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2 19:14
오늘 휴가라 집 근처 관악산에서 아침 산행을 하던 중 거의 반쯤 얼어있던 아가 냥이를 발견, 나무토막처럼 뻣뻣해진 녀석을 급히 배낭 안에 있던 수건으로 싸서 품 속에 집어넣었어요.
안아올리는 데도 냐옹거리기만 할 뿐 전혀 반항하지 않더군요.
거의 정상 다다른 지점이었던 지라 뛰다시피 잰 걸음으로 내려왔는데도 1시간 걸렸죠.
내려오는 길 내내 품 속에서 나옹나옹거리다 다 내려왔을 즈음엔 기운을 좀 차렸는지 제 옷속을 탐험하기까지...;
이빨 난 상태를 보니 최소 2개월령은 넘은 듯해서 바로 따끈히 데운 우유랑, 우리 몽몽이 밥에 섞어주는 닭가슴살+명태 삶은 거, 삶은 고구마 섞어서 으깨주니 허겁지겁 먹어치우네요.
11시에 집에 왔는데 지금까지 벌써 다섯 번의 식사를 했어요. 오래 굶주린 듯한 배에 갑자기 많이 들어가면 탈날까봐 조금씩 주긴 했지만요
너무 말라서 안으면 바스라질 것 같아 겁나요.
조심조심 대충 따뜻한 물로 씻겨 놓으니 거지 꼴은 좀 벗어났네요.
아무도 안보이면 불안해선지 자꾸 나옹거려요.
제 무릎에도 폴짝 잘 올라오고 어머니가 귓속 청소해주신다고 주물러도 가만히 있어서 당신께는 살짝 점수를 딴 듯.
(우리집 독불장군 몽몽이는 어머니께 너무 도도히 구셔서 외출했다 돌아오신 직후 10분 정도만 스킨쉽을 허용하심.;)
몸이 너무 약해진 탓에 기운이 없어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눈 마주치면 눈웃음짓듯 스르르 감는게 완전 순둥이같기도 하고요.
지금은 14살된 우리 몽몽이 품 속을 파고들더니 곯아 떨어졌어요.
다음 주엔 병원에 한 번 데려가봐야겠어요. 구충제도 먹여야 할테고...
냥이 키우는건 처음이라 여러 유명 카페도 가입해서 공부 좀 해야할 듯 싶네요.
산 정상에서 만난 처자라 '마루'라고 호명할까 하는데, 더 좋은 이름 알려주실 분?
2015.01.02 19:15
2015.01.02 19:26
각 이미지의 주소에 가셔서 그 이미지 위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누르시고 [copy image] (혹은 해당 한글 문구) 클릭하신 후, 본문에 사진이 들어갈 부분 (지금 주소 쓰신 위치) 에서 CTRL+V 하시면 돼요.
(그런데 제가 복사해서 댓글에 붙여 보니 이미지가 굉장히 커져서 그냥 본문의 주소 클릭해서 가서 보는 것도 괜찮겠어요.)
2015.01.02 19:48
글쓰기창이나 댓글창 위에 붙어있는 HTML편집기 모드로 들어가서 태그를 작성하셔야 돼요.
정초부터 냥줍에 목숨까지 구하셨으니 올 한해 운수 대통하실 듯. 마루(좋은데요?)랑 백년해로하시길. :D
2015.01.02 20:07
언제나 추천하는 그 이름 '크세르크세스'
2015.01.02 20:09
2015.01.02 21:31
2015.01.02 23:02
귀엽네요 하하 건강하게 잘 크길 바래요 고생하셨습니다
2015.01.02 23:41
2015.01.03 00:45
아이구 이쁘게 생긴 업둥이네요.
좋은 분 만나 다행입니다. 복받으실겁니다.
2015.01.03 01:12
여러분/
아까 글 작성을 스마트폰으로 했기 때문에 복사 붙이기가 안되었는데 수정해보니 이런, 크긴 크네요. 줄여지지도 않고 업로드할 때는 괜찮았는데 옆으로 돌아간 것도 있고.; (다시 편집해서 하려니 엄두가..) 양해를!
크세르크세스, 거창합니다요, 거창해! 멋지긴 하지만 저희집 노인네가 발음하기에 난이도가 좀.ㅎㅎㅎ
많은 분들의 호응에 힘입어 그냥 마루로 하려고요. (표 주신 분들께 감사!)
냥이가 정말 순하고 경계심도 많이 없는 편이라 우리나라의 척박한 자연 환경에서 살아남기가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녀석 낯도 안가리는지 아까 이불 속에서 저한테 꾹꾹이도 해주더라고요.
신문지 갈기갈기 찢어 넣어둔 임시 화장실에서 얌전히 (라지만 박력있는 냐~~~옹, 소릴 길게 뽑으며) 소, 대변 다 잘 보았구요, 지금 어머니 품에 포옥 (너무 작아 안전사고 방지 위해 다른 포대기에 넣어진 채로) 안겨 골골골 소리내며 잘 자고 있어요.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꽤 건강해보이지만 우려해주신 대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최선을 다해 간호를 해볼께요.
사람먹는 우유는, 급해서 한 번 먹인 것이고요 앞으로 조심할께요. 제가 나름 애견인 인생차가 꽤 되기 때문에 나름 짬밥이 있어 아무거나 주지는 않습니다.ㅎㅎ
사료 모래 (펠렛?) 장난감 등 용품들은 이미 아까 고양이 공화국에 주문 넣어서 내일 받을 예정이고요, 오늘은 그냥 명태+닭가슴살+고구마+당근 삶은거 죽 만들어서 먹였어요.
안 그래도 접종이나 구충하기엔 너무 허약해보여서 오늘 내일 지나 다음 주에나 데려가보려 했는데, 좀 더 건강해진 이후로 미뤄야할까봐요. 말씀 감사해요!
지금 몸무게가 1KG도 안될 것 같아요. 정확히 잰 건 아니지만 정말 뼈밖에 없거든요. (추가 : 체중계에 올려보니 첫날 400g이었는데 하루만에 600g이 되었어요.)
아직 끈이나 방울 같은 거 줘도 장난은 안 치려고 하네요. 힘에 부치는지 그냥 멀뚱히 보고만 있어요.
하루 빨리 회복해서 기운차게 뛰어다니는 모습, 보고 싶어요.
글 주신 분들 모두 따뜻하고 진심어린 조언, 격려 말씀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들 받으시길!
2015.01.03 10:37
2015.01.03 22:31
안 그래도 밥주고 돌아서서 2,30분 지나면 또 밥달라고 냐옹냐옹, 아니 벌써,를 외치며 밥 만들어주면 냥냥거리며 순식간에 뚝딱.;
어머니가 걱정하실 정도로 식탐이 엄청나요.
돼냥의 길로는 보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건만 과연 잘 될 지는..!ㅠㅠ
2015.01.03 12:25
잘하고 계신 듯. 포동해지면 사진 함 올려주세요.
2015.01.03 22:34
조만간 포동의 단계를 바람에 스치우듯 지나칠까 두렵습니다.
적당히 살오르면 사진 올릴께요! :)
2015.01.03 17:36
2015.01.03 22:51
아유, 말씀만으로도 감사하고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안 그래도 저(희 집) 역시 유기농 제품 선호해서 생협을 자주 이용하는 마당에, 부양 가족인 몽몽이나 냥이는 헐한걸 먹일 순 없는 지라 녀석들도 유기농 사료 먹이기는 합니다만, Koudelka님의 넉넉하신 마음만은 덥썩, 감사히 받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조만간 참한 둘째 만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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