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매치 초반부터 왠지 성규가 갈 것 같았고 예상대로 되었네요. 하하;


- 전 별로 재미 없게 봤는데, 이유는 뭐 별다른 게 아니라 역시 게스트 때문이었습니다. 크게 이유는 두 가진데,

 1. 어쨌거나 지금 생존자들은 지난 10회 동안 뭉쳤다 배신했다 드립치며 놀았다가... 하면서 시청자들이 정을 붙인 멤버들이고. 이 프로의 재미는 승부가 반, 멤버들끼리 엮여서 만들어내는 이런저런 상황들의 재미가 반이었단 말이죠. 근데 이 사람들을 다 방에다 가둬 놓아서 서로 얼굴도 못 보게 하고 게스트들만 활보하게 만드니 갑자기 낯선 프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그나마 성규와 이상민의 애절한 편지 교환(...) 같은 게 있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고.

 2. 원래부터 게임에서 발휘한 실력과 상관 없이 엉뚱한 탈락자가 잘 나오는 프로이긴 했지만 이게 또 게스트가 원래 참가자의 말을 안 듣고 (혹은 못 듣고;) 판단 착오를 저지르다가 탈락의 원인을 제공해 버리니 평상시보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거죠. 정말 오늘 승부는 게스트빨로 갈렸잖아요. 이상민이야 오늘 우승할만 했지만 나머지 참가자들 결과는 모두 그냥 게스트의 능력이었죠. orz


 암튼 정말 오늘 메인 매치는 손꼽을 만큼 재미 없었다는 느낌이었어요. 저번 처럼 정보를 가짜로 파는 멤버가 나온 것도 아니고, 게스트들도 사기 치고 뒷통수 치고 하는 것 없이 그냥 셔틀만 하고 다녔구요. 하하가 8번에 무난하게 칩 투척하고 이중엽이 훼이크 쓴답시고 뻘짓 두 번 하는 순간에 이미 시합 끝났다 싶었거든요. 머리 싸움이고 뭐고 다 없었죠. 


- 전략 윷놀이는 그래도 재밌는 편이었습니다. 시종일관 홍진호가 리드하면서 성규가 따라잡을락 말락 잡을락 말락하는 전개였는데. 성규가 몇 번 실수한 게 있긴 했지만 홍진호가 워낙 잘 했어요. -_-b 

 그리고 그 와중에 제작진의 편집 신공이 빛을 발하더군요. 사실 이 프로 데스 매치 진행 중에 삽입되는 인터뷰들은 데스 매치 후에 녹화한 거기 때문에 계속 듣다 보면 대충 말투나 분위기로 누가 이겼는지 눈치챌 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오늘은 처음부터 대놓고 '홍진호의 승리임' 이라는 분위기라 애초에 기대 접고 맘 편히 보고 있었습니다만. 홍진호가 거의 확실히 승기를 잡을 무렵에 성규가 패배를 인정하는 듯한 인터뷰가 나오다가 갑자기 "아직, 모르는 거잖아요!" 라는 말이 들리는 순간 움찔. 하고 알면서도 낚였습니다. 한 3초 정도. ㅋㅋㅋ


- 참가자들 간단히만 얘기해 보면


 1. 이상민은 오늘 정말 우승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로 현명하게 머리를 굴렸어요. 감으로 때려 잡은 부분이 있었다곤 해도 가넷을 전혀 쓰지 않고도 힌트를 잘 잡아냈고. 또 자신이 눈치챈 걸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도록 주도면밀하게 베팅 전략을 세워서 초반부터 끝까지 안정적인 느낌으로 우승을 거머쥐었죠. 역시 현 생존자 중 도박과 가장 가까운 분 다웠습니다. <-

 둘째로. 게스트를 잘 골랐습니다. 오늘 게스트들 중 이상민의 게스트 하하를 제외하곤 다들 일반인들이었죠. 이 사람들이 사방에 카메라가 설치된 셋트에서 긴장하지 않고 하루 종일 집중력을 유지하며 작전을 수행하기란 어려웠을 거에요. 반면에 하하는 예능 욕심 충분히 챙겨가면서도 이상민이 시키는 일을 완벽하게 잘 해냈습니다. 이게 무한도전으로 익힌 하하의 사기 스킬(...)이기도 하겠지만 일단 연예인과 보통 사람의 차이가 가장 컸다고 봐요.


 2. 이 분은 어떻게 보면 최고였고 또 어떻게 보면 최악이었던 건데... 김경란 말입니다.

 게스트가 초대자 말을 안 듣고 자기 맘대로 했는데 덕택에 생존... (쿨럭;) 정말 이 게스트분은 잘 했어요. 참가자가 가넷이 없어서 정보도 못 사는 상황. 또 이런 촬영이 어색한 일반인인지라 여기저기 들이대며 딜도 제대로 못 하는 와중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사람들 많이 거는 데 충실히 따라가서 종합 2등은 먹자.)에 올인해서 초대자를 살려냈지요. 사실 거의 종반까지도 이 기성용st. 청년이 뭔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를 못 하다가 결과를 보고서야 이해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머리 좋더라구요;

 암튼 "왜 내 말대로 안 하는데!!!" 라며 방방 뛰며 화를 내다 2위로 생존하는 희한한 장면을 연출한, 참으로 불합리해 보이는 결과이긴 했습니다만. 게스트를 누굴 부르느냐는 100% 본인의 재량이었고 또 이 게스트 선택부터가 게임의 일부였던 에피소드였으니 오늘 김경란은 살아남을 자격이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3. 홍진호는 뭐... 오늘 메인 매치에선 영 별로였습니다 사실. 오늘 게임이 워낙 그냥 순수한 정보력 싸움으로만 흘러가서 홍진호 특유의 전략이나 순발력을 발휘할 기회도 없었고. 그나마 뭘 좀 해보려고 해도 천진난만 싶습셒습 윤열군의 거대한 벽(...)에 번번히 가로막혔죠. 메인 매치 꼴찌는 당연했습니다. 다만, 이어진 데스 매치에선 역시 승부사답다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이미지 회복에 성공했구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데스 매치 막판 전개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었네요. 간단히 말해 한 번 승기를 잡은 후엔 '이렇게만 하면 최악이 되어도 내가 이긴다'라는 식으로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영해서 이겼다는 얘긴데. 그게 참 프로 스포츠 선수답더라구요. 멋졌어요.


 4. 김성규군이야 뭐. ㅋㅋㅋㅋ

 아니 이건 진짜 팬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오늘 게스트가 없었으면 성규는 못 해도 2위는 먹었을 겁니다. 지난 주에 생각했던 대로 가넷 아끼지 않고 펑펑 써서 초반에 거의 승기를 잡았죠. 이중엽에게 이래라 저래라 코치해 준 내용들도 다 적절했어요. 그걸 그냥 성규 본인이 수행했거나, 아니면 말 잘 듣는 게스트가 시키는 대로만 열심히 했음 당연히 우승이었죠.

 근데 이노무 사장님이 갑자기 객기를 부리며 초반에 6에다가 오버해서 투자해 버리는 순간에 한 번 꼬였고. (심지어 김경란도 비웃었던 훼이크...;) 그 다음엔 또 눈치 없이 서둘러 와장창 베팅해서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게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꼬였고. 마지막으로는 괜히 눈치 보다가 5, 8번 말이 베팅 불가능권에 들어가 베팅 기회 자체를 날려 버리면서 그냥 망했습니다.

 마지막 탈락자 발표 후 나레이션에선 '승리를 자신하는 순간 위기가 찾아왔다'는 식으로 교훈적으로 포장해줬지만 실은 그냥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겁니다. ㅋㅋ 정말 이건 뭐 "스케줄있어서 데리러 온 김에 우리 성규 친구분들에게 인사드리러 왔어요~"도 아니고. orz

 그래서 중간에 본인도 그런 얘길 한 번 했었죠. "제가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사람을 초대했어야 했는데. 실수였네요."

 언제나 상황 파악은 빠른 녀석입니다. <-


- 다음 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제가 전에 어디서 3명이서 결승을 한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다음 주 예고를 보니 아니더라구요. 한 명만 떨어뜨리고 나머지 둘이 올라간다는 건데.

 그럼 일단 우승자 하나만 뽑아서 2, 3위에게 데스 매치 시키는 쪽으로 가겠고.  그리고 콩은 무조건 살아 남겠군요. 우하하. <-

 어쩐지 예고에서 김경란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걸 보면 김경란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한데. 근데 또 막판에 김경란이 자기 망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걸 보니 우승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 오늘 이상민의 첫 우승이었죠. 그렇습니다. 진정한 No. 2란 이런 것. 이렇게 롱런하는 거지요.


- 김경란과 이상민은 오늘도 데스 매치를 피했습니다! 이러다가 다음 주 경기에서 둘 중 누군가가 우승하면 그 사람은 데스 매치 한 번도 없이 결승에 진출하게 되네요. 우왕. 굳. ㅋㅋ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라는 생각을 따른다면 이 둘, 특히 그 중에서도 김경란은 그야말로 이 프로 최강의 참가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애초에 게임 능력 말고 흐름 타서 연합 맺고 협상해서 살아남는 능력까지 중요하게 보는 프로라는 걸 생각하면 김경란이 얄밉다고 생각할 순 있어도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덤: 작별 인사(?)로 성규군 노래나 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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