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2010.09.06 13:23

01410 조회 수:2092

#1.

내가 일신상에 무슨 일이 있어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


아마 뭔가 검사를 받는다는 명목이었을 텐데.


그런데 처음에 있던 가족들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병실에 돌아오지 않는다.


병실에, 복도에 많던 사람들이 점차 줄었다.


개중에 유명인도 있는 걸 보니 꽤 큰 병원이다 싶었는데. 건물도 멀끔.


검사 시간 거의 다 되었을 텐데, 아버지 엄마 어디 가신거야 이거. 누난 또 어딨지.


그런데 이상하게 이 병동에 침대가 없이 빨간 벨벳 소파만 몇 개 있다.


설마 이런 데서 자란 건가. 이래저래 조립해봐도 성인 남자 잘 크기는 안 된다.


쌍문동 ㄴ양이 옹그리고 자면 딱 맞을 사이즈군. 꼭 백제시대 옹관 같네.



- 가만.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기 위치가, 병원 택지의 가장 북서쪽 한귀퉁이에 있는 곳이다.


보통 병원이라면 이런 데는 병동이 아니라 영안실이 있는 곳인데....




.... 순간 등골이 오싹해져서,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떻게 도망나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날씨는 맑고 화창했고 유리로 된 병동 건물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와중에도 '산 사람들한테는 이거 실제로는


비 엄청 오는 날씨에 졸라 우중충하게 보이는 건물이겠네' 란 생각이 들었다.



#2.

정신없이 뛰다 보니 그 곳을 벗어나 본관 쪽 제2정원 비슷한 곳으로 뛰어들어갔다.


잘 쓸어 있는 흙바닥, 웬 삐에로 같은 모빌들이 고개를 한 쪽으로 삐딱하게 돌린 채 듬성듬성 서 있다.


내가 들어갔더니 옷걸이로 만든 오징어처럼 생긴 모빌이 내게 뚜벅뚜벅 다가온다.


그리고 난데없이 양 팔이 칼날이 되더니 나를 한 쪽 방향으로 후려쳤다.



아, 이래서 모빌들이 죄다 한쪽을 보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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