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온라인 서점들이 쏟아지면서 마일리지니 할인이니 30~40% 씩 해대다 보니 오프라인서점.. 특히 동네 서점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이어서 도서정가제를 도입했습니다. (출판사들도 대형 온라인 서점들이 무리한 할인을 요구한다고 숟가락 얹긴 했지만 주요 타겟은 동네 서점이었던 걸로...)

하지만, 20% 할인율(10%할인, 10% 마일리지) 제한 정도로는 없어져 가던 동네 서점에게 큰 도움 못되었죠. 


그리고 출판업계는 책값 오른걸 인터넷 서점 탓합니다. 대부분의 인터넷 서점이 1만원 이상 무료배송을 하기 때문에 책값을 할인해도 1만원이상 되도록 맞출 수 밖에 없다고...  그런데 이걸 왜 출판업계가 걱정하죠? 혹시 자기네책 팔리면 택배비도 출판사에서 내나요? 차라리 책값이 8000원쯤 하면 1만원짜리 책 한권사고 택배비 2500원(?) 내느니 16000원짜리 책 두권을 사는게 출판업계는 더 이익일텐데..? (저는 책 한권만 주문하는 경우가 없어서 1권 주문해도 무료배송 받게 하려고 1만원 이상으로 책정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는 것 같습니다.) 


소장용 하드커버와 보급용 문고판을 분리하자는 얘기에는 '우리나라 시장 크기가 문고판 박리다매 해서 마진을 확보 할 수 있는 볼륨이 아니다' 라고 하는데.. 아니 그럼 툭하면 나오는 만화책 소장판, 애장판들은 대체 뭐죠?  두고두고 읽을 책이라면 차라리 항공기 좌석등급처럼 문고판은 최소마진으로 저질로 찍어내고 독서가용 한정판, 애장판.. 이런식으로 하드커버로 내는 기획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지금처럼 시장이 작아서 못하면 앞으로도 못합니다. 우리나라 독서인구가 줄면 줄었지 늘진 않을 테니까요. 한 20~30년쯤 지나면 독서하는 사람들도 덕후 소리 들을지도 모르죠.


제가 다독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근근히 책을 읽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고 주변에 도서관이나 대여점이 없어서 사봐야 하는 상황에서..)

읽고 싶은 책은 2만원쯤해도 사서 봅니다.  분권으로 나와서 다 보려면 3~4만원쯤 들어도 사봅니다. 

관심은 가는데 시간도 없고 막 읽고 싶은 정도는 아닌 책들은 보관함에 넣어놓고 2년쯤 지나서 할인율 높아지면 다른 신간 살때 끼워 넣어서 삽니다. (산다고 읽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데 구간할인 안되면 굳이 사서 쟁여놓을 필요 없죠. 진짜 볼책들만 사서 보지.


도서 할인율을 20%에서 15%로 줄이고, 다시 0%로 줄인다고 책값이 떨어지진 않을텐데 가뜩이나 작은 시장에서 가격을 올려서 접근성을 떨어트려 신규 고객 유입이 줄면 결국 매출도 줄어들텐데..  

동네서점이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서점들은 온라인 서점들과 가격차이가 안나면 소비자가 일부러 시내까지 나가서 무거운 책을 사들고 돌아다닐거라고 기대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또 출판업계는 어떤 이익이 있는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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