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오늘은 의상들이 '비교적' 자연스러워서 좋았네요. 백청강이야 아이돌 컨셉이었으니 그러려니 하구요. 손진영 바지야 뭐... 음... 그러려니 합시다;;


 - 프로가 시작하고 나서야 깨달았는데, 오늘 선곡의 컨셉이 뭔지, 그러니까 '미션'이 뭔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궁금하지도 않았고 굳이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제 이 프로를 보는 게 의무 방어전인 것이 제 맘 속에서 확정. orz 근데 또 그 컨셉이란 게 사실상 '본인들 맘대로 부르셈'에 가까운 거라서 조금은 기대가 되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노래, 그래서 많이 불러 본 노래를 부르는 거니까 무대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란 기대였죠. 근데 정작 무대들을 보고 있으니 '이거 정말 본인들의 애창곡 맞아?'라는 의심이 들더군요. -_-;; 지난 주에 고음에서의 문제를 지적 받고 커버할 수 있을만한 적절한 고음의 노랠 부른 이태권. 역시 전혀 비장하지 않으면서도 고음으로 지르는 노랠 부른 손진영. 격한 댄스와 랩, 노래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노래를 고른 백청강... 그리고 어차피 외국인 셰인(?) 뭔가 지나치게 잘 맞아 떨어졌다는 느낌이라서. -_-;;

 - 이태권 무대 괜찮았어요. 워낙 호소력 & 분위기 있는 목소리라 감정 전달도 잘 되는 것 같았고 기술적으로도 큰 실수는 없이 무난하게 잘 불렀죠. 게다가 곡 자체에 대한 저 자신의 선호도(친구가 술 먹고 잔디밭/노래방에서 울면서 부른다면 얘기가 전혀 달라집니다만)가 워낙 높아서 '아이구 우리 태권이가 이런 노래를 좋아해쩌요?' 라는 흐뭇한 기분도 들어서 더 호감이 갔던 무대였습니다. 다만 문제는... 역시 김광석의 아우라가 너무 강해서 말입니다. 듣는 내내 '이 노랜 이렇게 부르는 노래가 아닌 듯.' 이란 생각이 떠나지 않아서 결론적으로는 애매한 느낌이 남았습니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좀 더 격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스킬을 익혀줬음 합니다 이 분은.

 - 셰인 무대는 전 좀 '읭?' 이었어요. 애초에 미션이 그러하니 그냥 팝송 시키지 뭐하러 이 노랠 시켰나 싶어서 말입니다. 이 곡을 해서 정말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면 그런 생각이 사라졌을 텐데 제 느낌엔 좀 별로였거든요. 셰인의 가장 큰 무기인 목소리의 매력이 잘 살지 않았고 그렇다고해서 예전과 다른 색다른 뭔가를 보여준 것도 아니었는 데다가 삑사리 작렬까지. 이어졌던 멘토들의 찬사가 오늘만큼 어색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게 김태원이니 뭐(...)
 아. 근데 이 분 갈 수록 비주얼이 좋아지네요. 겁 먹은 강아지 같던 표정에 자신감이 좀 들어가니 꽤 미남으로 보입니다. 'ㅅ' <- 이러한 입 모양 때문에 미남이 되려던 너구리 같은 느낌에서 멈추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하죠 뭐. 화보 찍을 때도 유일하게 화보 찍어줄 만한 외모로 보였습니다.

 - 손진영 깔끔하게 잘 불렀어요. 하지만 원래 좀 멜로디가 단순하게 반복되는 곡인데 부르는 사람의 보컬 역량과 요령이 부족하다 보니 지루하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손진영 드라마'의 마지막으로는 썩 잘 어울렸고, 그래서 괜찮은 무대였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편곡은 영 별로였습니다. 밴드 연주가 나오는 것 자체는 좋았지만 제가 원곡을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가 '소리'의 느낌이 좋아서였기 때문에 악기가 달라지고 연주도 달라지니까 제겐 곡의 매력이 팍 죽더라구요.

 -  백청강은 사실 무리수가 맞았다고 봅니다. 5명이 부르는 걸 혼자 하며 춤까지 어느 정도 춰야 하는 무대였다는 걸 감안하면 방시혁의 지적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지만, 신승훈이나 이은미의 지적은 적절했다고 봐요. '우왕~ 이런 걸 이 정도로 소화할 정도는 되는구나!' 라며 재밌게 보긴 했지만 프로의 성격과도 맞지 않았고 바로 전에 하트 브레이커를 했던 데다가 원곡을 그냥 거의 그대로 부르다 보니 장기자랑 같은 느낌이 강해서 말입니다.
 근데 그런 생각도 문득 들었습니다. 어차피 워낙 인기 많은 데다가 든든한 베이스인 손진영이 아직 살아 있으니 떨어질 염려 전혀 없이 탑 3까지는 '당연히 안착'할 테고. 중요한 건 그 후의 두 무대니까 보컬 실력은 그 때 뽐내고 오늘은 그냥 팬 서비스(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무대 한 번 해 주면서 쉬어간들 어떠하리. 라는 계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아마 다음 주엔 다시 발라드 부르겠죠.

 - 홍대 방문이나 패션 화보 촬영에 대해서 딱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 이 사람들, 남은 도전자가 적어지니 남아 도는 시간을 주체 못 하는구나. -_-;;

 - 멘토와의 스페셜 무대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특히 신승훈 - 셰인의 I believe 무대는 꽤 보기 좋고 듣기 좋았어요. 스페셜 무대가 나올 때 까지도 문자 투표는 진행되고 있었으니 여기서 점수 더 많이 땄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부활 & 외인구단의 무대는 좀... 언제나처럼 퍼포먼스가 감당이 안 되어서 어색 뻘쭘한 동작을 반복하는 손진영과 이태권을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혼자 부르는 노랠 아이돌 노래 마냥 목소리 셋으로 찢어 놓으니 별로더라구요. 노래방에서 마이크 돌리는 느낌도 나고. (쿨럭;)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미 멘토 셋이 탈탈 털리고 심사위원화 되어 있는 마당에 이제서야 이런 무댈 하면 너무 낭비 아닙니까. 다음 부턴 미리 좀! (그래서 방시혁은 시즌 2에 멘토로 나올 수 없;)

 - 탈락자 발표는 괜찮았습니다. 어차피 손진영 vs 셰인으로 진행이 될 테니 마지막에 둘이 남겠군. 싶었는데 역시나 그대로 갔고 결과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질질 끌지 않은 게 좋았고 결정적으로 손진영의 스펙터클한 탈락 소감 쑈가 있었죠. 물론 '하느님께 감사!' 발언에다가 '학생들 고마워~' 까지 있었으니 촌스런 동네 아저씨 이미지에 기독교, 막말 이미지까지 덧붙어서 더 싫어하게 될 사람들이 많을 거란 생각은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어쨌거나 진심이 흘러 넘치는 그 투박한 말들이 전 그냥 보기 좋았습니다. 백청강, 이태권이 돌아와 부둥켜 안는 장면 역시 손진영 드라마(라고 적고 김태원 드라마라고 읽습니다)의 마지막 씬으로써 부족함이 없었구요. 그게 멘토 스쿨 화이널에서 이미 봤던 장면의 재현이라는 것조차도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더군요. 

 - 이어졌던 '이 프로의 진짜 주인' 김태원씨의 멘트 역시 훌륭했죠. 사실 듣고 나면 잘 기억나지도 않는 뻔한 말들임에도 그걸 참 그럴싸하게 잘 꾸며서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요. 감정을 누르지 못 하는 격앙된 말투 역시 드라마에 완벽했구요. 정작 손진영을 뽑고 살린 이유는 말 하지 않아서 좀 맘 상했지만 그냥 봐 주겠습니다(...)

 - 다만 한 가지 문제라면. 오늘 손진영의 탈락으로 인해 김태원 드라마의 클라이막스는 지나가 버렸다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물론 아직 둘이 남았고 분명히 그 중 하나가 우승을 하긴 하겠지만 김태원 드라마의 핵심은 '실력파' 같은 게 아니잖아요. 어차피 참가자들 역량의 한계는 이미 다 드러난지라 더 기대할 거라면 드라마 밖에 없는데 그게 대략 마무리되어 버려서 앞으로의 내용은 지금까지보다도 더더욱 기대가 안 됩니다;

 - 다음 주엔 리세님하께서 나오시겠군요! <-

 - 어쨌든 이제 두 번만 더 보면 끝이니 봐 드리겠나이다.


 + 뭐 다음 주에 셰인 떨어지고(...) 백청강, 이태권이 붙는 파이널로 진행된다면 외인구단 팬들 입장에선 엄청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일 수 있겠네요. 어차피 드라마로 흥하고 드라마 하나로 굴러가는 프로라는 걸 생각하면 [백청강 or 이태권 vs 셰인] 이라는 전개보단 그냥 외인구단끼리 붙는 게 더 득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셰인 팬덤이 이태권 팬덤은 이미 능가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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