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천 죠구리 슨생은 지금 다이어트중입니다. 저는 식이조절 담당, 새옴마는 주 1회 PT 담당. 원래 자율급식이었는데, 지금은 하루 2회

제한급식 중이죠. 덕분에 부어놓으면 고개 박고 다 먹어버리니 소희냥이 먹을 게 적어져서 소희냥 밥은 손에 따로 담아 직접 먹이고 있습니다.

  죠구리는 꽤 잘 버티고 있는 듯한데, 그래도 가끔씩 참을 수가 없나봐요. 저는 '죠구리 타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제..가 아니지 오늘

새벽 세시쯤 죠구리 타임이 찾아왔죠. 시작합니다.

 

 

"어머님"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저...아득한 것은 사료통이 아닌지요?"

 

 

 

"소자, 감히 청하옵건대..."

 

 

"..."

 

 

"밥...밥을..."

 

 

"그저 조금이라도 좋으니..."

 

 

"...아니, 아닙니다. 제가 괜한 말을 하였지요."

 

 

"하아..."

 

 

 

 

  이렇게 기특하게 끝나면 죠구리 타임이 아니죠. 우리 죠구리 슨생 근성은 그 정도가 아니거든요. 이내 새옴마와 제가 가장 못 견디는

'정색한 사료파수꾼' 스킬을 시전하기 시작합니다. 사료통 앞에 꼿꼬오오오옷하게 버티고 서서 결연하고도 결연한 표정으로 간절하게

정면 응시.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들은 연사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제 폰 구려서 그딴 기능 없어요. 그냥 정말 밥줄때까지 저러고 있는겁니다.

그리고 간간이 정면응시하면서 우는데, 그렇게 애절할 수가 없어요.

 

 

 

 

서 있기 지치면 쪼그리고 앉아있기도 합니다. 사실 이게 더 궁상맞아 보여요. 역시 연사 아님-_-;;;

 

 

 

이제 슬슬 골나기 시작한 표정.

 

 

 

    에미 맘이 왜 에미 맘이겠어요 흑. 이쯤 되면 저도 더 이상 배겨내지 못하고 몸을 움직여 사료통을 엽니다. 열 알 가량 주었어요.

적으니까 아껴먹어 이자식아...라고 해봤자 죠구리에겐 한입감. 일단 조금이라도 줬으면 더 졸라도 그 이상 주지는 않는다는 걸

알아서 폭풍흡입한 뒤 폭잠에 빠져듭니다.

 

 

도롱도롱.

 

 

세상없이 마냥 편안한 이 표정.

 

 

 

죠구리 선생은 당랑권을 시전할 줄 아는 고양이입니다. 이 기술은 어렸을 때부터 몹시 단잠잘 때마다 내보이곤 하셨지요.

 

 

 

자다가 기지개 켤 때는 얼굴이나 가슴에 앞발 두개를 꼬옥 모으면서 해요. 눈가리고 잠든 죠구리.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동안 소희냥은...

 

'허천이 다 무어야, 나는 잘거지옹.'

 

 쿨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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