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사안이기에 제가 따로 지적할 필요도 없지만...

 

 

* 간단히 말해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일상과 연관된 인상평을 정치적 비평과 짬뽕시키려니 그따위 연결구조가 생기는 것이죠.

 

문제가 된 Hollow란 유저분의 원글...아, 또 '창작'이니 '왜곡'어쩌고 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니 다시 부연링크를 걸죠. 아예 원문입니다.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5&document_srl=3492701

 

이분은 김어준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얻어서 김어준에 대해 가진 막연한 이미지가 실제의 김어준과는 다르다는 이야길하고있습니다.

 

말이 꽤 재미있습니다.

본문은 단순한 이미지나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김어준이란 인물의 사회적 발언 및 정치적행보에 대해 글쓴이가 평가하고 있는 글입니다.

적어도 글의 절반 이상이 그런내용이니, 이렇게 얘기해도 문제는 없겠죠?

그리고, 당연히 제대로 된 글이라면 문장의 유려함이나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 김어준이 보여준 언행이나 주장, 행보가 그 주된 내용이고, 비판이건 옹호건 그걸 근거로 논리를 갖추고 이야기가 풀어져야합니다.

 

그런데, 글의 본격적인 시작인 김어준의 연애에 대한 이야기...즉, 누가 누구와 연애하니 어떤 인상을 받았다 같은 이야기입니다.

"누구와 사귀는가는 생각보다 사람의 많은 면을 말해줍니다." 같은 이야길 하죠.

 

이게 무슨 소리인지 메피스토의 정신은 잠깐 안드로메다로 갔습니다.

 

개인의 사적인 행위들이 종합적으로 한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건 분명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적인 영역입니다.

정치적 발언이나 그런 발언을 하는 인물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발언이나 행보를 중심으로 이야기되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 작가와 사귀건, 젊고 예쁜 여자와 사귀건, 그저그런 여자와 사귀건, 그런 것이 정치적 행보의 판단 기준이 되는건, 생각 가능한게 아니라 한마디로 괴상한 일입니다.

 

아, 예외는 있어요. 예를들어 사적으로 땅투기를 한다던가, 범죄를 저지른다던가 등등...이런건 예외죠(사적인 범죄라니, 말이 좀 그렇긴 하지만).

이건 어떤 인물의 정치적 발언에 근거한 언행일치, 혹은 공인으로서의 책무나 태도 따위를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연애는? 아니, 이보시오 의사양반, 그게 무슨소리요? 논리가 영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는겁니다.

 

아, 그래요.

이런 정치 관련 얘기하다가 여담처럼 연애같은 사생활 이야기도 할 수 있죠.

그런데 본문에는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실제의 김어준과는 상당히 다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생각의 출발이 김어준 개인의 연애사입니다.

여기에 글을 읽는 사람이 괴상함을 느끼는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어쨌든, 그래도 여기까지라면, 처음에 사회적 발언 및 행보라고 기대하긴 했지만 그냥 이미지 얘기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겁니다.

그런데 이후에는, 김어준이 황박때 보여준 포지션이나 그때의 재판을 언급하며 '논리'를 펼치고, 진중권의 비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그런데 도대체 진중권이 언제 '막연하게' 김어준을 비판했나요?).

그리고 이어지는 진보진영에 대한 실망이야기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진보진영의 가치를, 글쓴분 본인에게 연애라는 이유때문에 이미지가 좋아진 김어준이 옹호하는 '선의'따위와 비교하여 깎아내립니다.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적인 에피소드로 호감을 가졌지만, 자신이 비판하는 대상과 연관시킬땐 한없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안잡힙니다.

개인의 연애사 및 그와 연결된 개인의 이미지 이야기라면 이미지 얘기로 끝내야합니다.

누가 누구랑 연애하는데 그게 좋게 보이더라, 괜찮게 보이더라는 얘긴 딱 거기서 끝내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정치적얘기와 함께 다루니 불협화음정도가 아니라 도대체 정체가 뭔지 알수없게 되버리는거죠.

 

 

* 진중권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게, 이 사안과 관련하여 오버한다, 너무 많이 나간다 따위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일곱빛깔무지개반사입니다. 지금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게 도대체 어떤 논리들입니까? 아까 제 정신이 잠깐 안드로메다로 갔는데, 그건 이 해괴한 논리를 읽기위해 잠시 제가 탑승했기 때문입니다.

 

근절되어야 하는 논리나 사고방식은 근절되어야 합니다.

물론 사람의 생각을 멋대로 통제하자는건 아닙니다. 그러나, 정치적 인물에 대한 비판의 장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논리는 비판의 폭격을 받아야 합니다.

차분하게 각잡고 앉아 친절하게 조근조근 설명하는 방법요? 뭐 좋죠. 하지만, 진짜 자극이 없으면 그 헛소리들은 존중받는게 당연한 권리인 줄 알고 더욱 날뛰게 될겁니다.

건강한 사회는 모든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존중받는 사회가 아니라  비판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사회죠.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