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학했습니다.

4주 동안 그냥 놉니다. 우핫핫핫핫핫핫핫하!



2.

KBS의 도전자. 어쩌다 보게 되기 전엔 이런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죠. 소파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이상한 프로그램이 하고 있길래 20분 정도 봤던 첫 회. 그리고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쳐 보게 된 어제 방송분. 이게 제가 본 분량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제 주변에서 이 프로를 챙겨 보는 사람은 매형 한 명 뿐. 듀게에도 글이 잘 안 올라오죠. 망한 건가... -_-;

(검색해 보니 지난 시청률이 5.5%네요. 아하하하하하하. 내 그럴 줄 알았지.)


암튼 한 번 제대로 본 결과...


애초부터 그냥 막장스런 재미를 의도한 프로라는 게 팍팍 티가 나더군요. -_-


남자 참가자들의 별 의미도 없고 갑작스러운 근육 자랑 시간이라든가. 계속 물 속 내지는 해변가로 무대를 한정해서 여성 참가자들의 비키니 차림을 유도한다든가하는 부분도 그렇지만.

생존을 위해 벌이는 팀별 미션 대결이 프로그램 내에서 별 비중이 없다는 게 가장 웃깁니다. 상식적으로 그런 부분이 당연히 메인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미션 대결'이라는 것은 무슨 대기업 신입 사원 오리엔테이션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진부하고 썰렁한 게임들 뿐이고 그래서 직접 봐도 정말로 그냥 진부하고 썰렁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메인은 그 날의 대결이 모두 끝난 후에 벌어지는 '탈락자 최종 선정 압박 면접'과 그 후에 벌어지는 탈락자 선정이기 때문이죠. 그 전에 벌이는 미션 대결은 그냥 이 부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 하는 의무 방어전 같은 느낌. 심지어 실제 방송 분량을 봐도 미션 분량과 탈락자 선정 과정 분량이 비등비등합니다. 체감상으론 오히려 더 길구요.


암튼 그래서 어제 두 명의 탈락자 후보들 중 한 분이 노골적으로 자신의 팀원들 중 '만만한 놈'을 소환했고. 그 분을 소환한 이유에 대해서 설득력이 없는 주장을 더듬더듬 늘어 놓으며 둘러댔고. 그 '만만한 놈'은 심사 위원들 앞에서 이러쿵 저러쿵 몹시 화려하게 자폭 쇼를 벌인 후 탈락했으며. 팀원들은 살아 남은 자의 이기심을 비난하고, 살아 남은 자는 눈물을 흘리며 반성-_-하더군요. 뭐 덕택에 '재미'가 아예 없었다곤 못 하겠네요. 하지만 그 '재미'에 무슨 쓸모가 있느냐고 하면 뭐... 그냥 '그만 볼 께요' 라고 답 하겠습니다(...)



3.

전 사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사람들의 생각보다 꽤 영리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전파를 타고 있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들 중 황당하고 어이 없고 유치하기로 1, 2위를 다투는 프로그램인 건 사실입니다만. (1위는 같은 방송사의 '집드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사를 폭파시키고 싶게 만드는 프로그램...;) 그렇게 황당하고 어이 없는 기본 틀을 가지고도 이렇게 오랫 동안 버티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물론 가장 핵심적인 장수 비결은 '음악 중심과 무한도전 사이에 방영된다'는 것일 수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엔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음악 중심과 무한도전 사이에 하다 보니' 자꾸 보다 보면 제작진이 이래저래 머리를 굴리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커플 선정부터 각각 커플의 캐릭터, 그리고 출연자 개개인의 캐릭터까지 꽤나 꼼꼼하게 기획해서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해요. 근데... 이런 건 일단 넘어 가고.


지금까지만 봐선 권리세-데이빗 오 커플은 좀 위험해 보입니다. 그냥 제 생각을 까놓고 말하면 시작부터 망한 것 같구요. -_-;


이 프로의 성격상, 출연자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은 1) 비주얼 2) 인기 3) 강한 캐릭터입니다. (물론 '연기력'도 매우 중요하겠죠) 어차피 연애 판타지이다 보니 일단 보기 좋은 사람들이 나와야 하고. 이미 형성된 팬층이 시청을 해 줘야 프로가 살기 때문에 인기 있는 사람들이 나와줘야 해요. 만약 인기면에서 부족하다면 캐릭터성이라도 강해서 '로맨틱'은 포기하더라도 '재미'라도 줘야 하죠. 그리고 이도 저도 모두 아니라면 작가들이 써 준 각본을 실감나게 연기할 능력 내지는 애드립이라도 열심히 쳐서 방송 분량을 채워 줄 센스라도 있어야 하구요. 근데 이 커플은 이런 면들에서 거의 모두가 기준 미달이에요.


일단 뭐 비주얼은 그럭저럭 넘어간다 치더라도 이 분들에겐 '인기'가 없습니다. 서바이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야 둘 다 유명인에 인기인이었지만 그 프로가 끝난 지금엔 그냥 좀 많이 유명한 일반인(...)일 뿐이거든요. 스타성도 부족하고 화제성도 부족해서 애초에 주목 받지를 못 하고 있고 원래 이 프로 팬들에겐 '우리 xx 분량 줄어들었어!'라며 따가운 눈총을, 그리고 원래 이 프로 안 보던 사람들에겐 그냥 철저한 무관심을 받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둘 다 캐릭터가 약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캐릭터가 약하다기 보단 그냥 원래부터 좀 심심한 사람들이고 그게 그냥 그대로 티비에 나오고 있는 거죠. 보면 참 열심히 한다는 생각은 드는데 딱 거기까지. 제작진도 나름대로 배려를 해서 초반에 계속 노래 시키고, 노지훈이나 방시혁 같은 사람들 만나게 하는 등등 자연스럽게 적응을 시키려 노력하고 있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많이 거시기합니다. 보고 있노라면 '쟤들 참 어색하구나'라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애들 상태도 그렇고, 둘 다 한국말을 잘 못 해서 기본적인 의사 소통에서도 자꾸 삑사리가 나니 더더욱. 음. 뭐 애초에 연예인 경력이 없는 일반인들을 출연시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겠지만, 시청자가 그런 걸 감안해줘야 하는 건 아니니까.


물론 아직은 모릅니다. 계속 나오다 보면 나중에 가서 재밌어지는 커플들도 그간 꽤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까지만 봐선 '위대한 탄생' 출연자들을 어떻게든 스타로 만들어야한다는 MBC의 강박증이 낳은 커다란 삑사리라는 생각이 들고, 아마 앞으로도 그냥 그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권리세가 이 프로에서 이러고 있는 걸 보면 자꾸만 이은미 생각이 나요. 제자라고 뽑아서 가르쳤던 녀석이 이러고 있는 걸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방시혁이야 당연히 '그런 거 열심히 해야 함!ㅋ' 이라는 쪽이겠죠. ^^;



4.

남자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제 관심(...)을 받고 있는 유일한 그룹, 인피닛의 신곡 티저가 떴습니다.



제목이 무려 '내꺼하자'(...)


사실 이 분들에게 제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오직 하나. 카라도 레인보우도 배신 때린 마당에 유일하게 스윗튠의 곡을 계속 받아 쓰고 있는 그룹이기 때문입니다만.

위의 짧은 영상만 봐선 그나마도 이번 곡은 제 취향은 아닐 듯 하여 심히 실망중입니다. orz

She's back 이나 Nothing's over 처럼 시원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곡을 기대했건만. 이번엔 남자 아이돌의 기본(?)인 쎈 척 컨셉인 것 같네요. 쩝.


이런 거나!



이런 노랠!



만들란 부르란 말이다 이것들아!


그래도 무려 '넬' 소속사에서 내놓은 아이돌이라길래 어떻게 망하려나 궁금해했었는데. 의외로 잘 버티면서 인기도 모아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저기 메인 보컬인지 리더인지 하시는 분(약간 대통령 닮으신...;)께선 락 하고 싶어서 넬 회사에 오디션 봤는데 아이돌이 되어 버렸다고 한탄을 하기도 하셨었죠.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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