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우 봄밤의 속삭임 속삭임

2011.05.18 23:43

Koudelka 조회 수:1405

  다시 일기는 지우고, 시 한 편만. 
 
  정화된 밤

  리하르트 데멜

두 사람은 낙엽진 싸늘한 숲속을 거닐고 있네.
달은 그들을 따라 걷고, 그들은 달을 쳐다보네.
달은 드높은 떡갈나무 위를 달리고.
하늘에는 달빛을 가릴 구름 한 점 없네.
달빛 속으로 긴 그림자가 비치네.
여자가 말하기를 :
나는 홀몸이 아니에요.
하지만 이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랍니다.
나는 죄를 짓고 당신 곁에 있습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엄청난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나는 이미 행복을 바라지는 않아요.
그러나 나는 풍요로운 생활과
어머니로서의 행복과 의무에 대한
강한 소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감히, 두려움에 떨며
얼굴도 모르는 사내에게 내 몸을 맡기고,
그것을 축복마저 했답니다.
이제 인생은 내게 복수를 하는군요.
지금 당신을 만나게 되나니,
당신을. 그녀는 굳은 걸음으로 걷고 있네.
그녀는 달을 쳐다보았고;
달은 그녀와 함께 걷고 있었네.
그녀의 어두운 눈빛은 달빛 속을 헤엄치네.
남자가 말하기를 :
그 아기가 당신의 영혼에 짐이 되지는 않을 거에요.
보시오. 세상이 얼마나 밝게 빛나고 있는가를!
만물에는 빛이 흐르고 있소.
우리는 차디찬 호숫가를 거닐지만
우리의 따사로움이 당신에게로 불타고 있소.
그것은 태어날 아기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당신을 나를 위해 그 아이를 낳을 것이오;
당신은 나에게 빛을 주었소.
당신은 나를 아기로 만들었소.
그는 그녀의 허리를 안았네.
그들의 입김은 바람 속에서 입맞춤하네.
두 사람이 밝고 깊은 밤을 걷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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