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젊은 시절 신촌 락키드였던 애인님은 지금도 취기가 좀 오르면 그때 그시절 노래를 틀어놓고 혼자 에어기타를 친다거나;;

라이브시설 있는 술집에라도 가면 꼭 흥에 겨워 기타를 쥐고 노래를 하곤 합니다. 그러나...그거슨 세대가 다른 저에겐

왠지 민망하고 돋는 감성. 하필 불러도 비지스의 홀리데이 이런 비장한 노래만 부른단 말이에요u___________u

 

   어제 저녁 같이 껍데기집에서 껍데기를 껍뎈껍뎈 굽다가 문득, 집구석에서 늙어가고 있는 크래프터 기타가 생각납니다.

슴셋 무렵 밴드했을 때 왠지 여보컬이 기타를 치면 간디날 것만 같은 허세어린 마음에 덜컥 구입. 초짜는 합판 써도 된다는데

밴드 기타애가 반드시 원목이어야 한다고 뻑뻑 우기길래 무리해 구입한 나름 좋은 기타였지만 C코드 하나 배우고 바이바이...

간디는 꿈일 뿐, 어차피 제가 배워 쳐봤자 김윤아가 아니라 니노미야 토모코(※참조: 음주가무 연구소)겠죠.

 

  요즘 하는 일이 하도 없으니, 뭔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공부는 하기 싫고, 한량본능을 따라 가보니 그저 기타.

마침 가르쳐 줄 애인님도 계시겠다, 내가 기타를 배운다면 평생 기회는 지금뿐이야! 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둘이 껍데기와

목살을 흡입하고 왠지 신이 나 집으로 돌아가서 기타를 꺼냈습니다. 연습곡은 뭘로 하지? 고민하는데 힐링캠프에 종심옹이 뙇!

저의 첫 연습곡은 '본능적으로'가 되었습니다. 꼼꼼한 애인님은 연습장에 코드 일곱 개를 그려주고 나서 손톱깎이를 던져줍니다.

둥가둥가, 딩가딩가, 쳐봤더니 재밌군요. 느리게 짚으면 제법 노래답게 되기도 합니다. 이제 열심히 연습해서 어느 정도 기타를

치게 되면 니노미야 토모코처럼 술에 취해 우쿨렐레를 집어들고 이겨라 승리호의 주제가를 따서 베이스 치는 우리 동네형에게

합주하자고 조르는 완전체 쓰레기 한량이 되겠구나...라는 걱정이 살풋 들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음악은 좋은 거니까요. 정진하겠다는

다짐을 적어둡니다. 본능적으로를 능숙하게 치게 되면 동영상을 찍어 올리겠어요(...누가 듣는다고)!

 

 

2. 작년 발렌타인데이에 애인님이 꽃등심 사다줬던 게 생각나서 며칠 전부터 '올해도 사줘!' 이랬더니 되게 기막혀하면서 사람들

만날 때마다 일러바치는 거예요. 요즘 이상하게, 애인님 포함 제 지인 2인 이상이 만나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저에 대한

성토가 이어집니다. 결론은 항상 같아요. 다들 애인님을 그렁그렁 쳐다보며 '...쟤 왜 만나세요?'

   어쨌든, 저를 왜 만나는지 모르겠는 애인님은 시방 죠구리와 소희냥 가출방지용 철책과 방충망 공사를 하기 위해 드릴을

들고 오고 있고, 오는 길에 뼈해장국을 사오겠다고 전해왔습니다. 암암, 발렌타인 데이엔 뼈해장국입니다:)

 

 

3. 짤막한 고양이 소식. 오늘 새벽에 소희냥이 침대 밑에 토했는데, 허천 죠구리 선생이 그걸 먹으려고 다가가기에 식겁해서 얼른

치웠습니다. 소희냥이 자주 토하는 이유는 사료를 거의 안 씹고 꿀떡꿀떡 마시기 때문이에요. 오늘도 사료 먹고 바로 토한 거라

토사물이 몹시 생생한 모양을 하고 있었지만...그렇다손 치더라도 그걸 먹으려고 하다니...죠구리의 다이어트는 험난합니다. 식탐이

똥깨 저리가라 수준임.......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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