즤집 매오매오는 도통 박스에 관심을 안 보여서 뭔가 이상한 고양이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현자님 글 (http://djuna.cine21.com/xe/?mid=board&document_srl=4964751)을 보고는 더더욱 심증이 굳어져갔죠.

그런데 오늘 집사가 물건들을 퍼널어 놓고 작업중인 틈을 타 매씨낭자께서 영구질을 시전하시는군요.

광속으로 카메라를 꺼내들고 비루한 실력으로나마 찍어보았습니다.


"응? 못보던 건데 혹시 집사가 신상 꽁치 파우치라도 사왔나"


"흠... 속은 비었군. 혹시 밑에 빠져있는 건가?"


"뭐야, 이거 아무 것도 없잖아! 집사 네 이놈..."


"하지만 왠지 아늑하군...하아..."


"끙차, 이제 나가볼까나" (아씨의 영구질 시작)


"응? 왜 요놈이 안 빠지는 게야?"


(발라당)


"어허... 앞발은 나왔는데 배가 안 빠지는구나. 요즘 어쩐지 씨이푸드 파우치가 잘 들어간다 했어..."


"우와아아앙, 이거 왜 안 빠지는 거야아아아아!!!"


"집사야! 얼른 나 좀 빼주거라! 얼른! 얼르으은!"


"무서웠쪄, 집사야. 너 아니었으면 내 어쩔뻔 했누. ㅠㅠ"


"아잉 부끄럽게 왜 자꾸 카메라를 들이밀고 그래... 밤이라 칼라렌즈도 안 꼈단 말야..."


사실 바로 위의 사진 두 개는 봉투에 들락날락하기를 수십 번도 더 한 다음

배가 꺼졌는지 저녁때 남겨뒀던 사료를 (역시 눈물을 흘리며) 폭풍흡입하신 다음

제가 작업하는 옆에 철푸덕 누워 주무시는 걸 찍다 들킨 겁니다.

셔터소리에 잠을 깨버린 매씨낭자께서는 다시 봉다리로 달려가십니다. 고양이 맞습니다.


"응? 못보던 건데 혹시 집사가 신상 꽁치 파우치라도 사왔나"


첫 사진이랑 왠지 같아 보이는 건 아마 기분 탓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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