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신세경 논란에 추가

2011.10.06 20:28

知泉 조회 수:2696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소설 '롤리타'에서 지독한 폭력에 대해 썼습니다. 그 글에 나온 화자가 사랑에 북받쳐서 아름답게 빛나는 문장으로 써져 있다고 해도 험버트가 롤리타에게 준 것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었습니다. 물론 저자 나보코프도 "험버트가 나쁜놈 땅땅땅"이라고 선언했지만 "역시 영계가 제맛"이라는 답없는 감상문도 많죠. 아니면 "순수한 사랑 어쩌고저쩌고" 하는 글도 많구요. 이 경우 저자 나보코프는 문제가 없지만 소설 속 주인공 험버트는 범죄자고 그 글을 보고 "영계 하악하악"하는 것들은 답이 없는 것들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글을 두고도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많이 갈리지요.

김대주 작가의 글은 글쎄...대충 롤리타처럼 자신의 욕망을 아름답게 미화하고자 노력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된 코너의 다른 글보다 그 글이 혐오스러웠던 것은 대상을 적시하였고 순수한 사랑인 양 꾸몄지만 그리 순수하지 않은 감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미화와 그런 목적인 아닌 일상행위를 끌어왔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녀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바닥을 쓸 때마다 서늘해진 가슴을 쓸어내린 남성이 비단 나만이 아닐것이라고 확신한다"라는데 아무것도 아닐 일상행위에 성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이 과정에서 몰카가 생각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닙니다. 몰카에 찍힌 여성들이 찍힐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 몰카를 찍고 그 사진을 딸감으로 삼는 것은 분명 불쾌한 일이고 김대주 작가의 저 대목은 그런 과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초반의 순수한 욕망인 척하던 문장들은 "그녀의 집 앞에서 돌아가기가 아쉬워 그녀를 끌어안았는데 내 가슴에 닿는 것이 텅 빈 보형물이었을 때의 허탈감은 조심스럽게 키워오던 사랑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라는 문장과 섞이면서 성희롱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사실 초반 문장의 경우 그냥 내 욕망을 병신같지만 아름답게 표현하고야 말겠어,라는 의지로 읽히는 좀 불편한 문장에서 보형물 운운은 불쾌하지요. 저 문장을 읽는 순간 넌 사람이 아니라 가슴이랑 연애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초반에 그려러니 했던 문장이 굉장히 혐오스러운 문장이 됩니다. 사람이 아니라 슴가만 보이는 사람이 슴가에 대한 찬양을 써놓으면 그게 매력에 대한 찬양으로 보이겠습니까. 

거기다 그런 불쾌함이 "어쩐지 내 손에 닿을 만한 곳에 있는 것 같"다는 문장이나 아무리 봐도 중의적으로 넣은 "꼭 안아보고 싶다"까지 결합하면 성희롱으로 탄생합니다. 저 문장들을 이으면 "내가 한번 잘 수 있을 것 같은 여자가 슴가가 커서 좋은데 섹스하고 싶고 그 여자가 하는 일상 행위에서조차 존나 꼴려요"라는 문장이 됩니다. 꽤 노골적이고 불편한 말이자 성희롱이죠.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SNL을 드는 경우도 있던데 SNL은 다른 것이 아닌가요? 킬킬거리면서 니네 엄마랑 잤어,라고 하는 노래속에 어떤 현실성이 있습니까. 그 노래, 그 화면, 진지하기 짝이 없는 표정까지. 그 모든 것들이 이건 현실이 아니고 이러면 병신이라고 외치는 노래를 끌어오기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 글은 분명한 현실성과 함께 대상을 사적으로 끌어온 행위에 가깝습니다. "나 방금 섹스했어"고 부르는 노래와 "아름다운가슴을가진너를순수하게욕망하고있는내자신"에 대한 찬양과는 다르죠. 그 부분이 불쾌합니다. 내 욕망을 위해 대상을 끌어오고 그 대상에 실제의 이미지를 덧씌우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순수하게 욕망하는 자신에 대한 미화와 누구나 그렇다는 동조를 요구하는것 찌질하고 불쾌합니다. 그런 지점의 차이가 다른 칼럼들보다 더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글을 아주 못썼다는데 있습니다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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