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승차거부

2010.12.10 09:56

kiwiphobic 조회 수:4326

엊그제 홍대 쪽에서 친구들과 모임이 끝난 후,

홍대 정문 건너편 (거기가 왕복 3차선이더라구요), 상수역 방향에서 빈 택시를 탔습니다.

한..새벽1시반쯤?

디엠씨 지하철역쪽이라고 말했더니 이 기사분이 반대방향이라서 못 간다고 하더라구요.

상수역쪽으로 죽 나가서 대로변에서 타도, 어차피 합정역 방향으로 가면 되는거고,

딱 보니까 '가기 싫다'는 거였는데, 제가 뭐 반대방향이냐고 그냥 가시자고 했더니,

돌아가게 되고 해서 반대방향에서 타라고 윽박지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못 가시는거냐고, 이거 승차거부하시는거냐고 했더니

우물쭈물 대답은 뭉개면서 계속 못 간다고 해서, 제가 그럼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또 우물쭈물.

그리고 바로 다산콜센터에 신고를 했거든요. 차 번호로 해서, 상황설명과 함께.

그런데 저의 이름과 핸드폰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더라구요. 못 알려줄 건 없죠 머.

 

그리고, 하루 뒤인 어제 저녁에 문자가 왔어요.

"*** 고객님의 120 교통불편민원 접수되어 조사 시작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라구요.

'조사'라는 단어가 웬지 무섭..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인가, 이거 '조사'가 들어가서 그 기사에게 어떤 불이익이 생겼을 때

저를 막 스토킹 하는건 아닐까 별의별 잡생각이 막 들기 시작하면서,

신고 자체를 철회해야 하나,

정의사회구현을 위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나..막 이러고 있네요.

 

일전에 강남 쪽에서 그다지 가깝지 않은 거리를 택시를 탄 적이 있었는데,

당시 기사님께서, 승차거부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본인은 동종업계 종사자로 그런 사람들이 너무 부끄럽다며,

저에게도 기본 거리라서 꺼려지더라도, 승차거부를 한다면 전혀 꺼릴 것 없이 바로 교통불편민원 신고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다들 정신차려야 한다고.

 

물론 택시 기사님들도 어려움이 많으시겠죠 (친절모드..ㅎㅎ).

하지만 승차거부, 한 마디로 행선지 봐가면서 골라 태우는거, 너무 구리지 않나요.

 

무튼, 이런 불편민원신고 시, 제가 얼핏 듣기론 '삼진아웃제'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세 번 신고가 접수되면, 영업정지인지 면허취소인지..

 

저의 헛잡생각 물리치게, 힘 좀 실어주세요.

저 잘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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