨가 그걸 묻고 있는데도,

얼버무리면서 넘어가는 태도의 불명확성은, 아니 이럴꺼면 왜 대중 대상으로 방송을 하겠다는거야? 라는

말이 나오게 합니다. 

 

물론 공감 능력은 뛰어나지만, 김어준 처럼 사건의 본질을(혹은 본질이라 주장하는) 꿰뚫고 그것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이를 반복해서 각인시키는 진행 능력 및 전문가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김미화씨가, 이 두명의

경제 전문가를 정리해주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두 경제 전문가가 얼마나 전문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대중에게 풀어서 이해시키고, 공감시키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나꼽사리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봅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주식 판다더라. 주식 떨어지는게 확실하다" (박경철씨는 경제평론을 시작하면서 본인의 이익을

위한 사적인 주식거래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20대들이 과일도 제대로 못먹고 있으니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과일방을 만들어서 맘대로 과일을 먹을수 있게 하자"

"중국산 찐쌀이 마구 섞여서 유통되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중국산 찐쌀을 먹게 될지 모르는 세상이다"

"내가 아는 보험 아줌마한테 들어보니, 대법관들이 보험으로 편법 상속을 하면서 설계사 인센티브까지 갈취한다더라.

 그것도 한두명이 아니라, 많이들 그런다더라"

 

....같은 얘기를 듣고나니, 이게 무슨 경제 전문 방송이고, 뭘 이야기하려는 방송인가 싶습니다.

정봉주 대통령 아래서 우석훈에게 정책실장을 맡길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국가 공동체의 거시적인 경제 정책에 대해서

어떤 큰 그림을 갖고 있는지, 뭔가 정리된 책이라도 하나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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