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티아라 따돌림 사건에 대해서 제가 얻는 정보는 거의가 이런 저런 게시판에 올라오는 캡쳐, 편집 영상들에 의존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호기심이 생겨서, 직접 찾아 봤습니다.


1) 떡 먹이는 은정




왕따 증거라고 돌아다니는 영상들 중 가장 유명한 물건이죠. 티아라에서 가장 이미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던 멤버 은정을 한 방에 골로 보낸;

11분씩이나 되는 영상이라 잠깐 고민하다가, 어차피 내가 어제 오늘 티아라 관련 글 구경하는 데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11분 정돈 껌이겠다 싶어(...) 그냥 봤지요.

자막은 없지만 어차피 애들이 일본어를 거의 하지 않아서 (게다가 진행자가 한국어를 섞어 써 줍니다) 보고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만...


제겐 이게 왕따 증거가 될만한 영상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_-;

첫째로, 편집되어 돌아다니는 부분 말고 다른 부분들을 보면 화영이 게임을 마치고 효민을 안는 장면도 있고 소연이나 다른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꽤 있구요.

둘째로, 이 영상을 가장 임팩트있게 만들어주는 떡 먹이는 장면에서 은정이 짓는 표정. 그게 실은 그 전에 이미 썩어-_-있었다는 겁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3vs3 두 팀으로 나누어 게임을 하고 패자팀이 결정되는 순간 이미 표정이 안 좋구요. 그 중에서도 개인 성적 꼴찌로 뽑혀서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완전히 썩습니다. '떡을 화영에게 먹이려 작정한 순간 결의에 차서' 지은 표정이라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거죠. 

떡을 거칠게 먹인다는 지적도 그래요. 왕따 문제를 뇌리에서 지우고 생각한다면 '승자에게 먹을 걸 바친다'라는 상황을 '먹을 걸로 공격한다'라는 식으로 활용한 예능감 좋은 장면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애초에 웃기려고 하는 거, 다소곳하게 들이미는 것보단 좀 거친 장면을 만들어 주는 게 낫겠죠. 어차피 그래서 떡은 절반 정도만 넣다 말았구요.

왜 하필 화영이냐... 라고 물어도 얼마든지 평범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막내니까.' 라구요.


아. 물론 멤버들이 모두 화영을 싫어했고, 그래서 이심전심으로 화영에게 큰 떡을 강제로 먹이길 바랐으며, 그래서 은정이 비장한 표정으로 화영을 공격한 거라고 해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비꼬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2) 여기... 부터는 귀찮아서 그냥 대충 적습니다. -_-;

 - 화영이 다른 멤버들이랑 워낙 사이가 안 좋아서 트위터에서도 혼자 놀고 사진도 혼자만 찍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지연과 서로 오그라드는 별명을 부르며 나눈 대화라든가. 효민의 생일날 역시 오그라드는 축하를 보내고 받은 내용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스타 인생 극장에서 효민이 화영의 눈을 찌르는 캡쳐 : 영상을 찾아 보면 그 직후에 바로 화영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항의하고 효민이 머리를 기대며 미안해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 지연이 화영을 자꾸 때린다, 세게 때린다고 감정 실었다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 영웅호걸을 챙겨 보신 분들이라면 기억하실 수 있겠는데. 지연은 원래 잘 때리고 자주 때리고 세게 때립니다. 아이유도 지연에게 자꾸, 세게 맞았습니다(...)

 - 뭐 그 외에도 '이 장면도 증거다!' 라고 떠도는 캡쳐나 영상들을 조금 더 긴 버전으로 찾아 보면 바로 그 장면의 전, 후로 화영양이 다른 멤버들과 잘 어울리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경우가 수두룩하구요. 그냥 두루두루 잘 지내는 장면들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니 뭐 그렇다고해도 '카메라 앞에선 대체로 자제하는데 어쩌다 속마음 드러낸 장면들이 찍히는 거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역시 비꼬는 것 아니고 정말 그럴 가능성도 있겠습니다만.

전혀 그런 게 아닐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얘깁니다. 지금 웹상을 떠도는 '증거 자료'들 말이죠.



2.

이랬거나 저랬거나 화영이 따돌림을 당한 건 사실인데 왜 이런 소릴 길게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그래요. 티아라 잔류 멤버들과 화영양과의 관계는 이미 본인들이 스스로 인증을 했죠. 그것도 아주 저열하고 보기 싫은 방식으로요.

당연히 큰 잘못이고 그런 만큼 욕을 먹어도 싸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애들이 보고 배울까봐 무섭습니다. -_-;;

그래서 적고 있는 글입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결국 이 사건에 있어서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이 정도입니다.


1) 7월 27일에 효민, 은정, 지연, 보람이 트위터로 화영을 대놓고 따돌리며 비웃다가 화영의 반격으로 들통이 났다.

2) 사장이 화영을 탈퇴시키고 오만가지 지저분하고 멍청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3) 트위터로 은근슬쩍 화영양 편을 드는 관계자들이 더러 보인다.


딱 여기까지요.


그런데 어느샌가 사람들 사이에선 '착한 화영이 처음 들어왔을 때 부터 일진 클럽 출신에 몸캠 놀이하던 불량한 선배들에게 미움 받고 심지어 방송에서까지 대놓고 따돌림 당하다가 팀에서 쫓겨났으며 그 증거로는 이런 저런 그런 요런 영상들이 있다.' 라는 것까지가 모두 팩트가 되고 있고 사람들은 그 팩트(?)를 기준으로 가해자들을 비난하고 조롱하고 있어요. 


전 이 부분이 좀 거슬리고, 또 이런 부분을 어린 학생들이 보고 겪으면서 '해도 되는 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따라할까봐 겁이 납니다;

사실로 확인된 트위터 사건만으로도 가해자들의 유치함과 못 되어 먹음은 충분히 비판할 수 있어요. 거기에 대해선 저도 전혀 불만 없구요.

하지만 자꾸 여기저기서 만들어져 올라오는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지만 여기에선 무조건 이렇게 봐야한다' 라는 류의 자료들을 보고, 그걸 그냥 받아들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더욱 큰 증오심을 보이며 가해자들을 비난하는 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 않냐는 거죠.


안 그래도 요즘 학생들, 자기 맘에 안 드는 녀석이 생기면 제일 먼저 하는 게 그 녀석의 미니 홈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 스토리 등등을 뒤지는 거거든요.

뒤져서 무슨 내용이 나오든간에 그냥 그걸 연료로 삼아 그 녀석을 더 미워합니다.

혹시 몇 년 전에라도 좀 과하게 꾸민 사진이 있다. 그럼 양아치라서 싫구요. 남자애들이랑 찍은 사진이 많다. 그럼 헤픈 x라서 싫구요. 욕설이라도 좀 적혀 있으면 거칠고 예의 없어서 싫구요. 심지어 아무 문제 없이 단정한 내용만 있으면 가식적이어서 싫고, 아무 내용도 없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싫어하지요.


그런 녀석들 불러다 앉혀 놓고 '그렇게 네 감정대로 네가 원하는대로 남의 행동을 해석하고 비난하면 안 된다.' 거나 '그 아이가 네 맘에 안 든다고 해서 잘못이 아닌 일까지 비난하고 미워하면 안 된다.' 라고 타이르는 게 일인 사람의 입장에서 요 며칠간의 티아라 정국-_-은 좀 끔찍합니다. 얼른 좀 가라앉았으면 좋겠어요.  


+ 그리고 광수 사장은 언플 좀 작작 했으면 하네요. 내보낸 화영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건 장사 해먹으려는 의지라고 이해할 수 있겠는데, 어쩜 계속해서 자기 자신과 남은 멤버들이 욕을 먹는 방향으로 언플을 하시는지... orz



3.

글이 너무 난삽해서 짧게 요약해 봅니다;

1) 티아라 비판하는 건 괜찮은데 사실로 확인된 부분들만 갖고 하면 안 될까요. 그런 부분만으로도 10년은 깔 수 있을 텐데.

2) 잘못한 게 분명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까고 애매한 부분,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편집된 증거 자료'나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주장들은 일단 의심부터.

3) 훈장질처럼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_ _);


본문 내용과 좀 다르게 보인다면 제 난삽한 글솜씨 때문일 겁니다. orz



4.

 '등록' 버튼을 누르기도 겁이 나는 이 글은 주제에 맞게 아이돌계 최강 왕따의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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