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좀 특이하게도 닼나보다 비긴스를 더 좋아하는데요.
복습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최근에 비긴스랑 닼나를 감상했는데 닼나가 과연 잘 만들긴 잘 만들었더라구요.
(집에서 영화를 볼 때 산만해져서 딴 짓을 많이 하면서 보는 편인데 닼나는 집중해서 봤어요.)

비공개 시사회 소문이 하도 좋길래 기대치가 굉장히 올라갔다가 개봉 하루이틀전부터 평들이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기대치를 살짝 조정하더니
관람 몇시간전에 연달아 올라온 지인의 감상평이 제 기대치를 확 깎아 버려서(그중 한 지인이 저랑 영화적 취향이 상당부분 맞는 편이라)
정작 관람시에는 온도가 보통 정도로 내려가있었어요. 시작부터 의심을 한 상태에서 관람했달까.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실망을 많이 했네요.

굉장히 사소하지만 저에게는 중요했고 가장 큰 실망이었던 건
왜! 어째서!! 조셉 고든 래빗이 로빈인가요!!
사전지식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에 제작 중간중간 혹은 개봉 전에 나온 인터뷰나 기사를 보지 않은 제 탓일수도 있지만
예전에 놀란이 자기 영화에 로빈은 없다라고 말했고 저는 그걸 철썩같이 믿었죠.
(그래서 한두개 본 예고편마다 조고래가 가득가득 나오길래 얜 도대체 무슨 역할로 나오는 거지 했어요.)
저에겐 꼬띨라르보다 훨씬 큰 반전이었던 로빈인데...그때부터 영화 결말까지에 전혀 진지하게 집중할수가 없었어요.
사실 그 이후부터는 알프레도의 이탈리아 카페씬등, 전체적으로 진지하게 집중하기 힘든 장면들 뿐이긴 했는데 저에겐 농담처럼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제가 어중간하게 DC를 알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전 마블파라서) 아무리 원작과는 별개라고해도 첫번째 로빈이면 나중에 나이트윙이되는데
조고래는 도저히...팬분들껜 죄송하지만 아니에요ㅠㅠ. 디씨남신이라고 추앙받는 아이인데...어좁은...얘야 그애는 안된다!!
고아원 떡밥 열심히 던질 때 눈치 못챈 저도 좀 바보같긴 하죠. 

그리고 이번 영화는 놀란 삼부작의 틀로 보면 괜찮은 결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자체를 보면 허술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몇몇분이 이미 말씀하신 탈리아 반전 이후의 베인의 처리나,
블레이크는 어떻게 절름발이가 배트맨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베인은 감옥안을 내집 드나들 듯 돌아다니는데 감옥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심지어 웨인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그걸 받아들이고 
블레이크와 함께 있었던, 외부에서 들어온 군인들이 다 잡혀 나가는데 블레이크는 요리조리 잘 피해나가고
(사실 전 이것때문에 블레이크가 키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 의심했었어요.)
등등...전체적으로 이보다 훨씬 많은 분량을 찍어놓고 편집하면서 너무 많이 잘라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고든이 하비덴트의 진실을 폭로하려던 문구들을 베인이 대신 폭로했는데, 이걸로 인해 일어나는 어떤 영향이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충격을 받아서 봉기한다? 혹은 희망이 없다고 포기한다?? 라는 원인으로 쓰고 싶었던 거 같긴 한데
사실 그게 죄수들을 풀어주기 직전에 터지고 (이것 때문에 뒤에 나오는 봉기부분도 전 범죄자+베인 수하들이 주축이 되고 정작 일반시민은 
그다지 참여한 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에도 이것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어서(블레이크가 실망한 정도, 그것도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죠.)
결과적으로는 은근슬쩍 해묵은 치부를 털고 가는 느낌이 들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고든이 친 사고가 많이 있지만...귀여우니 용서해 줍시다.

위에 허술,실망스럽다고 한 부분은 제가 놓친게 있다면 얼마든지 반박해 주세요.

여배우들은 예뻤지만(앤 해서웨이의 쫄쫄이도 좋았지만 전 드레스 입고 나올때마다 너무 예뻐서 넋을 잃었습니다.)
여전히 놀란 영화답게 남녀의 캐미스트리는 없었고...꼬띨라르가 반전 이후에 탈리아로 안보이고 말로리 코브로 보여서 좀 힘들었어요;
왜 굳이 같은 배우를 썼을까 궁금했습니다.(전체적으로 캐스팅에 의문이 가요)

아무튼 불만을 가득 써놨는데, 전체적으로는 지루한 초반 - 재밌는 중후반 - 읭?스러운 결말 정도인것 같습니다.
비긴즈에서 못풀었던 부분을 닼나에서 스킵하고 닼나라에서 잊지않고 풀어준 것은 좋았어요.
변함없는 악당 크레인 까메오도 좋았어요. 고담의 정신나간 악당들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항상성이랄까.

이래저래해도 아이맥스 포함해서 한두번은 더 볼 것 같네요.

+오늘 cgv에서 하는 올나잇을 볼건데(닼나라+엑퍼클+어벤져스) 셋 다 마지막 위협은 핵이네요. 전 지구적인(전미적인) 위협은 이제 정말 핵뿐인가봐요.
+핵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어벤져스와 닼나라의 핵 처리 방법이 좀 비슷하죠. 올 여름 가장 시선을 받던 두개의 영화가 이런데, 늦게 개봉한 닼나라가 손해봤다고 생각해요.
+고담이 미국에 속한다는 사실이 나올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최근 TTSS랑 연달아봐서 그런지 여유가 되면 게리 올드먼 필모를 쭉 훑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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