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선수가 자신의 말대로 이룰건 다 이뤘다고 했기에 이번 월드챔피온 경기는 느긋한 마음으로 봤어요.

혹자들은 이번 시즌 경기가 맘에 안들었다고는 했지만, 저에게는 2007년도 월드 프리경기인 '종달새의 비상''에서 받은 슬픔을 이번 프리에서도 받았어요. 음악의 애절함과 미완이지만 왠지 모를 감동적인 몸짓이 4년전이나 지금이나 더 구슬펐다는것...

 

하지만, 그 때 당시 연아를 대했던 사람들과 지금 연아를 대한 사람들이 너무나 달라졌다는 것에 대해 소름이 끼치더군요.

그 당시 연아선수가 피겨수준을 이만큼 높여줄 인물일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죠,

그저 '피겨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이정도 역량을 갖춘 선수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라고 사람들이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더니 돈만 밝히더만, 아버지 같은 감독 짤라버리고 나오더니 이정도밖에 못하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봐요.

 

아무것도 모른채 언론의 '연아 흠집내기'성 기사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지난 13개월 동안 연아선수가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고 산걸로

알거예요. 하지만, 그 긴 기간동안 그는 자신을 잘 이끌어준 코치가 하루아침에 변심해버리는것도 모자라 새 프로그램까지 밝히는 치사한

인간으로 변한걸 똑똑히 봤고, 전 소속사가 자신을 도구로 이용하면서 흠집내는걸 지켜봐야 했으며, 하다못해 대한민국 언론들이나 정치인들이

연아를 '선수'로 안보고 '기계'로 여기고도 자신의 목적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흠집을 내버렸죠.

 

하지만, 사람으로써 '김연아'는 이제 20대를 넘긴 '아가씨'입니다. '선수'로써 이루고 싶은 목적을 달성했으니 '인간'으로써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해져버려 자신의 뜻데로 하는것 보다는 여기저기 끌려다니는 '수동적 인물'이 되어버렸고,

어린 나이에 못볼꼴을 봐 버렸으니 '대한민국' 자체에 정을 두긴 참으로 싫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을 사랑해준 조국의 국민들을 위해 과감하게 '아리랑'을 프로그램에 넣었고,

버선의 곡선과 한국적인 고유의 미를 동작에 응용할수 있다는 것은 '김연아' 이외에는 불가능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국제적으로 심판들이나 이들을 꽉 잡는 일본은 이를 곱게 볼리는 없죠.

피겨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괘씸죄'로 이제는 연아선수가 조금만 실수하면 가차없이 감점하고(그래서 부상사실도 숨긴게 아닐까요?)

'안도미키'의 경우에는 곧 은퇴가 머지 않은 선수인데다가, 제대로 말아먹는 아사다마오에게 퍼주고 싶어도 그럴수 없으니 대응책으로

밀어준게 아닌가 싶고..

'한(恨)'이 서려있는 우리 고유의 음악이 그들에게는 '소음' 혹은 '이상한 음악'으로 여겼겠죠.

더군다나 36년간 지배한적 있는 일본한테는 찔렸을테죠...

 

뭐 저런 사항은 우리나라가 국력 자체가 약하니 당할수 밖에 없는 사항이었다면../

그저 점프 몇개 실수했다는 이유로 깍아내리는 냄비근성의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태에 한심함을 표하는 바입니다.

또한 '김연아는 올림픽에서 우승했으므로 맨날 1등 해야 한다'는 그릇된 사고와, 이를 부추기는 언론들의 작태부터 비난했어야 했습니다.

 

세계 2위라면, 60억 인구 중에서 두번째로 잘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아무런 실전경험 없이 바로 나온 첫 경기에서 2등을 했다는게 '여왕은 괜히 여왕이 아니다'라는것을 느낍니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우리 속담은 다른 사람들에게 통해도 연아선수에게는 결코 용납할수 없는 속담이었나 봅니다.

 

저는 이번에 연아가 메달을 따냐 안따냐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이왕 이런거 본방으로 확실히 보자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고 싶진 않아요. 그녀가 보여줬던, 2007년 월드에서 보여준 애절함이나 지금 '오마쥬..'에서 보여준 애절함은

다를바 없이 미완의 상태로 기분좋게 남았으니까요.

다만, 지나치게 '김연아'라는 '아가씨'를 함부로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그런 그녀를 소모품으로 이용하는 국내 언론 및 정부, 기업인들이

하도 괘씸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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