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친노. -_-;;

2012.12.26 05:11

drlinus 조회 수:4614

namu님 글을 읽고 댓글로 쓰려다 길어질 듯 하여 새글로 작성합니다.

namu님 본문처럼 정리하면 친노는 정말 한줌입니다.  
그런데 노무현 재단 출신을 따져보면 인원수가 대폭 늘어납니다.
지난 총선에서 노무현 재단 출신(노무현 재단에 이름을 올렸던 것을 의미합니다) 당선자는 모두 63명이었고 그 인원수만 따지면 당내 최대 계파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시 총선에서 공천심사위원 15명 중 8명이 노무현 재단 출신입니다.

그런데.  당시 공심위 구성 때 문성근씨는 자신이 추천한 인사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었죠.
그리고 공심위원 중 노무현 재단 출신인 노영민. 전병헌 의원은 정세균(그런데 정세균 의원은 노무현 재단 고문 -_-)계고 
박기춘 의원은 박지원 의원과 매우 가까운 인사.  우윤근 의원은 정동영계라 할 수 있는 인사.
x맨 소리 듣는 김진표 의원도 노무현 재단 운영위원.  
경선에서 김두관 후보 지지했던 조경태 의원도 노무현 재단 자문위원.
심지어! 현재 상황 친노 공격의 선봉장이라 할 수 있는 안민석 의원도 알고보면 노무현 재단 자문위원!  -_-;;
심지어! 단일화 과정에서 시원하게 욕 드셨던 정대철 전 의원도 노무현 재단 고문!
물론 재단이란 건 통상 많은 이들이 이름을 올리고 특히 노무현 재단은 그 특성상 많은 야권 정치인들이 이름을 올리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감안해야겠죠.

게다가.  주로 의원들이나 유명인들이 거론 되서 그렇지 민주당 내부로 들어가면 영향력 있는 당직자들 중에도 친노인 분들이 있고 문캠 내부에도 그런분들이 있었죠.
예를 들어 대표적 친노 인사인 김경수. 윤태영씨 모두 문캠에 있었지만 의원이 아니다보니 그닥 거론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노무현 재단 출신 63명 의원을 모두 친노로 볼 수 있는가?  
하면 저는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 그 중에 대체 몇명인데?  라고 하신다면 절대 모릅니다.  입니다.  

애초 친노의 정의 자체가 불가능하고 봐요.  
어떤 식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때론 한줌이 되고 때론 당내 최대 계파가 되는 것이 친노거든요.
심지어 친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노사모. 개혁당. 국참 출신 정치인(의원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들이 얼마나 많이 흩어졌고 세력이 갈렸는데요.
그러니까 핵심은 친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금의 분란(민주당 내부만을 의미합니다)은 대선 패배에 대해 복기하고 반성하며 앞날을 위해 긍정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고 세력을 키우는 것이 일차 목표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거든요.
저야 뭐 정당 내부의 권력 투쟁은 기본적으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패배의 문제점을 복기하는 방향이 소수 친노들의 전횡 때문이다.  라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이렇게 치뤘기 때문에 패배했다. 
라는 식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건강한 권력 투쟁이 되는데 지금은 단지 누구 때문이닷! 
이것만 남다보니 지저분한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춰지고 건강한 비판없는 자리에 친노. 라는 절대 단어만 존재하는 겁니다.

물론 누가 잘못을 했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잘못했느냐. 입니다.
선거 예측. 전략. 대응. 등등.
무엇에서 실수와 잘못이 있어 대선 패배를 했는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죠.
누가를 따지는 건 그 이후라고 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가.에 대한 합리적 평가는 뒷전이고 누가에만 목을 메고 행해지는 권력 투쟁은 당 발전에도. 
대선 승리를 기원했던 수많은 지지자들에게도.
거창하게는 우리네 정치판 발전을 위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건 제 가치관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앞선 총선이나 이번 대선 패배가 매우매우 충격적인 건 맞지만 그 안에서 실패를 만들어 낸 이들을 몰아내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 아직까지는 큽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대로 정당 내부의 건강한 권력 투쟁이라면 언제나 오케이입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제 당신들은 정치권에서 모두 물러나라. 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전투에서 지고 온 장수의 목을 베는 것이 아니라 패배의 경험을 살려 다음 전투에서는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저는 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공당의 선거 패배 책임은 공당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져야죠.
그리고 함께 책임지는 건 너 때문에 졌어!를 외치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무엇무엇을 잘못해서 졌으니 우리 이제 이거이거 변화하고 이거이거 열심히 해야됨.
이런 노력들이 패배에 대한 책임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정말 정리(사람에게 이런 표현쓰는 것이 실례지만 -_-)해야 하는 사람들은 개혁 장사꾼들이죠.

@ drl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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