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모임이 한달에 두번입니다. 아직 체계가 안잡혀서 그런지 좀 버거운 느낌이 있지만 조금 더 지속해보려구요. 이번 주제도서는 데이빗 버스(David buss)의 진화 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이었습니다. 


지난번의 플래너리 오코너 단편집도 엄청 두껍더니.. 이번 책은 두꺼운데다 크고 무거웠습니다. 이런 책의 느낌은 대학교 교양수업에서 느꼈던 교재의 질감인데 말이죠. 내용도 한학기 교양 수업정도의 분량이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참석인원도 평소보다는 적었고 대화도 좀 학구적인 분위기였어요. 


진화심리학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전에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정의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을수 없습니다. 위키 백과에서는 진화심리학을 다음과 같이 약술하고 있습니다. (링크 : http://ko.wikipedia.org/wiki/%EC%A7%84%ED%99%94%EC%8B%AC%EB%A6%AC%ED%95%99  ) 간결한 위키 백과와 달리 엔하위키에서는 좀 더 디테일한 논쟁거리들을 소개하고 있구요. (링크 : https://mirror.enha.kr/wiki/%EC%A7%84%ED%99%94%EC%8B%AC%EB%A6%AC%ED%95%99  ) 링크들을 읽어보시면 대략적으로 진화심리학에 대해 감이 잡히실거라 믿습니다. 


이 책에 대한 발제와 논의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역시 생존과 번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남여의 짝짓기 전략과 현재 한국사회에서 비혼이 늘고 있는 이유, 인간은 왜 술에 탐닉하는가, 왜 어떤 음식이나 냄새에는 열광하고 어떤것에는 혐오와 신체적 거부반응을 유발하는가 까지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죠. 


위의 링크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진화 심리학은 다윈의 종의 기원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연선택설이 중요한 기본 원리죠. 그렇다보니 지적 설계론자(창조론자)와는 대립될 수 밖에 없는 개념이라 유일신이 천지 만물을 창조했다는 일신교 신자들에게는 역시 거부감이 있을수밖에 없는 학문입니다.(1차 어그로..) 이것과 관련해서 날으는 스파게티 괴물(https://mirror.enha.kr/wiki/%EB%82%A0%EC%95%84%EB%8B%A4%EB%8B%88%EB%8A%94%20%EC%8A%A4%ED%8C%8C%EA%B2%8C%ED%8B%B0%20%EA%B4%B4%EB%AC%BC  ) 이 언급되었고 한참동안을 궁시렁대며 낄낄거렸습니다. 


그러다가 진화심리학이 왜 듀게 혹은 페미니스트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눴습니다. 엔하위키 미러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심리를 너무 직설적으로 관찰사례를 중심으로 써내려간 학문이기에 생물학적 결정론이나 우익 이데올로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례로 남성들의 배우자 선호도를 진화 심리학적인 접근으로 파악하자면 항상 어리고 임신과 출산에 유리하고 외모가 매력적인 배우자를 선호하며 부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성적 관계를 맺기 원한다고 합니다. 이런 건조한(그리고 어찌보면 콕집어서 옳다고 확신하기에도 애매한)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원래 남자는 어리고 예쁘고 되도록 많은 여자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려는 동물이다라고 주장하며 바람기를 합리화 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어찌보면 물의를 일으키기에 충분하겠죠.(2차 어그로) 


하지만 어떤 현상이 사실이라고 해도 모든 개체가 그 현상을 따른다거나 꼭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유태인의 근면성과 협조성, 단체적인 이익추구와 축재능력을 문제삼아 인종을 말살시키려고한 히틀러와 다를바가 없는것이겠지요. 여자에 비해 남자들은 그런 특성이 있다는 것이 나는 남자다_남자는 진화심리학적으로 이러이러한 존재이다_그러므로 나도 이러이러한 행동을 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다는 삼단 논법으로 발전될 수는 없는것이죠.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위를 덮어주는 보호막이 될수도 없겠구요. 


진화심리학이 과연 학문으로써 존재하는가, 그리고 진화심리학을 이해하는 것이 어떤 이익을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좀 나눴고.. 여성과 남성의 배우자 선호에서 왜 남성이 여성보다 유리해지고 우리 사회에 골드미스가 많아지는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제가 주장한 내용이긴 하지만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요즘 한국사회에 골드미스가 많아지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3차 어그로??) 일단 여성이 선호하는 배우자는 키가크거나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고 재력과 재정적 안정성이 높고 지위나 명예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남성이라고 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있어서 중요한 자질인 협조성과 안정성, 유머감각이나 비슷한 사상은 두말할 것도 없구요.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좀 다른것이 일단 매력적인 외모와 어린 나이, 임신과 출산, 육아에 적합한 여러가지 신체적 조건이 우선적이라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남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스로의 의지나 노력으로 여성들이 선호하는 돈이나 명예를 쟁취할 수록 이상적인 신랑감이 되는 반면 여성들은 남성들과 비슷한 재정적 자립, 독립성, 지위와 명예, 나이..를 획득할수록 이상적인 배우자감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거죠. 물론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말입니다만..(절대로 제 개인적인 의견은 아니구요.. ) 


제가 이 말을 했을때 주위 반응은 이거 듀게에 쓰면 백플 간다.. 였는데.. 솔직히 그정도 파장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관심들은 있으실지, 어떤 다른 의견들이 있으실지 궁금하긴 하네요. 


대략적인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모임의 주제 도서 선정을 했습니다. 추천도서와 선정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풀종다리의 노래_손석희 : 손석희씨 팬이 몇달째 계속 추천하고 계십니다.

2. 스웨덴을 가다_박선민 : 참석자중에 저자를 초대해주실수 있는 인맥이 계신다고 해서..

3. 책읽는 뇌_ 메리엄 울프 : 글씨를 못읽는 병에 걸린 이에 대한 이야기라고..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4. 에필로그_칼 세이건 : 칼 세이건의 에세이라네요.흥미롭습니다. 

5. 미움받을 용기_기시미 이치로 : 요즘 핫한 책이라 읽어보고 추천하셨다고 합니다. 


참석자 투표로 스웨덴을 가다가 선정되었고 가능하면 저자를 모시고 다음 모임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굉장히 기대되는 모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세를 몰아 4월 모임은 저자와의 대화 시간으로 다 채웠으면 싶은데.. 가능할지는 이리저리 알아봐야 할 일이겠구요. 


모임 끝나고 간단하게 치맥 한잔 하고 헤어졌습니다. 금요일의 종각 거리는 정말 인파로 넘쳐나더군요. 집으로 오는 막차를 아슬아슬하게 타면서도 불야성의 청춘들이 조금 부러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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