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잖아도 제가 요즘 너무 고양이 얘기만 하는 것 같아서 조금 자제 하던 중, 우리 수고양이가 발정이 와서 가끔 스프레이를 하는 시기여서 중성화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오늘의 주제에 편승하는 느낌이 드네요. 듀게에 혹시 (수)고양이 중성화 안 하고 키우는 분 계신가요? 인터넷으로 꽤 오래 검색해봤는데 의견이 분분하고(사실은 8:2로 중성화 권유), 고양이 카페에는 아직 가입을 하지 않아서, 제가 신뢰하는 듀게 애묘가님들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혹시 (수)고양이 중성화 안하고 키우시는 분 계신지, 계시다면 어떤 방식으로 키우고 계신가요? 

인간과 고양이의 현실적인 문제들과 편리함을 생각하면 수술시켜야 하지만 저는 왠지 내키지가 않습니다... 오줌 테러를 더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또는 기본욕망이 해소 안되는 고양이의 고통을 아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종족본능이든 성욕이든 해소할 현실적 대안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모든 걸 인간의 선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마뜩찮고, 가뜩이나 수고양이로 태어나기를 잘한 놈이고 스스로도 그걸 자랑스러워 하는 에너지 폭발냥인데 아무리 고양이라도 그 숫놈의 본성을 제거한다고 생각하니... 가엾습니다. 제가 가장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다니는 동물 병원의 원장이 하던 말 "중성화 수술을 하면 이 아이는 이제 주인님의 집이 세계의 전부가 됩니다' 라는 거였는데 그 말이 안심이 되기보다는 아주 묘하게, 거부감이 느껴졌거든요. 


   어차피 도시고양이가 집 아니면, 길고양이가 되어 험하게 살다 갈 텐데... 그래도 뭔가 마지막 야생을 간단히 포기해버리는 느낌. 사실 저는 요놈이 꼬리 밑에 땅콩을 달고 의기양양하게 집안을 뛰어다니고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봄여름 되면 빨래도 더 쉬워지겠고요. 압니다, 빨래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아이 스스로만 괜찮다면 저는 그냥 두고 싶은데... 


  지금 바로 결정을 내려서 내일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니 아주 조금의 시간이 더 있을 수는 있겠는데 듀게분들의 금언이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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