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춤덕후...

보는 것도 추는 것도 몹시 즐기는, 춤을 심하게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관심이 가는 춤은 잘 추는 정도는 못 되더라도 '체험'을 해보고 픈 맘으로 스포츠댄스, 재즈, 힙합 등은 2-3개월 정도 씩 교습을 받기도 했습니다.

 

코리아 갓 탤런트2에는 유난히 댄싱 크루 들이 많이 출전했어요. 솔로나 2인 팀들도요.

지난 주말 3일에 걸친 세미파이널은 아주 열심히 시청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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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말~2000년대 초,

한국 비보잉 팀이 국제 대회 우승을 속속 차지할 무렵의 영상을 보면, 한국 팀들의 안무는 '헝그리 정신'이 충만했어요.
힘으로 버티는 파워무브에서는  '꼭 1등 할꺼야아아아아악!!!!'이라는 외침이 들리는 듯 했고,
'아리랑'을 BGM으로 쓴다거나, 태극기를 등장시키는 연출에서는 국가를 대표해서 출전했다는 자긍심+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라면 먹고 금메달 따는 육상선수 마냥... 멋지지만 짠한 느낌.
 
기량은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비보잉에 관심있는 분들은 꽤 보셨을 영화 '플래닛 비보이'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유럽에서 20년 간 이룬 걸 5년에 따라잡았다는 평을 받았죠.
(역시 한국인의 특기는 '단기 속성')

그 즘의 일본 팀들은 테크닉은 좀 떨어져도 안무의 구성이 무척 정교해서 넋을 놓고 봤었죠.  
'와~ 역시 소니, 아이와, 산요... 자잘한거 잘 만드는 놈들. 디테일해' 하면서.

10년 뒤, 그 때 그 파워무브에 정교한 연출이 더해지면 어떤 무대가 나오는지를 이번에 출전한 댄싱 크루들이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상, 소품, 음악, 안무 까지 하나의 작품을 완결 시키는 요소가 되어 있죠.

 


 

어제 세미파이널 3일차에 1위로 파이널에 진출한 비보잉팀 '모닝 오브 아울' 입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기도 합니다.

이 팀에는 연출 만을 담당하는 팀원이 있습니다.

비보잉을 했던 멤버고, 춤을 출 수 있지만 연출만 담당하고 무대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연출에 큰 비중을 둔다는 방증이겠죠.

 

지역 예선에서는 '눈에 띄어야 선발된다'는 생각이었는지 모든 멤버들이 뛰고, 날아다니는 공격적인 안무를 보여줬는데,

세미파이널에서는 그야말로 '작품'을 구성했습니다.

 

사족을 덧 붙이자면, 저 바닥에 뿌려지는 수 많은 동전들...

가수들 무대에 올라가는 댄서들 사이에 주의사항 중 하나가 '주머니에 동전 빼기' 라고 합니다.

무대에서 움직일 때 떨어질 수 있고, 가수가 밟으면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요.

위험하지 않을까 싶으면서 '이 정도는 우리 춤에 위험 요소가 되지 않는다네~'라는 자신감 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토요일 세미파이널 2일차에서 역시 1위로 파이널에 진출한 팝핀댄스팀 '애니메이션 크루' 입니다.

지역 예선에서는 소방차가 입었을 법한 80년대 복고풍 의상으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긴 팀입니다.

세미파이널에서는 기존의 이미지에 '반전'을 노린 듯한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역시 무대 전반의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인 듯 합니다.

 

이 팀의 무대에 대한 감상은...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제가 살다 팝핀댄스를 보며 눈물을 흘릴 줄은 몰랐습니다. --;;

TV를 보다보니 눈에 눈물이 고여있더라구요.

 

오글거리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그랬습니다.

 

그저, 전 오늘도 패자부활전에서 공연하는 댄싱크루들을 보러 일찍 집에 갈 생각입니다.

멋진 춤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요즘 너무 행복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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