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는 저희 엄마 생신이세요.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단둘이 생일파티를 했었는데요,

항상 둘이서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케잌을 잘랐었는데 이번에는 근처에 이모들도 많이 사니 (바로 앞집에 사시거든요)

다 같이 모여서 케잌도 먹고, 비도오니 부추전도 해서 다같이 맛있는거 먹고 축하하자 뭐 이런자리를 마련?했어요.


그래서 전날(금요일)날 친척동생에게 

케잌이랑 네가좋아하는 와인 사다놨으니 다른일 없으면 와서 같이 먹자고 미리 말해두었죠.

다들 시간이 괜찮다고 해서 저도 모임이 있긴 했지만 취소하고 음식들을 엄마와 함께 준비했어요.


누가 좋아하는 만두, 누가 좋아하는 오징어 등등 하나하나 사다놓고 말이죠.



사건의 발단은 토요일 아침부터 시작됐어요.

아침부터 찾아온 이모는 저희 엄마 생일인지도 몰랐다며 빈손으로 온거예요.

(어떻게 막내동생 생일 모른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까요.. 본인 생일때는 이것저것 다 해달라고 하면서 말이죠)


제가 이모가 둘인데요, 한 이모는 멀리살고 (그래봤자 차로 30분거리예요 ^^;; ) 한 이모는 바로 코앞에 사는지라,

이모, 이모부 케잌은 물론 생신선물까지 꼭 챙겼거든요.

근데 그 이모도 빈손으로 와서 자기 아프다며 그냥 누워서 티비만 보시는거예요.



그리고 음식할꺼 있으면 빨리빨리 내놓고 같이 먹자고 , 오로지 먹는것만 계속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무슨 먹으러 온 사람들처럼)


오기로 했던 사촌동생은 연락두절에 한참뒤에 보낸 문자는

늦을꺼 같아. 생신축하한다고 전해드리라고 연락이 왔는데. 전 당연히 이게 못온다는건줄 알았고,

거실에서 먹을것만 제촉하는 상황도 너무 싫고, 그 가운데 그 모임에서는 혹시 올수 있냐며

연락이 와서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엄마가 중간에 난처했을꺼라는걸 생각은 했지만 도저히 그곳에 있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고 좀전에 그 사촌동생과 앞집에 사는 이모가 왔다가 갔어요.

그 사촌동생은 미안해서 빵을 사들고 왔고 케잌안켰으면 같이 먹자고 하는데

(그 사촌동생은 앞집사는 이모의 딸입니다. 제가 생신챙겨드렸던 이모지요)

제가 막 쏘아 붙였네요. 


솔직히 너무 서운하다고, 이모들한테 너무 서운하다고 말이죠. 

매번 엄마와 단둘이 촛불켜고 해서 이번에는 다같이 모여서 축하하고 싶었는데,

생신날짜도 기억못하고 축하하려고 하는 분위기도 전혀 아니고 음식만 계속 제촉하고,

사촌동생은 연락도 안돼고 못온다고 연락하고


그랬더니


자긴 못옷다는게 아니라 늦게 온다는 거였데요. 맘대로 생각한 제가 잘못한거 아니냐고.

또 이모는 제가 서운하게 생각하는게 황당하데요. 뭐 그럴수도 있는거지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냥 이모들 왔을때 사촌동생 안왔더라도 촛불켜고 했으면 되지 않았냐고 저한테 뭐라 하시네요.


아빠없이 엄마와 단둘이 하는 것보다 이모들이 와서 다같이 축하해주고 즐겁게 만나서 놀다갔으면 좋겠다는

조카의 마음까지 이해해 줄꺼라 생각은 안했지만,

그저 단순히 자기 빈손으로 와서 너 지금 나 선물안사왔다고 그러냐고.

자긴 화요일 (화요일이 진짜 생일날이거든요)날 주려고 했다고.

아니 무슨 생일날 다 모인자리에서 안주고 생일당일날 선물주는 경우는 첨 들었네요;

제 생각이긴 하지만 이분의 행동을 말미암아 생각해 보면 98% 핑계입니다. 그냥 넘어가려고 했던거죠.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저도 막 반문하다가 서러움에 못이켜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그랬더니 사촌동생과는 대충 얘기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오해가 있었던거 같다고 하며 풀었는데

이모는 아닌거 같아요. 



좀 냉정하고 본인과 본인의 직계가족, 그리고 돈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인건 대강 알았지만,

직접 가슴으로 그걸 느끼니 이분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고, 

솔직히 온갖정이 다 떨어졌어요.

그동안 내가 사준 모든것 다 돌려받고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싶은 심정이였어요!

(까놓고 그 조카들 엄마한테 해준거 아무것도 없거든요)


저희집 현관문을 나서면서도 전혀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는 표정이 아니였어요.

니가 어디 감히 이모한테 그따위 말을 하냐

그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는거지. 이런 표정이였죠.





사실 전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전 외동입니다^^;;)

제가 늘 엄마를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은 많이해요. 엄마가 정말 소녀감성이시거든요.

그러면서 제가 강해진거 같아요.

할말도 하면서 , 다른 조카들과는 다르게 이모들을 많이 챙겼죠.



가끔 엄마가 이모한테 하소연하면서 언닌 형부가 계시니까 내 맘을 잘 모르는거 같다고 하면 

그거랑은 상관없이 난 그렇게 안해. 라고 뚝 잘라버려요.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어요. 정말 모르겠으면, 그래 내가 그 입장이 안돼봐서 잘 모르겠어.

라고 할수도 있을텐데...




서운하단 얘기하면서 울기도 했지만, 마음한켠은 참 답답하네요.(새벽비 내리는 소리가 그 마음을 더하게 만듭니다)

사촌동생에게 화내서 미안하다고 연락은 해둬야 겠어요.


신나게 주말을 보낼줄 알면서 하루하루 준비했던 제 지난 일주일이

이렇게 속상하게 끝날줄은 몰랐네요.

그냥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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