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라 런과 엄마

2010.09.17 00:20

pingpong 조회 수:3074

 

아직 비디오 시대였던 어린 시절,  살던 아파트 뒤쪽의 비디오 가게에 자주 갔었죠.

천오백원에 비디오 한편을 빌려봤습니다. 한달에 서너번정도? 였을까요.

 

엄마는 제가 '비디오 보고 싶어 엄마' 라고 말하면 흔쾌히, 망설임없이 그래라 하며

대여 비를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엄마 손 잡고 비디오 가게에 간 날

저에게 10회 대여권을 끊어주셨습니다. 만원에 열편을 볼 수 있는 그 당시의

비디오 샵 회원권 같은 거였을까요.

 

그러면서 엄마가 말했죠, 나는 책만큼이나 영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그때는 10회권이 생겨서 그저 좋기만 했었습니다. 앞으로 열번은 자유롭게 영화를

보겠다 싶었죠. 그리고 그 열번의 영화중에 하나가 롤라 런이었습니다.

 

 

 

관람 가능한 나이에 살짝? 미치지못했지만 워낙 그 가게의 단골이었으니 이걸

빌릴 수 있었죠. 롤라 런, 열번의 영화들 중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이런 영화도 있구나 하면서 놀랐죠.

애인을 구하기 위해 뛰고 또 뛰던 빨간 머리의 롤라.

 

롤라 런은 영화에 좀더 흥미를 갖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단순하게 세상엔 참 별 영화가, 참 다양한 영화가 있구나 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전 지금도 감사합니다, 엄마에게.

그저 디즈니 비디오를 사주는 것에 지나지않고 저에게 많은 영화를 접하게

해준 것에 대해서요.  열 몇살의 아이가 좀 답지않은 영화를 보고 있어도

이해해주었던 엄마가 고맙습니다.

 

저는 지금도 엄마 손 잡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게 좋아요.

엄마는 자기 혼자 영화보는 걸 즐기는 것 같지만요, 하하: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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