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8월의 주제독서는 파리 리뷰에서 작가들을 인터뷰했던 기록을 모은 작가란 무엇인가?라는 시리즈의 1권입니다. 듣기로 전 3권이라고 하는데 세권 다 하기는 힘들고 일단 1권만. 모이신 분들 중에는 세권 다 산 용자도 계시더군요. 


책은 해당되는 작가의 책을 읽어본 경험 유무에 따라 읽기 쉬운 부분과 어려운 부분이 혼재되어 있고 전업 작가를 꿈꾸거나 글쓰기에 조예가 있는 사람을 제외한 일반인들에게는 좀 난해하다 싶었습니다. 번역을 두분이 하셨는데 읽기에 좋은 번역도 있는 반면, ~답니다. ~랍니다..가 남발되어 읽기가 좀 거시기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책에 언급된 작가들은 수십번 이상 퇴고를 한다던데 번역도 좀 신경쓰시지..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발제자님은 이 책의 머릿말을 쓰신 김연수 작가의 이야기를 중간에 하셨습니다. 저는 아직 못읽었는데 소설가의 일이라는 작품을 예로들며 그 책을 쓰는데 이 인터뷰들이 모종의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 하시고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간에 벌어지는 일들,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경험을 녹여 말씀해 주셨어요. 들을때는 정말 진지하게 들었는데 까마귀 고기를 먹었는지 디테일하게 생각나지 않아 죄송합니다. 


돌아가면서 관심깊게 읽었던 인터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레이먼드 카버의 책에서 드러난 불안함이 작가의 실제 생활과 밀접한걸 발견했다는 분도 계셨고 가장 많이 읽혔을 무라카미 하루키 인터뷰는 기존의 에세이와 별반 다를게 없이 드러나있다던가.. 다른 작가와의 교류가 없고 회사원처럼 정해진 시간 규칙적인 노동을 하는게 대단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의외로 움베르토 에코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고 이언 매큐언에 대해서는 차라리 인터뷰를 안 읽고 평소처럼 작품만 알고 지내는 게 낫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네요. 작품이 좋아 팬심을 가지고 있다가도 실제 말하는 걸 들으니 깬다고 하시더라구요. 좋은 작가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데는 비교적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높은 성취를 이뤘다고 좋은 사람일거라는 건 말이 안되죠. 대부분의 작가가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작가의 부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루키랑 결혼하지 않겠다는 분들은 20대였던 반면.. 좀 더 연배가 있는 분들은 하루키가 얼마나 좋은 남편감이냐며 옹호하는 분위기여서 재미있었네요. 


전달의 주제 도서인 스피릿로드때 꼭 마셔보고 싶은 술로 죽력고가 꼽힌걸 기억하시고.. 한분이 죽력고를 쾌척하셨습니다. 덕분에 자리를 옮겨 진행된 2차에서는 죽력고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흥이 돋아 좀 늦게 파하기도 했구요. 어제처럼 이야기의 시너지가 폭발해서 집에 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본건 근 1년만에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도 죽력고의 힘일까요? 음.. 어쨌거나 죽력고를 쾌척해주신 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달에는 동적평형이 열두번째 정기모임을 가집니다. 애초에 1년만이라도 꾸준히 해보자는 목표를 거의 달성한 느낌이라 좋군요. 1주년 기념으로 자그마한 파티 비스무리한 이벤트를 기획중입니다. 


아울러.. 다음달의 주제 도서는 데이빗 브룩스의  "소셜 애니멀"입니다. 


어제 모여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모임 후기가 올라올때마다 호응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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