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가 어느 분이 올리신 불온목록 중 Hans Theodor Woldsen Storm의 소설 '대학시절(Auf der Universität)'이 왜 저기 있을까 궁금해서 읽었드랬습니다.

목록에서 다른 책들은 제목부터가 기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이건 웽? 싶더라구요. 전 전문 리뷰어도 아니고 이상하게 고교졸업 후 전공책 외는 눈길을 주지 않는(실은 전공책도 눈길이 별로 안 가는) 사람이란 걸 알려 드리면서. 도서관에서 교학사는 없어 범우사 판 '호반, 황태자의 첫사랑' 을 채택하였나이다. 맨 마지막에 5줄 요약 있습니다. 줄거리 다 알려드립니다. 주의! 근데 딱히 반전이랄 것도 없어요.

 

등장인물

(이름은 필립) : 라틴어 학교 학생→김나지움→대학생. 여동생이나 누나 없음. 로레를 ♡함.

로레(레오노레 보오가르) : 마을 킹왕짱 미녀. 예쁜데다 춤도 잘 춤. 아버지처럼 이국적인 생김새(검은 머리카락, 검은 눈, 갈색 피부). 주인공이 관심을 갖고 만나보려 노력해도 신분 차이 때문에 로레가 꺼림. 

프릿츠 : '나'의 친구 시장 아덜. 돈 많음. 같이 춤 배웠음. 요녀석도 라틴어 학교 학생이었다 대학생이 됨.

크리스토퍼 베르너 : 어릴 때부터 친했으나 신분차이(크리스토퍼는 목수일 배우고 있음)로 지혼자 열폭해 라틴어 학교 애들이랑 싸움. 어른이 되어서도 그런 게 있긴 함(필립에게만 그런 거 없음). 로레를 ♥함.

라우 백작(←별명) : 막장.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 대학 저 대학 적을 바꾸거나 퇴학당함. 빚도 많음. 강의실이 아닌 주점이나 결투장에서 그를 볼 수 있음. '나'는 그를 대학 땐 한가닥 했지만 훗날 사회에 나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런 넘이라 평가.

로레 아부지 : 철딱서니 없는 프랑스 계(인??) 양복장이 술꾼. 할아버지가 루이 16세 궁정을 드나들던 화부였다고 자랑. 딸바보. 주인공을 은근히 맘에 들어 해 아는 척 함.

로레 어무니 : 뚱뚱하고 금발인 중년 여인. 프릿츠 네 집 가정부였음. 남편보다 일찍 세상을 떠남.

침모 마리 : 하숙집에서 바느질 하는 절름발이 여인. 대학생인 '나'에게 로레랑 크리스토퍼 야글 함.

 

 줄거리

 라틴어 학교 학생인 '나'와 베프 프릿츠는 다른 애들과 함께 시청  홀에서 일주일에 두 번 춤 강습을 받는다. 그러나 문젠 비슷한 신분의 아가씨가 한 명 부족했다. 프릿츠는 로레를 데려오는 건 어떠냐 해서 다른 아가씨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자기 어머니 쉴드로 데려오게 된다. 로레는 모두를 이기는 춤실력을 갖췄지만 쉬는 시간엔 혼자 있을 때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고 강습이 끝나는 날 무도회를 열어 부모들을 초대했다. '나'는 로레와 춤을 추었고 끝나자 재섭는 샤로테 기집애가 시장 부인이 준 옷으로 만든 로레의 옷을 거론하며 뚫어지게 쳐다보자 로레는 눈물을 흘리고 때마침 로레네 아빠가 후줄근하게 등장하며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해 로레는 속으로 부끄러워한다. 아비는 딸을 쓰다듬으며 사랑한다 하고 딸도 다정하게 아버지의 목을 껴앉지만 알 수 없는 귓속말로 단호히 말하자 조용히 물러간다. 프릿츠와 로레는 춤 추긴 했으나 무도회가 끝나기도 전에 주인공이 말려도 로레는 집으로 떠난다.

 

 시간이 흘러 겨울, 스케이트 타러 간 호수에서 로레를 보았으나 모른 척 하고 바르텔이란 직공이 모는 썰매를 타려 한다. 난 바르텔에게 뇌물을 줘 그인 척 하고 썰매를 몰았고 얼마간 기뻤으나 로레가 얼음이 울리는 소리 때문에 놀라자 안심시키려 말했다가 들키게 된다. 로레는 화를 내고 왜 나에게 화 내냐 항변하는 '나'에게 당신들의 숙녀에게 가 보라는 말을 듣는다. 그 후 멀리서 크리스토퍼가 달려오고 지친 나는 따라잡혀 얻어맞고 뒤로 자빠져 기절한다. 물방앗간에서 깨어난 후  크리스토퍼가 사과하게 되고 우정이 재개된다.

 

 최상급반이 된 '나'는 봄이 되어 곤충수집차 들에 나가 상념에 잠기기도 하고 로레를 떠올린다. 저녁 무렵 귀로에서 '나'는 목마를 탄 로레를 만나고 목마가 고장나 소란이 이는 사이 함께 나가 걷다 고슴도치에 놀란 로레와 잠시 입맞춤을 하게 된다. 로레 집 앞, '나'는 낼 다시 만날 수 있느냐 묻지만 그 고상한 아가씨 중 한 명과 결혼할 거라고 대꾸하자 당황해 암 말도 못 한 채 헤어진다.  담날 친구 크리스토퍼가 나무를 다듬는 모습을 보고 뭘 만드느냐 묻자 바느질 그릇이고 누이동생이 로레 생일때 그걸 줄 거라 대답한다. 난 짖궂어져 로레가 너의 애인이냐 묻자 친구는 니들 라틴어 학교 애들이 댄스교습 델꼬가지만 않았더라도 좋았을 것이다! 라고 대답한다. 그 후 로레를 만나보려 노력했으나 크리스토프 남매와 함께 있거나 없어서 만날 수 없게 된다. 겨울이 시작되자 아버지가 중부 독일에 소재한 김나지움에 넣어 '나'는 떠난다.

 

 김나지움 졸업 후 잠깐 고향에서 지내게 되는데 로레 엄마는 1년 전 죽고 로레는 상속인이 된 이모댁에 보내졌으며 로레 아빠는 남의 밑 월급쟁이 재단사가 된다. 우연히 만난 로레 아빠는 옛날이 좋았다며 로레가 얼마나 편지를 잘 썼나 등 계속 이야기한다. 며칠 뒤 난 외국 법대에 들어갔으며 그 후 그가 죽었다는 편지를 어머니에게서 받는다. 3년 뒤 규정을 따라 졸업시험 전 1년 동안 우리 주의 주립대학에서 보내게 되는데 우연히 만난 크리스토프는 멋지게 차려 입었고 큰 가구점의 기술자가 되어있었다. 즐겁게 옛이야기를 나누다 옛날 스케이트 사건을 꺼내며 로레의 안부를 묻는데 이모네 집에서 양갓집 바느질 일을 하고 있다 말하고 더 이상 꺼린다. 크리스토프는 아직도 사랑을 잊지 못했던 것이다. 얼마 뒤 가까운 부인 몇과 보트를 타려 하는데 로레를 만나게 되고 난 다시 불타오르게 된다. 가까이 가려 했지만 크리스토프의 파란 눈이 생각나 하지 않았고 다른 배로 옮겨 탔지만 멍하니 있어 부인들이 눈치를 채고 그녀 얘기를 하다 대학생들과 춤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크리스토프가 언급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

 

 새해가 지난 몇 주일 공공 댄스홀에서 쌈박질이 일어나고 라우 백작이 맞았다는 걸 알게 된다. 다음 날 오후 내 하숙집을 방문한 크리스토프는 돈이 지금 필요하고 경찰이 추방명령서를 줬다며 라우 백작을 때린 것이라 한다. 로레에게 춤추자 추근거렸다 말한 친구에게 난 로레가 걔랑 추고 싶은 게 아닌가 묻자 크리스토프는 어두워지며 니들 라틴어 학교 애들이 댄스 교습에 데리고 다니며 부리지만 않았더라고 좋았을 거라 대답한다. 그는 떠나고 하숙집 안방에서 침모 마리와 만난 '나'는 좀 더 알고 싶어 어제 일을 꺼냈다. 파펜 골목에 있는 로레의 집에서 크리스토퍼가 빨래꽂이를 손보는 사이 옆집 구종(驅從)의 집에 라우 백작의 말을 본 로레는 백작의 제안에 끌려 타게 되고 말이 새에 놀라 로레가 떨어질 뻔 하자 라우 백작은 한 팔로 안아 내려놓고 그걸 크리스토프가 보게 된다. 둘 사이는 뻘쭘하게 되고 옆에서 봤던 침모 마리가 둘 사이를 열심히 왕복해 일이 잘 풀린다. 목수도 그녈 포기할 수 없고 그녀도 머리가 돌지 않은 이상 그와 관계를 아는 거 아니겠냐며. 덧붙여 젊은 신사는 로레와 신분이 다르다라고. 나는 어쩐지 두 사람을 묶어 생각할 수 없었다.

 

 어머니가 아파서 집에 돌아가 돌보다가 8월에 대학으로 돌아온다. 낮에 산책하다가 몇 년 전 숲 속에 허물어진 집에서 첨으로 술마신 기억이 나 다시 찾아간다. 다시 찾은 그 집엔 옛날과 같은 급사가 있었다. 음식을 주문해 먹으며 급사가 말하길 대학생들이 오늘 밤 댄스회를 열 것이라 했다. 이것저것 물으려는 때 다른 대학생들도 왔고 저들끼리 떠들며 백작부인이라 로레를 지칭하자 하숙집으로 돌아가 마리와 대화를 나눈다. 로레는 오래 전부터 우울해 했으며 누구와도 농담도 않고 뚱한 표정으로 지냈는데 특히 댄스음악이 들릴 때 더욱 그랬다. 어느 저녁, 마리의 조카인 양복 기술자와 친구들이 마리와 로레를 만났고 조카와 친구들은 이곳 저곳에서 일을 했다며 크리스토프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조카가 말하길 주인집 딸과 결혼할 것이며 신방에 쓸 가구를 다듬는 걸 보았다 말한다. 로레는 집에 들어갔고 걱정이 된 마리는 따라 들어갔는데 미친듯이 가구를 헤집어 시집갈 때 쓸 돈을 꺼내 비싼 옷감을 산다. 그러곤 이틀 동안 옷을 만들어 일요일 밤에 무도회로 차려 입고 가 라우 백작과 함께 춤을 췄다. '나'는 그날 밤 무도회에 가기로 결심한다. 

 

 핼쑥한 얼굴에 백장미를 꽂은 그녀를 라우백작은 함부로 대하는 걸 난 지켜본다. 콘트라 댄스가 시작되자 다른 친구와 같이 옆 방으로 건너가 맥주 마시며 닥친 시험을 화제로 삼았다. 음악이 끝나고 라우와 로레는 방에 들어오고 로레는 술을 물처럼 마신다. 절망적인 표정으로 술을 채우면서 자신의 생명이 술병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는 그녀. 술을 흘리자 누군가 나무라고 라우 백작은 원래 그런 애라며 미소를 지으면서 낭비란 게 뭔지 아는 게 우리라 말한다. 로레는 라우를 노려보고 나가려 하고 라우는 실갱이하다 보내준다. '나'도 따라나가 재회하게 되고 춤을 두어 번 춘 후 크리스토프는 뭐하고 있을까? 라고 내가 묻자 괴로워하고 또 이야기하자 그만 두라 말하면서 밖으로 나가 크리스토프에게서 온 편질 내게 준다. 편지는 오랫동안 무소식이라 미안하고 돈 많은 굴뚝 소제부와 주인집 딸의 결혼 가구 만드느라 늦어졌으며 마침 그 양복쟁이가 보는 바람에 일이 묘하게 되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다른 마을에서 목수 두목이 되었으니 여기 오라는 내용이었다. 로레는 답장을 부탁했고 난 갈 생각이 없냐 묻고 로레의 표정을 본 후 후회한다. 홀에서 라우백작이 로레를 부르고 난 저녀석과 관계를 끊을 수 없냐 묻자 엷은 미소가 서리며 물론 끊을 수 있다 말한다. 난 미소에서 무언가 속임수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하숙방으로 돌아온 후 어떻게 하면 로레를 피신시킬까 생각했고 다음날 프릿츠와 해안을 걸으며 그간 로레와 있었던 일을 다 말한다. 걸으며 그 댄스홀이 있는 언덕까지 왔고 사람들이 뭘 놓느라 분주하다. 어부에게 묻자 젊은 여자가 죽었다는 대답을 듣고 로레임을 직감한다. 달려가서 보니 그녀였다. 나와 프릿츠, 크리스토프 세 사람은 대학 도시의 묘지 한 구석에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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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줄 요약.

라틴어 학교 꼬꼬마인 내가 집안사정에 괴로워하는 로레가 좋아 쫓아다녀도 넌 지체있는 애랑 결혼할 거잖음+목수일 배우는 친구 크리스토프가 날 견제→최상급반이 되어도 조금 견제+로레曰 넌 신분높은 애랑 결혼할 거잖음→대학생이 되었는데 안 본 사이 지들끼리 썸씽. 로레는 라우백작의 자가용(?)에 반함. 탄 걸 걸려서 껄끄러움. 크리스토프랑 로레랑 무도회 갔는데 라우랑 싸워 추방. 언놈이 크리스토프가 돈 있는 女와 결혼할 꺼라 루머. 로레 옷 지름신 강림. 라우랑 클럽 전전. 무도회에서 다시 만난 로렌 나에게 크리스토프 편지 줌. 허허 모든 것이 오해입니다라고 쓰임. 어떻게 하면 로렐 라우로부터 빼돌릴 수 있을까 프리츠랑 궁리하다 로레 이미 바다에 빠짐. 나, 프리츠, 크리스토프는 비석을 세우고 무덤을 만들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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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희한한 것은 이것의 분류가 부칸찬양으로 되었단 말입니다? 근데 내용에서 보다시피 뽀글이 아저씨네 체제를 찬양할 내용은 눈꼽도 없단 말예요? 차라리 무슨 구실을 붙여서 금지한다면 바다에 빠져 죽었으니 해군에서 금지하면 될 거 같습니다(근데 공군이자나...). 그냥 저는 고위급 중 슈토름을 좋아하는 문학아저씨(청년도, 소년이란 표현은 좀 그렇고)가 있다고 믿습니다.

ps. '젊은 베르테르의 죽음' 은 3사에서 금지일 듯. 아 근데 내 학원 숙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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