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매우 열심히 봤습니다.


- 오늘부터 밴드가 등장했지요. 코러스도 생으로 넣고. (지난 주까진 MR이었죠) 근데 그랬더니 사운드가 좀 애매해졌습니다; 특히 몇몇 분은 목소리가 반주에 좀 묻히더군요. 뭐 그럼에도 잘 하는 놈이 있긴 하지만 노래 실력 외에 선곡 & 편곡의 영향도 큰 것 같아서. '나는 가수다' 죽어라 제작하던 노하우는 다 어디갔나 싶기도 하고 뭐 그랬네요.


- 전체 무대 느낌을 최대한 간단히 요약하면

 1) 박우철... orz

 2) 이형은 발라드는 역시 좀.

 3) 나경원 잘한다 ㅋㅋㅋ

 4) 정진철 얜 지금 바로 데뷔 시켜도 되겠네.

 5) 우왕! 박수진!!! 우왕!!!!

 6) 한기란 선방.

 7) 한동근은 곡이 맞든 안 맞든 편곡이 어쨌든 무조건 노래 하난 더럽게 잘 하는구나...

 8) 오병길 참 생각 외로(?) 이것저것 잘 하네.


 ...대략 이렇구요. 조금 더 자세히 적자면


 1) 용감한 형제가 생각했던 박우철의 매력은 제가 생각했던 박우철의 매력과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적당한 '감성 발라드' 하나 해 줘야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누난 너무 예뻐'라니; 데이빗 오의 악몽 재림!! 게다가 사운드 문제인지 긴장을 한 건지 마이크를 제대로 못 쓴 건지 뭘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무대도 지금까지 중 가장 불안정했어요. 첩첩산중으로 자꾸 뭔가 능글맞은 컨셉을 하려고 하는데 어울리지 않고 느끼합니다(...) 

 암튼 뭐 가만히 잘 들어보면 '못 한다'고 할 정도의 실력까진 아닙니다만. 위대한 탄생 이번 시즌 생방송 라인업이 이 프로 역대 최강인지라 유난히 못 한다는 느낌이 들긴 하더군요. 게다가 이미 지난 주에 박수진에게 투표에서도 밀렸었고. 오늘 대박을 냈어야 살아날까 말까 했었는데 대박은 상대방이 내 버렸죠. 떨어질만 했습니다.


 2) 이형은이 발라드 한 번 불러줄 때가 되긴 했죠. 예선 때부터 거의 발랄, 리듬감, 한 번 놀아봐요 위주로 노랠 불러왔으니까 슬슬 사람들이 질릴만도 했고. 또 게다가 경쟁자와의 인기 차이도 확연했으니 오래 가기 위한 영리한 전략이었다고 봅니다. 거기까지 계산을 하고 부른 발라드인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단 얘기.

 그리고 '생각보다' 잘 불렀습니다. 후반으로 가니 힘도 부치고 여러모로 힘겨워하는 티가 나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뭔가 요령있게 부른달까, 그런 느낌으로 어느 정도 커버하려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센스있고 영리한 분이라는 생각이.

 하지만 동시에 역시 발라드는 이 분 전공이 아니라는 생각도 강하게(...)


 3) 나경원은 음색, 음역, 스타일이 아주 확연하게 정해져 있어서 잘 하는 건 엄청 잘 하고 못 하는 건 아예 시도도 불가능한 그런 캐릭터죠. 이승철의 '소녀시대'를 선곡했길래 이번 무댄 좀 별로겠다 싶었고 초반엔 정말 그랬었습니다만, 후반에 편곡으로 바꾼 부분들 들어가니 노래도 살고 무대도 살고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뭣보다 정말, 뭔 사람이 쫄지를 않아요. 하하. 매력있어요 이 분.

 그와 별개로 심사는 좀 웃겼습니다. 극찬 일색이긴 했는데 다들 '그래서 지금까지 수고했어요~' 라는 분위기. 김연우가 대놓고 말하면서 쐐기를 박아줬죠. 그러게 왜 하필 괴상한 룰로 진행하는 이번 시즌에 나와서, 그리고 또 같은 조에서 한동근을 만나서... orz


 4) 정진철에 대한 소감은 지난 주와 똑같습니다. 이 분이 오늘까지 생방송 와서 부른 곡들의 원래 주인이 유영진, 스티비 원더, 인순이였죠. 끝까지 노래 아주 잘 한다는 소리 듣는 가수들 노래만 골라서 본인 기교, 음역, 파워를 뽐내는데 그게 결국 '당연히 원곡자만은 못 하지만 뽐낼만하다' 라는 느낌을 주니 대단한 사람인 건 맞는 것 같구요.

 오늘 보니 초반에 지적받았던 감정 표현 문제도 많이 나아진 것 같고 또 심지어 음색도 은근히 괜찮더라구요? 제대로 트레이닝 좀 더 받으면 정말 김범수 스타일의 발라드 가수로 충분히 활동할 수 있을만한 능력자 같아요.


 5) 박수진은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아니 도대체 이게 금방 실력이 늘어서 이렇게 된 건가요 아님 예선에선 쭉 삽질을 하고 있었던 건가요. 예선부터 다 봐 왔는데도 이 분이 멘토 스쿨 들어갈 때 '10대에 인재가 없어서 어부지리로' 라고 생각했던 전... -_-;; 

 암튼 오늘 무댄 한동근이고 오병길이고 다 필요 없고 압도적인 오늘의 베스트였습니다. 용감한 형제 지적대로 후반에 좀 과한 감정 폭발이 있긴 했지만 전 오히려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네요. 

 이 분, 이러다 한동근과 우승을 다투겠습니다. 대단했어요 정말. 


 6) 한기란도 이미 탈락 확정된 상태에서(사전 투표를 보니 이형은이 2위더라구요;) 치른 무대여서 나경원의 무대를 보는 것 같은 애잔함이 있었습니다(...) 

 용감한 형제와 김소현이 '선곡의 적절성'을 놓고 의견이 갈렸는데, 전 용감한 형제 의견에 좀 더 공감이 가더군요. 노래 특성상 좀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해주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뭐 이랬거나 저랬거나 떨어졌겠지만요. 지난 주에 남주희가 떨어진 것처럼 '엄격하게 오늘 무대만 놓고 결정' 했다면 한기란이 이형은보다 유리했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형은이 올라간 것에 불만은 없습니다. 한기란은 여기까지가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끝날 때 한기란이 광속으로 홍보했던 본인 소속 밴드입니다. 이 노랜 mp3 음원도 이미 출시가 되어 있네요. 사실상 프로였는데 아무도 몰라서 아무 논란도 없었

 좀 신선한 점이라면, 작사 작곡 한기란입니다. 더 호감이 가네요. 항상 강조하지만 외모 때문은 아니구요. <-


 7) 선곡이 패닉의 '기다리다'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분명 안 좋은 반응 참 많겠군' 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적의 보컬 스타일과 워낙 다르잖아요. 그리고 그러한 이적 본인의 보컬과 취향에 맞춰 만든 곡이니 한동근 스타일이랑은 안 맞을 것 같아서. 근데 뭐, 분명 안 맞는 구석이 많긴 했고. 또 후반 편곡이 꽤 별로이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듣는 내내 '얘 참 노래 잘 해' 라는 생각은 여전히 팍팍 들더군요. 오디션 프로에서 1주일간 남의 노래 뚝딱 편곡해서 부르는 건데 이 정도면 된 거죠 뭐. 훌륭했습니다.


 8) 오병길은 사실 발라드보단 좀 '노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단 느낌이 강렬하게 들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음색이 발라드파라서 발라드를 무기로 하긴 하지만 지난 주나 이번 주에 보여준 무대가 진짜 본인 스타일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뭐 여전히 댄스는 좀 무리수 같았고 (잘 추긴 하더군요. 일반인 기준으로는.) 용감한 형제 말대로 MR 반주에 목소리가 좀 묻히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잘 했습니다. 전에도 이런 얘기 적었던 것 같은데, 발라드만 주구줄창 부를 때보다 오히려 전 호감이 생겼어요.



 - 결과는 굉장히 예상대로였네요. 모두 다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왔고, 또 그게 아주 뻔하다 보니 마지막의 결과 발표는 그냥 지루했습니다. -_-;


 - 유진은 여전히 예뻤고, 멘토 심사는 변함 없이 김연우 혼자 하고 있었고, 방송 시간은 2주만에 반토막이 났으며, 문자 투표는 이제 간신히 10만 선에 턱걸이 하는 정도. 뭐 그랬습니다.


 - 유세윤은 정말 진심으로 이들을 귀찮아하는 기색이더군요. 하하. 그래서 유세윤이 좋긴 한데, 그래서 현실에서 만나보고 싶단 생각은 잘 안 듭니다(...)


 - 암튼 그래서 한동근, 이형은, 박수진, 오병길이 남았습니다. 한동근이야 그렇다(?)치고. 이형은이 아직까진 인기인이긴 한데 박수진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 한동근의 결승전 상대가 누가 될진 예측이 어렵네요. 오병길이 아무래도 약해 보이긴 하는데 과연 다음 주는 어떻게 될지. 이 프로 생방송 들어와서 처음으로 결과 발표를 궁금해하며 볼 수 있겠습니다;



 + 마지막 뻘소리.

 이제 '정말 초대가수'로 시크 불러다가 무대 시켜주면 안되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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