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언급한 분이 계시죠. 아까 낮에 올렸던 너구리 관련 글에 달빛처럼님께서 말씀하셔서, 적을까 말까 고민하다 귀찮아서 때려 치운 글을 다시 적어 봅니다.


- 전 '위대한 탄생' 시리즈에 이제 아무런 애정이나 기대가 없습니다. (라고 말하니 뭔가 거창한 느낌이;)

이 프로의 문제점에 대해 적다간 그것만으로도 마우스 스크롤 휠을 수십번 돌려야할 분량이 될 것 같아 과감하게 스킵하구요.


제가 정을 떼게 된 가장 큰 이유를 하나만 적자면, 이 프로가 아무리 개성있고 재능 있는 참가자가 등장해도 다들 고만고만 비스무리하면서 잘 하긴 하는데 절대로 뜨지는 못할 것 같은 캐릭터로 만들어 버리는 마성의 프로라는 점입니다(...) 아니 도대체 언제쯤 되어야 히트 하나 나오냐구요. orz 정서경, 배수정 뭐 하나요 엉엉

그래서 이번 시즌은 애초에 시작하기도 싫었어요. 죽어라 고생해서 우승하면 뭐 일단 상금 나오니 좋긴 하겠지만 그 후로는 소식 두절이 예정되어 있으니 응원할 맛이...;


- 게다가 이 프로는 사실 (이게 이 프로의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멘토 보는 재미로 보는 거란 말이죠. 

1시즌은 김태원의 뻘소리와 김윤아의 미모 보는 재미로라도 봤고. 2시즌은 이선희, 윤상, 이승환, 박정현이 다 제게 호감을 주는 사람들이었고 윤일상도 뜻밖에 좋은 모습 많이 보여줘서 그 지루한 편집과 오그라드는 자막을 견뎌가며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멘토들은 제 취향의 사람이 거의 없어요. 그나마 김연우는 엄격하고 진지한 모습 보여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용감한형제는 싫고 김소현씨에겐 그간 별 관심이 없었던 데다가 뮤지컬 배우라니 쌩뚱맞은 느낌도 있고... 결정적으로 김태원이 다시 나온다는 게 싫었습니다. 왜냐면


1) '우리 망했음' 이라는 티를 너무 내는 것 같아 구차해 보이구요.

2) 그런데 살아 보자고 고른 방법이 고작 이런 퇴행이라니...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3) 결정적으로, 1시즌 외인구단 멘토 스쿨이 워낙 찡하고 대단하긴 했습니다만. 그건 결국 [김태원 + 운 + 때]의 결과이지 김태원이 혼자한 건 아니었잖아요. 김태원만 불러다 놓는다고 또 그런 멘토 스쿨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심지어 그런 멘토 스쿨이 나온다 해도 그 때 만큼의 호응은 없을 테고.


- 본론 들어가기도 전에 사설이 너무 길어서 그냥 거칠게 끊고 3시즌은 뭐가 바뀌었나... 부터 적어 보자면.

1) MC 유진 : 어차피 생방 가기 전엔 존재감 없는 역할이니까요 뭐. 일단 예뻐서 좋구요. 오상진 정말 단단히 찍혔구나 싶어 씁쓸했습니다.

2) 탈락의 문인지 뭔지 : 이건 좀 재밌더군요. 보다보면 어차피 닫힐지 열릴지 빤히 짐작 가능하긴 하지만 그냥 이 장치 자체가 재미 있어요. 처음엔 탈락자들에게 너무 잔인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차라리 악평 없이 심사위원들 눈치 볼 것도 없이 깔끔하게 보내주고 좋지 않아?'라는 가족분 말을 듣고 보니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3) 멘토 5명에서 4명으로 : 사실 매 시즌마다 존재감 없고 재미도 없는 멘토 한 명씩은 꼭 꼭 끼어 있고 그래서 멘토 스쿨도 지루해지고 했었는데. 이건 괜찮아 보입니다. 물론 전 '다섯 명 못 구했구나 ㅋㅋㅋ' 이러면서 비웃고 있긴 하지만(...)


네. 보시다시피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앞서서 '망한 프로그램'이라고 단정지어 놓고 시작한 글이긴 하지만 굳이 따져 보자면 2시즌도 1시즌에 비하면 여러모로 많이 개선된 모습이긴 했어요.

제작진도 나름대로 고심이 많은 거겠죠. 제작비도 엄청 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니까.


- 그 외에 대략 긍정적이었던 점은

1) 일단 제작진의 개그/편집 센스가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소소하게 웃을 장면들이 꽤 있었고, 적어도 지루함은 느끼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가 아니라 그냥 볼만하더라구요. 

2) 김태원은 이미 질리도록 보고 또 봤던 김태원 캐릭터 그대로이고. 용감한 형제는 그냥 방시혁의 대를 이어 까칠하게 막말하는 프로듀서 멘토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둘 다 별로인데... 이 둘을 엮어 놓으니 의외로 재밌는 장면들을 좀 만들어 내더군요. 

+ 그리고 그 장면들이 가만히 따지고 보면 거의가 김태원의 설정 놀이입니다. 이 아저씨 예능 정말 잘 하나봐요;

3) 참가자들 실력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 저번 시즌도 마찬가지이긴 했습니다만) '착한 오디션' 운운하더니 못 하는 참가자들은 분량을 대폭 쳐 내고 괜찮게 하는 사람들 위주로 보여주겠다고 작정했나 봅니다. 


-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부분들은

1) 여전히 자막은 오그라듭니다. 무대가 괜찮아도 자막이 망쳐요... orz

2)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편집했는지 모를 부분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 시작하자마자 이번 회의 핵심 참가자(?)들을 뜬금 없이 다 보여줘 버린 것. 그래놓고 나오기 직전엔 또 커다란 물음표로 얼굴을 가리더라구요. 왜 이러는 걸까요. -_-

3) 뭣 보다도 중요한 멘토들은. 김태원, 용감한 형제는 위와 같은 이유로 괜찮았고, 김연우도 좀 진지하게 나오는 게 맘에 들었는데 김소현은 심사도 영 별로라는 생각이; 뭐 첫 회에선 분량이 워낙 적었으니 두고 보긴 해야겠죠.

4) 기본적인 시스템이 변한 게 없으니 또 지난 시즌들처럼 예선 그럭저럭 보고 멘토 스쿨 아쉬우나마 대충 감상한 후 생방송에서 대멸망하는 패턴을 그대로 따라갈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계속해서 뇌리를 떠나지 안하요(...)


- 기타 등등

1) 시작 부분에서 전 시즌 우승자들 인터뷰가 나오는데 어찌나 폼이 안 나던지요. 이 프로 우승하면 구자명처럼 된다! 으잉? 이런 느낌. -_-;

2) 체면상 어쩔 수 없긴 하겠지만 '오디션 최강자의 귀환!'이란 자막을 넣던 사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3) 카덕(인듯한) 아저씨... 아아... orz

4) '인기 아이돌 누구와 함께 연습생이었어요'와 '예전에 망한 그룹 멤버였어요'는 이제 너무 식상한데다가, 대체로 광속 탈락의 전주곡이죠.

5) '백수와 조씨'라는 팀은 자작곡 느낌이 너무 달빛요정st. 이더군요. 어차피 탈락했고, 또 잘 못 했으니 쓸 데 없는 비교긴 합니다만.

6) 난데 없이 심사위원 소향이라니. 나는 가수다 너무 울궈먹네효.

7) 학생회장 전문(...) 이형은씨는 잘 하긴 했는데... K팝스타의 '키보드 3인방' 생각이 나서 판단을 보류하게 되더군요. 좋긴 했는데...

8) 쌍절곤 휘두르던 분 귀여웠구요. 개념이 없는 건지 정말 과하게 순수한 건지 헷갈리던 분도 재밌었습니다. 캐릭터를 보면 둘 다 오래가진 못 하겠습니다만.


- 마구 적다 보니 참가자 얘길 거의 다 해 버렸네요. 그래서 그냥 1회 주인공 무대만.



유튜브는 다 잘리고 이것만 남아 있네요 

http://youtu.be/tXXFu9997ts


성격도 매력있고 나름대로 사연도 없지 않고 뭣보다 그냥 참 잘 합니다. 덕택에 위대한 탄생 참가자 주제에(?) 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요.

심지어 이쁘게 생긴 사람만 좋아하는 제 가족분께서도 성격이 in모 그룹의 jang모군 비슷해서 귀엽다며...;


저야 노래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릅니다만. 여지껏 국내 오디션 프로 보면서 이만큼 흑인'삘'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분은 거의 못 본 것 같긴 해요.

뭐 오디션 프로 첫 무대는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이 바닥 상식-_-도 있고 하니 아직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만;


- 왁. 길다;;;;;;;;;;


그래서 끝입니다. (_ _);



+ 참고로 팬들 사이에서 in모 그룹의 jang모군의 이미지는 대략 이러합니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infinite&no=266988


++ 찾아보니 정서경은 이러고 지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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