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알게 된건 97년정도.

 

형이 빌려온 <렉싱턴의 유령>단편집을 보고 반했습니다. 빠졌어요.

 

허무하면서 따뜻한 분위기, 유머가 좋았죠.

 

그 후 이것저것 사서 읽고 빌려서 읽었는데,

 

<해변의 카프카>가 나올 즈음엔 식어있었죠.

 

마침 이 소설은 3인칭이었네요.

 

 

하루키를 좋아했던걸 아는 건 아마 친구 한 명 정도 같네요.

 

<레몬>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단편집을 선물했습니다. 다 읽었을지는 의문이지만..

 

오프라인에서 별로 얘기해본적이 없는데

 

채팅할때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하면, 치를 떠는 사람들이 있었죠.

 

하루키 정말 싫다면서. 왜 싫다고 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요.

 

 

좋아하다가 무덤덤하다가, 지금은 싫어하게 됐는데

 

스스로 궁금한 건, 그 이유에요.

 

이건 제가 계속 갖고 있는 질문과도 연결되어 있죠.

 

 

대충 말해서, 학급에 50명이 있고, 모의고사를 보면

 

누군가는 1등이 되고 누군가는 50등이 됩니다.

 

1등은 1등이라는 것을 자랑하고, 50등은 50등이라는 걸 비하하죠. (안하기도 하겠지만요.)

 

사람에겐 지향점이 있는데, 이기려고도 하고, 때로는 지려고도 합니다.

 

아니면 승부야 어쨌든 밖에서 돌려는 사람들이 있고

 

안에서 놀려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겠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나오는 캐릭터나 소설의 느낌은

 

1등이 되려고도 하지 않고, 50등이 되려고도 하지 않고

 

적당히 즐기면서 밖에서 돌려고 했던것 같아요.

 

옴진리교 사건 후에는 좀 변했지만요.

 

 

 

어쨌든 이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예전처럼 빠져들어서 볼 수 없는 건

 

그 적당히 멋있고, 적당히 취향 좋고, 적당히 인기있고

 

유머도 있고, 그렇다고 출세지향적도 아니고, 자조하는 유머는 쓰지만 비관하지는 않는

 

그 지점이 좀 얄밉달까요.

 

 

그런 캐릭터처럼 되는건 힘드니까요.

 

마치 순정만화에서 여러모로 괜찮은 남자 캐릭터를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건 그렇고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생각한 건 아니지만

 

1등과 50등 아웃사이더 등등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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